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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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沖連_오키렌


1.
5월을 맞이하면 정말 본격적으로 늦여름이자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라 첫 주에는 오키타 家는 분주해져. 바로 옷 정리와 함께 침구를 새로 꺼내는 일들로 말이야. 날씨가 제법 포근하고 알맞게 선선하게 바뀌어 두꺼운 옷감의 옷들과 두터운 침구들이 이제는 옷장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되었지. 그래서 5월의 첫 주가 되면 비번인 날에는 오키타 家 여름 맞이 준비.ᐟ.ᐟ가 시작돼. 

날이 풀려 아무리이불 둥지를 좋아하는 병아리일지라도 더웠는 지 이불을 뻥 차고 있었지. 아침 잠이 많은 자신의 병아리 부인을 흔들어 깨워보지만 5분만을 웅얼거리는 모습에 소고가 상체를 숙여. 등허리를 다 덮는 긴 갈색 머리칼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내려와 잠든 렌의 위에 내려 앉아. 넓은 품에 안겨 있던 작은 몸이 뒤척이며 작은 손으로 긴 실타래를 붙잡으려 고전해. 아우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잡히자 그의 몸에 한참이나 작은 아기가 빵댕이를 들썩거리며 승질을 부렸지.

" 엄마 깨울 거니까 조금만 얌전히 있어. 아들. "
" 아웅! "
" 부인ㅡ, 어서 일어나야죠. "

소우가 어서 엄마 깨우라고 소란입니다. 작게 웃음기를 머금은 남편의 목소리와 아들의 귀여운 아우성이 들려와 렌이 결국 눈을 파르르 들어올려. 구름이 낀 밤하늘이 느릿하게 모습을 드러내 소고는 옅게 웃었어. 기어코 머리카락을 붙잡은 소우를 안정적으로 고쳐 안고는 고개를 숙여. 주위를 보드러운 갈색 장막마냥 흘러 내려오는 머리칼과 가까워진 미려한 얼굴에 렌은 비몽사몽해. 어렴풋한 잠이 어린 밤하늘을 응시하며 살짝 벌어진 입술에 입을 맞춰. 달큰한 숨결이 보드랍게 닿아 입매가 슬쩍 휘어졌지. 일어나세요, 누님. 쪼듯이 입을 맞춘 소고가 눈을 맞추며 나른히 속삭였어.

" 으응... 일어날게.. "

남편의 속삭임과 가벼운 입맞춤에 렌이 눈을 부벼. 아우아...! 고개를 든 소고를 보며 눈을 깜빡인 렌은 소우가 제게 짧은 팔을 뻗으며 옹알 거리는 모습에 배시시 웃음을 지어버렸을 거야. 파닥파닥 거리며 흔드는 손에는 소고의 머리카락이 야무지게도 움켜쥐어져 있었거든.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으며 렌이 팔을 뻗어 제게 안기려는 작은 몸을 받아. 품 안에 가득 차는 따뜻하면서도 보드라운 체향이 사랑스러웠어. 

" 잘 잤어, 우쨩? "

조근조근 속삭이는 음성에서는 애정이 담뿍 담겨있었지. 제게 안겨 목덜미에 고개를 기대오는 까만 머리칼이 부드러워. 자신의 몸을 부축이며 앉는 데 도와주는 손길에 기대 렌이 몸을 일으켜. 이부자리 위에 앉게 된 렌은 자신에게 방긋방긋 함박 미소를 짓는 소우의 말랑포동한 볼에 입술을 묻었어. 내 아들은 오늘도 왜 이렇게 귀여운 거지. 따끈따끈한 아기의 체온이 좋아 미소가 멈춰지지 않아. 간지럽히듯 입술을 살짝 벌려 마치 말랑한 볼을 살살 빨아들이자 소우가 붉은 눈을 반짝이며 맑은 웃음소리를 터뜨려. 남편인 소고를 닮은 눈과 자신의 머리 색과 순한 인상을 고스란히 옮긴듯한 아이는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어. 렌이 소우에게 장난기와 애정이 담긴 아침 인사를 하고 있자 그런 부인과 아들을 지켜보고 있던 소고가 피식 웃고 있었지. 그러다 괜히 일부러 렌을 놀리듯 입을 열거야.

" 아들에게만 모닝 키스 해주고 정작 남편인 내 게는 안 해주는 거야? 이거 조금 서러운데, 렌.. "

내려간 눈썹하며 눈매가 묘하게 축 쳐져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붉은 눈은 웃음기가 어려있었지. 제법 소고에게 많이 익숙해져 어느정도 통달한 렌은 그가 지금 일부러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 빵 터지려는 웃음을 참는 얼굴로 소우를 안은 채 한 손을 뻗어. 지척에 있던 그의 얼굴을 감싸고는 옷깃을 붙잡아 내려. 그 미약하고도 조심스런 손길에 의도대로 고개를 숙인 소고는 그의 입술에 길게 머무르는 달큰한 애정에 만족감 서린 한숨을 내뱉었어. 나른하게 풀린 얼굴로 촉 소리를 내며 떨어진 자신의 전부인 렌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릴 거야. 아침부터 기분 좋네요. 킥킥 웃음이 섞인 어조로 나직하게 속삭이는 음성에서는 기분 좋은 티가 났어.

" 이제 일어나요. 오늘 해야할 일들이 있잖아요. "
" 모처럼 소쨩 비번인데.. 괜찮아? "
" 아무렴 괜찮죠. 누님 혼자 소우 보면서 하실 생각이었어요? 택도 없습니다. "

아직 옹알이를 하며 뒤집기만 할 수 있는 소우를 돌보느라 잠시 순찰이나 출동, 임무 등은 하지 않고 오로지 대장인 소고의 사무적인 일을 돕고 있던 렌이 걱정했어. 정말 모처럼의 비번이었거든. 제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소우를 다시 데려간 소고가 아들의 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피식 웃어. 무척이나 가뿐히 단단한 한 팔뚝으로 작은 아이를 안고 렌에게 손을 내밀어.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 지으며 렌은 그 손을 잡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지. 그의 말대로 소우를 엎고 옷들을 꺼내고. 침구를 갈고 하기에는 택도 없었을 수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시작된 오키타 家 여름 맞이 준비.
이젠 덮고 자기 더워서 뻥차버리기 일수인 두터운 극세사 이불들을 렌이 그대로 품 안가득 안고 우다다다 다용도 실로 향해 세탁기 안에 넣어. 그 사이 소고는 발을 동당거리는 소우를 한 팔로 안고선 렌이 흘리고 간 베개 커버를 들고 느긋하게 쫒아갔지.  흐음.., 소우를 업는 게 낫겠네.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한 줌 입에 넣으려는 작은 손을 막으며 고민해. 소우가 하도 그의 머리카락을 노리는 건 일상이다보니 익숙하기 짝이 없는 손길이었어. 렌을 쫒아 오자 세탁기를 닫고는 빼꼼 나오려고 하고 있어 그는 들고온 커버를 넘길 거야.

" 이거 흘리고 갔습니다, 바보 부인. "
" 으악! 세탁기 돌리기 시작 했는데! "

바부우.. 소고를 따라 소우가 입술을 부우 하고 내밀면서 단풍잎 같은 손이 주먹을 쥐고 어깨를 때려. 그런거 배우는 거 아니야. 우쨩.  잽싸게 소고의 손에서 커버를 받은 렌이 까치발을 세워 소우의 볼에 뽀뽀하곤 다시금 다용도 실 안으로 들어가 세탁기 안에 넣었지. 그런 렌을 보고는 소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을 거야. 본격적으로 옷 정리를 시작해야 했어. 자신이 소우를 업겠다는 것을 볼을 늘리며 됐다고 자신이 하겠다고 한 소고야. 허리까지 흘러내려오는 머리칼을 높게 하나로 묶어. 그리고는 길고 넓은 천으로 포대기 마냥 등에 소우를 업고는 익숙하게 고정해. 제법 아빠다워진 손길이었지. 투정을 부리며 뒤척이는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인 소고는 온 집 안의 문과 창문을 여는 렌을 바라봐. 허벅지까지 기른 밤하늘의 자락이 바람결에 살랑살랑 휘날려. 

상쾌한 얼굴로 숨을 들이켰다 내쉬는 움직임에 렌의 등 뒤로 다가간 그가 살며시 부드러운 밤의 자락들을 한데 그러 모아. 

" 내가 묶을 수 있는 데.. "

조금 부끄러운 듯 속삭이는 중얼거림에 대답해. 제가 하고 싶어서 그래요. 손을 스치며 흘러내리는 감촉이 소고는 정말 좋았어. 능숙하게 하나로 올려 묶으며 검은 머리칼을 붉은 리본으로 고정할 거야.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는 움직임에 하나로 흔들려. 움직이기 편해진 머리에 렌이 유카타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서는 옷장들을 열며 봄 여름 옷들을 하나 씩 꺼내 들지 않을까?

엄마인 렌에게 가고 싶어 바둥 거리는 소우의 손에 쥔 딸랑이가 연신 울리는 소리와 함께 소고가 묶은 머리가 자신의 아들에게 잡아 당겨져 투덜거리는 소리, 렌이 웃음을 터뜨리며 남편과 아들을 달래는 소리도 함께 흘러 들려올 지도 몰라. 

그 날은 정말 단란하고도 사소하지만 행복한 오키타 家의 하루겠지.
 

우쨩이 잠들었나 봐, 소쨩. 귀여워...
어쩐지 머리카락 잡아 당기는 힘이 느껴지지 않더라니.. 결국 잠들었나 보네요.
내 아들이지만 너무 귀여워서 어쩌지...
..당신 닮아서 그런가. 잠든 모습은 귀엽긴 하네.

2.

ⓒ노아언니!

 
 
지구로 돌아오기 전 우주 에일리언 헌터로 화려하게 한 몫 해 꽤 부자인 렌이지만 어째서 진선조에 들어가게 되었냐면 ㅡ ..

오빠인 긴토키 네인 해결사 사무소에서 같이 지내게 되었지만 너무 간간히 들어오는 의뢰, 아이들(파치와 구라)의 월급도 밀리고, 밥도 잘 챙기지 못할 만큼 집세도 밀려있다는 형세에 이렇게 안일하게 있다간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따로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때마침 진선조에서 대원 모집 공고도 열려서 어차피 가장 잘하는 게 칼질이니(?) 응해봤더니 바로 합격. 진선조와 안면이 있고 몇몇 사람-콘도, 히지카타, 소고 - 들과 인연이 깊기도 하여 그대로 진선조 1번 대 대장인 소고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낙하산? 절대 아님. 공정하고도 공평하게 당당히 실력으로 들어가 그 악명 높고(?), 진선조의 돌격부대이자 사상율이 가장 높은 1번 대에 자리 잡게 된.. 그렇게 진선조에 들어가게 된 렌은 빠른 속도로 공적을 세워 대원에서 1번 대 부대장까지 순식간에 올라가 공로를 인정 받았어. 그만큼 렌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거지. 그야 소고와 비견될 정도의 검술 천재인데다 우주에서 에일리언 헌터로서도 활약하여 경험과 전투센스들이 빛을 냈으니까. 소고의 옆에 나란히 걸을 수 있을 만큼 자리를 올라온 렌은 그땐 몰랐지. 자신이 설마 자기 괴롭히기 좋아하는 남동생과 같은 소고와 엮이게 되어 홀랑 코가 꿰일 줄은···💦

..그게 그렇게 되었다. 우리 집 얘들 내가 먹여 살린다고.
덕분에 저는 누님과 그나마 금방 가까워졌죠. 눈치 꽝 병아리 자각 시킨다고 얼마나 고생했던 지.

3.
뭐랄까 만사 무뚝뚝하고 흥미가 없는 무심한 소고가 그에게 감겨 햇살처럼 웃는 렌에게 감기는 게 너무 좋아. 자신을 바라보고, 오로지 그만을 담으며 환하게 웃는 햇살. 허나 그게 자신으로 인해, 오직 자신에게만 향한다는 것을 정작 뒤늦게 아는 것도 좋달까. 자신에게 환히 웃는 얼굴이 욕심이나 앞으로도 제게만 향했으면 하는 소고가 좋아..
 


4.
🔊 여러분 드림커플 기본복장? 디폴트 복장? 보여주세요.

가장 디폴트 복장은 역시···.
특수 무장 경찰 진선조의 1번 대 대장과 부대장으로서의 제복이 아닐까 하네요💖

➪ 여름 님

 
두 사람 다 특수 무장 경찰로 활동을 하다보니 주로 기본 디폴트 복장은 까만 제복이라고 하네요.
정말 융통성도 없게 사계절 내내 검은 색 바탕에 금색의 사각 포인트와 줄이 있는, 어찌보면 답답하게 보일 수 있는 제복이라고. 일반 대원복은 일괄성있게 그대로 입지만 간부들은 원한다면 조금 커스텀이 가능하더라고요. 그래서 렌은 활동성 좋게 반바지에 품이 넓고 긴 제복코트를 선택. 소고는 다른 대장들과 똑같이 제복을 그대로 입지만요. 

긴 팔로된 제복 코트과 긴 제복 바지 (렌은 반바지.. 🐥 : ..신의 한 수였어. ). 거기다가 까만 색. 색까지 그렇다보니 한여름에는 진선조 모두가 튀어나오려는 욕짓거리를 간신히 참고 있는 현실💦 그래서 그런지 여름에는 더위에 녹아내리고, 겨울에는 추위에 오들오들 떠며 몸이 굳는 렌은 예외적으로 진선조 제복이 몇 벌 더 있어. 이건 국장인 콘도도, 국중법도나 규칙에 엄한 부장인 히지카타도, 다른 대장들이나 대원들도 눈 감아주며 되려 등 떠밀어준 건데 이유는···.

이렇게까지 안 하면 렌의 활동성에 조금 크게 변하게 되다보니 그렇다고. 진선조의 천재 검사 중 하나. 그 돌격부대의 부대장이자 전력의 큰 축 중 한 명이다보니 싸우거나 움직일 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렌의 편의를 봐준 이례적인 일이긴 했지. 이후로 간부복은 좀 커스텀이 더욱 자유로워졌다는 후문도 있긴 해. 다들 귀찮다고 안 하긴 하지만.

뚜 님, 유뎅님


렌의 가장 기본 디폴트는 반바지로 된 제복으로 봄~여름에 입고, 간혹 일체형으로 된 제복도 입긴하는데 안에 속바지를 입어. (사실 이 제복 디자인은 은혼 초기 설정의 히로인이었던 소고(ts)의 제복이라고.) 또, 가을~겨울에는 추워지는 시기다 보니 후드 코트에 길게 내려오는 제복 + 긴 바지를 입겠지. 더위와 추위를 많이 타는 병아리라 그런지, 응..

그래도 가장 디폴트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은 역시 길고 품 넓은 제복 코트에 반바지 + 워커를 신은 스타일이라고 해야겠네요(๑´ㅂ`๑)💖 근데 이렇게까지 안하면 여름에도 긴 팔, 겨울에도 긴 팔인데 후드 제복까지만 껴입잖아. 패딩? 은혼 세계관에서는 그런게 없었다ㅠ ㅁㅠ💦

아무튼! 진선조 제복인데 이게 오리지널 설정으로 5년 후에 전체적으로 진선조 제복이 바뀐다고! 은빛 영혼 편에서 나온 길고 품이 넓은 제복코트가 포인트인 신제복으로 5년 후에는 그대로 입기 시작한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나오님, 003님


렌은 똑같이 반바지지만요💖

그 진선조 1번 대 부부의 디폴트 복장은?
뭐긴 뭐겠어요. 시커먼 제복이지, 뭐..

5.
요즘 자꾸 아빠 모먼트인 소고 보고싶어ㅠㅠ💖
5년 후 진선조 제복을 입고 긴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소고가 아들인 소우를 안고 순찰 겸 산책을 돈다던가···💕 

부인인 렌은 소우랑 놀아주다 지쳐서 한껏 늘어져 낮잠 자고 있는 사이 소고가 빨빨빨 기어다니는 소우를 안아 밖으로 산책 나온 거겠지. 기어다니며 온 방안을 종횡무진하며 돌아다니는 것에 한창 맛들린 소우. 정말 렌과 소우의 아이답게 체력이 에너자이너마냥 어마어마해서. 아들과 놀아주던 마마 렌. 먼저 체력이 딸려 나가떨어져 스르륵 잠들었던 걸 거야. 소우를 자신의 몸 위에 엎드리게 끌어 안고는 등을 토닥이던 렌이었지만 눈이 감기는 것을 참지 못하고 고른 숨을 내뱉게 되었지. 곤히 잠든 엄마의 몸 위에서 맑은 붉은 눈을 꿈뻑이던 소우. 아직 더 놀고 싶어서 꼼지락거리며 몸을 움직이다 이윽고 렌의 위에서 데구르르 굴러 내려와. 그리고 시작된 소우의 방 탐험!! 

옹알이를 연신하며서 온 방안을 빨빨빨 기어다닌 소우는 엄마인 렌의 머리카락도 가지고 놀아보고, 괜히 딸랑이도 흔들다 던져보고도 했겠지. 그러다 잠시 집으로 돌아온 아빠 소고가 이 광경을 보게 되었을 거 같아.

" .... "

내 병아리가 먼저 죽었나 보네..(?)
소고의 시선이 이부자리 위에 널브러져 쿨쿨 잠든 렌에게 향했어. 바뱌바! 이제 오냐는 듯이 소우가 렌의 옆에 앉아 딸랑이를 흔들고 있었지. 피식 웃음이 괜히 새어 나와 다가간 소고가 상체를 낮춰. 아이가 입술을 부우.. 하고 내밀며 뭐라 옹알이를 하면서 눈을 찡그려. 한 손에는 긴 검은 머리칼을 쥐고 장난을 치는 모습에 조심스럽게 작은 단풍잎을 살살 간지럽혔지.

얼굴을 찡그리던 말간 얼굴이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놓아. 슬쩍 아이를 들어 올리며 안정적으로 안지 않을까?

" 아직 더 놀고 싶나 보네, 아들. 아빠랑 산책이나 가자. "
 
잠시 순찰을 돌다 지나가는 루트에 집이 있어 땡땡이도 칠 겸 들렸다가 소우를 데리고 본격적으로 게으름을 피울 생각을 해. 소우의 손에 쥐인 딸랑이에서 연신 딸랑딸랑 소리가 나. 안적적인 손길에 얌전해진 소우가 소고의 품 속에 파고들었어. 솜털 같이 보드라운 흑발이 검은 진선조 제복을 스쳤지.

오늘 날씨는 소우도 나올 만큼 좋으니까..
하고 핑계를 대며 렌의 몸 위에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는 흐트러진 이마 위에 입을 살짝 맞춰.

" 좋은 꿈 꾸십쇼, 부인. "

아빠를 따라 엄마에게 인사를 하듯 소고의 말을 이어 소우가 옹알옹알거려. 다정한 손길로 부드럽게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몸을 돌려 집을 나서. 높게 올려 묶은 갈색 머리카락이 그의 걸음에 따라 흔들렸어. 포근한 햇살, 따스한 바람이 옅게 불어 흔하지 않은 외출에 소우가 붉은 눈을 이리저리 움직여. 설렁설렁 느긋한 속도로 순찰을 도는 건지 산책을 하는 건지 모를 여유로운 태도로 발길이 닿는 곳으로 걸어. 얼마 걷지도 않아 카부키쵸와 맞닿는 길목으로 까지 도달했지. 소우는 나들이에 신이 났는지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며 구경하기 바빴어. 어디를 갈까.. 나른하게 반쯤 감긴 붉은 눈이 느릿하게 깜빡여. 그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그 여러가지 의미로 유명한 진선조 제복을 입은 수려한 외모의 장발 남자가 웬 작은 아이를 한 팔로 안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에 시선이 집중되었지. 그럴 만도 한 게 소고는 제법 유명했거든. 하도 옛날 부터 사고를 많이 쳤었으니. 악명이 높았었어.

양이지사를 잡는 다고 바주카포를 펑펑 쏘아 대질 않나.. 거기다 진선조는 좀.. 살인 이라는 위험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보니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를 대낮부터 데리고 다니고 있다?

.. 오해를 약간 하기 딱 좋긴 했었어.
약간 수근 거리며 경찰에게 신고해야 하지 않나. 아니, 저 남자가 경찰인데 신고를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작은 소란이 벌어졌지만 소고는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 나른한 낯으로 거리를 걸어가. 정말이지 제멋대로 마이페이스인 소고 다웠어. 그래도 잘생기고 수려한 남자가 귀여운 아이를 안고 걷는 모습은 꽤 어울렸지만.. 그의 발길은 이윽고 해결사 네에서 멈춰지지 않을까? 렌이 긴토키의 여동생이다 보니 소우를 데리고 좀 오라고 긴토키가 성화를 내여서 자주 오는 편이었거든.
 
익숙한 건물의 모습이라 그런지 소우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손짓으로 가리키는 모습에 소고는 어깨를 으쓱였어. 해결사 형씨에게 얼굴 비추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슬며시 그의 발이 2층과 이어진 계단을 올라. 터벅터벅거리며 위로 오르는 감각에 소우의 발이 동당거렸지. 현관문 앞에 선 소고의 손이 초인종을 눌렀어. 띵동ㅡ 하고 울리는 소리가 들렸음에도 안 들리는 건지 아니면 뭔지 모르겠으나 안 쪽은 오늘도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지. 그는 일부러 다시 한 번 더 초인종을 빠르게 꾹꾹 눌렀을 거야.

" 나간다고, 요녀석아ㅡ!! "

빠르게 달려오는 거친 발소리와 함께 벌컥 열리는 문에 소우가 움찔해. 화를 내며 소리 지르던 긴토키는 자신의 조카의 놀란 모습에 소스라치게 굳었지. ㅅ, 소우쨩? 동그랗게 뜨인 맑은 붉은 눈에서 물기가 어리기 시작해. 으, 우으...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반응에 그가 허둥지둥거리며 손을 싹싹 빌었지.

" 으아아ㅡ! 긴상이 잘못했어! 삼촌이 잘못했어, 응? 눈물 뚝 하자 우리 소우! "
" 시끄럽습니다, 형씨. 그러다가 더 운다고요. "
 
눈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울음을 터뜨리려는 소우의 등을 토닥이며 소고가 쏘아붙겠지. 다정하게 달래는 손길에 그래도 소우는 씩씩하게 울음을 터뜨리진 않았어. 

누님은 울보더니 날 닮은 건가?

자신이 사랑하는 부인을 닮은 낯과 그를 닮았으면서도 눈물 맺힌 붉은 눈이 물기로 반짝이고 있어 빤히 내려본 소고가 손을 들었지. 눈가를 쓸며 눈물을 훔치는 손길이 그도 몰랐겠지만 더없이 조심스러웠어. 불그스름해진 눈가를 톡톡 두드려주고는 싹싹 빌고 있던 긴토키에게 꼴불견이라는 시선을 던져.

" 그 시선은 뭐야, 소이치로군! "
" 소고라니까요. 몇 년 째 이젠 지겹지도 않습니까. 제 시선이 뭘요. 그러게 누가 손님을 그렇게 맞이하래요? "
 
사람 무안하게. 처남인데 너무 합니다. 형씨.
무심한 낯으로 하는 소고의 비꼬는 대꾸에 긴토키만 속이 터졌지. 누가 먼저 초인종을 그리 눌렀는데ㅡ!! 입 밖으로 튀쳐나가려던 츳코미를 간신히 삼켜. 그랬다간 자신의 조카가 놀라고 말테니까. 서슬 퍼런 붉은 눈이 자신보다 색이 짙은 붉은 눈을 노려봐.

" 우리 소우만 두고 가라. "
" 제 아들입니다만.. 아무튼 소우 얼굴 보여 드리려고 기껏 찾아왔습니다~ 안으로 들여 보내주지 않을 거예요? "

빙글빙글 웃고 있는 여유로운 얼굴에 차마 욕을 할 수 없어 긴토키가 한숨을 내쉬었을 거야. 난 널 내 처남으로 인정하기 싫걸랑... 왜 내 사랑스런 여동생은 저런 도s를.

" 그거 진짜 몇 년 째 하는 레퍼토리입니까. 5년 째라고요. 좀 참신하게 바꾸던지 아님 이만 인정하시죠. "
" 내레이션 읽지마! 긴상의 속마음 읽지 말라고! "

결국 참아왔던 츳코미를 거는 긴토키를 뒤로 한 채 얄밉게도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하게 해결사 사무소 안으로 들어가는 소고일 거야.  놀라지 않게 소우의 얼굴을 제 품에 밀착해 귀를 살짝 막는 것도 잊지 않았지. 소고는 정말 의외로 아들에게도 세심했거든. 다들 그 의외의 모습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익숙하게 들어가 미닫이 문을 옆으로 밀자 해결사 사무소의 거실이 보여. 소파에 앉아 다시마 초절임을 질겅질겅하고 씹고 있던 카구라의 시선이 소고를 발견하고는 매서워졌지. 저 치와와 자식은 왜 온거냐, 해?

" 누님은 어디가고 네 녀석만 온 거냐, 해. 저리 꺼져, 망할 사디. "

렌이 왔는 지 고개를 쭉 뺀 카구라가 보고 싶은 사람은 없고 짜증나는 녀석만 있어 확 인상을 구겼어. 불퉁한 시선으로 불만 가득 내뱉었지. 둘이 반갑게 서로를 반길 만한 사이는 죽어도 결코 아니었으니까. 카구라의 말을 무시하듯 맞은 편의 소파에 앉은 소고가 안고 있던 작은 몸을 허벅지에 앉혀.

" 왜 소우쨩만 데리고 온 건지 말해라, 해."
" 누님은 피곤하셔서 낮잠에 드셨거든. 그래서 아들 데리고 산책 겸 땡땡이지. "
" ..세금 도둑 자식. 너한테 들어가는 피같은 세금이 아깝다, 해. "
" 불법 체류자는 조용히 해. 잡을 놈 없으면 심심할 때 체포해서 빵에 처박아 썩혀줄테니까. "

서로 으르렁거리며 얼굴조차 보기 싫은 지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린 채 말싸움을 해대다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서로를 노려보지만 그래도 5년 전, 아니지. 몇 개월 전과 비교하자면 굉장히, 눈에 띌 만큼 얌전한 싸움에 속했어. 이유는 소고의 허벅지에 앉아 손을 잼잼거리고 있는 소우 때문이었지. 아기 정서상 좋지 않고, 여러 번 몸싸움을 벌이며 싸우다 렌에게 된통 혼나고 했었거든. 심지어 말싸움의 수위까지 몇 배나 낮아진 건지. 신파치가 감탄하며 속으로 박수를 쳤어. 역시 렌상.. 이 두 사람을 철 들게 하시다니. 연신 감탄사를 흘리며 신파치의 시선은 서로를 상종조차 안 하겠다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려 무시하는 모습에 고개를 주억였지. 저 정도만으로도 끝난 다는게 다시 봐도 신기했어. 주방에서 있을 때 부터 소란스러운 말소리에 준비해서 가지고 나온 쟁반을 내려놔. 차에요. 드세요, 오키타 상. 그런데 아직 어린 소우에게 줄만한 게.. 말 끝을 흐리며 소고가 제복 안에서 꺼낸 딸랑이를 쥐어준 손을 흔드는 소우를 응시해.

" 아. 됐어. 오래 있을 예정은 아니었으니까. "

어깨를 으쓱인 소고의 무심한 시선에 잠시 신파치에게 머물렀다가 이제야 거실로 들어오는 긴토키에게 향해. 잠시 들렸던 거라. 저번에 해결사 형씨가 소우 보고 싶다고 난리 쳤던 게 떠올라서요. 얄밉게 히죽 웃으며 아들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보드라운 흑발이 커다란 손에 다 덮이는 듯 했지. 작은 머리가 소고의 손길에 따라 이리저리 기우뚱 거리며 움직이다 심통 맞은 얼굴로 입술을 삐죽여. 그 얼굴에서 소우를 지켜보던 모두의 머릿속에 동일한 사람이 떠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지. 아. 렌이다. 작고 귀여운 입술이 삐죽 나와 뚱해진 게 소우의 엄마이자 소고의 부인인 렌의 습관이 나온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

" 아무리 생각해도 누님을 닮아서 다행이다, 해. 저 망할 놈의 유전자보다 누님의 유전자가 더.. "

팔짱을 끼고 정말 신의 한 수였다는 것 마냥 천만 다행이었다고 고개를 연신 끄덕인 카구라가 매섭게 소고를 째려볼 거야. 카구라의 눈에 소고가 눈에 요만큼도 차지 않았어. 긴토키와 똑같은 심정이었지. 소고에겐 두 사람이 높다란 두 장벽이 있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말이야. 뭐 랄까. 해결사는 어찌 보면 소고에게 시월드나 다름 없었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카구라는 짜증나고 신경에 거슬리는 시동생? 긴토키는 사사건건 참견하고 태클 걸고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시스콤 형님. 신파치는... 안경 거치대지, 뭐.  (新八: 이보쇼!!)

묘하게 나오려는 많은 의미의 한숨을 삼키며 아들의 머리만 쓰다듬고 있자 소우가 참다 참다 성질을 드러내. 아우아!! 성난 옹알이를 내며 팔을 흔들다 쥐고 있던 딸랑이가 홱 날아가. 제법 힘이 쎘는 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귀여운 딸랑이가 맞은 편에 앉았던 긴토키의 머리를 빡! 하고 맞아 떨어져. 아악!!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부여잡는 긴토키에 눈을 동그랗게 뜨던 소우가 이내 해맑은 얼굴로 기뻐하는 모습에서 다들 조용해지고 말았어. 손뼉을 짝짝꿍 치며 그 무엇보다 즐겁게 웃는 말간 얼굴에 떨떠름 해졌지.

....왜.. 여기서 저 사디스트가 얼핏 보이는 거지. 

...에이, 아니겠지. 설마 도s의 새싹이겠어?
라고 불안감에 젖은 떨리는 눈빛으로 보던 긴토키는 후에 소우가 조금 더 큰 후에 술잔을 들이켜며 무진장 울었다고. 도s의 유전자는 어디 안 갔다..

푹 잤어요, 부인?
으응.. 깜빡 잠들었었나봐. 우쨩은?
저랑 산책 다녀왔더니 지금 잠들었습니다.
잘 다녀왔어? 어디 다녀왔는데?
해결사 형씨네요. 그냥. 새삼 소우가 저랑 누님을 빼닮았다는 걸 느낀 하루였달까.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6.
➪ 탐드체형이나 체격 비교해주세요... 단순히 키가 크다 작다. 이런 거 말고 구체적으루...

원작 당시에는 소고와 렌이 키 차이가 8cm밖에 안 나는 데 체격 차이가 제법 나는 편.ᐟ.ᐟ

진선조 모브님


그래서 그런지 좀 슬림한 체격인 그의 품에서도 렌이 완전 가득 차는 듯한 만족스런 기분과 느낌을 주로 받는 소고라 그걸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창 성장할 시기에 제대로 먹지 못해서 키는 나름 크지만 전체적인 체격이 작은 렌. 소고는 슬림하지만 단단한데다가 한창 아직 성장할 시기라 클 수 있지만 렌은 이미 멈춰서서. 원작 당시에는 소고의 품에 꽉 차는 느낌으로 그렇게 작다고 느낄 순 없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갈 수록 그 간극을 커지겠지. 어느 순간부터 문득 렌을 끌어안고 있노라면 제게 쏘옥 들어오는 작은 체구에 소고가 아주 잠시 멈칫할 것 같아. 제게 쏙 안긴 렌을 내려본 소고의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가 지어지겠지만. 
 
내심 불만이었으니까. 렌과 그렇게 키도 체구도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것도, 가끔가다 자신을 애취급 하는 것도 ㅡ. 

이제는 렌보다 훨씬 더 단단해지고 커져 그게 안 될 터이니. 점차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만족감이 더욱더 커져만가 5년 후인 현재는 자신을 올려보는 시선과 제 어깨에 간당간당 닿는 작은 몸을 품 안에 놓아주지 않을 듯이 가두겠지. 거기다 렌이 빠르고 날쎈 쾌검을 주로 구사할 만큼 가벼운 편이라. 소고가 괴물같이 철덩이인 바주카포도 한 팔로 들정도로 강하긴 하나 렌이 가벼운 것도 있어. 옆구리에 병아리를 덜렁 들고 한참 달릴 수 있는 체력과 힘이 있지. 렌도 나름 힘이 강하기는 하나 힘보다는 스피드, 전투센스, 본능적인 감에 스텟을 더 찍은 것 같달까? 그런 탓에 검을 쓰는 이 답게 탄탄하고 잔근육이 몸에 자리잡혀 있긴 한데 체구의 한계로 그 이상은 힘들어. 그래서 소고에게 말랑하고 보드라운. 그런 느낌이 강하다고 할 수 있었어. 나름 탄탄하지만 소고 손에는 ···.

여기서 이런 걸 풀어도 되나 싶긴 한데 ···.
그으 ㅡ, 원작 당시에도 컸지만 싸우는 일도 많다보니 대체적으로 가슴에 붕대를 감는 일이 많았던 렌. 그래서 제복을 입었을 때는 적당(?)해보이나 편한 사복인 유카타를 입었을 때는 그대로 드러나 굉장히 몸매가 좋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게 5년 후인 현재는 더 커져서 ㅡ..
멈춘 키에 현실을 부정하며 키가 조금 더 클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우유를 열심히 마셔봤으나 다 그대로인데 가슴만 커졌다고 합니다. (連 : OTL) 약간 허망한 표정으로 소고의 어깨에 간당간당 닿는 키에 그를 올려보다 가슴 위에 손을 올려본 렌. 말랑한 느낌에 우울해져 시무룩해있으면 소고가 킥킥 웃으며 뒤에서 끌어 안는 다고. 그리고는 렌의 손 위에 그대로 자신의 손을 올려 말캉한 가슴을 주물주물하며 놀리지 않을까.. 5년 후의 능글 맞아진 소고라면 그럴만 해.

왜 키는 안 크고..
확실히 예전보다 가슴이 더 커진 것 같은데? 우유 열심히 마시던 노력이 이쪽으로 통했나보네.

7.
그런 거 좋아.
목은 사람의 신체 중에서 가장 연약하고 급소나 다름 없어서 경계하고 방어해야하는 곳이지. 하지만 소고와 렌은 서로를 가장 믿고 신뢰하기에.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렇기에 서로를 믿는 다는 듯 목에 얼굴을 파묻고 스킨십을 서슴없이 한다는 게 좋아.
소고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경향이 큰 건 렌이야. 갑자기 목을 감싸오는 손길에도 간지럽다는 듯 움츠리는 게 다인.. 되려 목을 젖혀 무방비하게도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 그게 못내 그의 음습한 배부른 만족감을 충족하여 소고는 렌의 목에 얼굴을 묻고, 코 끝을, 입술을 뭉근히 문지르는 것을 좋아하지. 그건 렌도 소고와 같을 거야. 소고 품에 안기면 렌의 얼굴은 곧장 곧게 쭉 뻗은 단단한 목선에 파묻히게 되거든. 그의 목에 얼굴을 묻고 코를 파묻으며 천천히 숨을 들이켜. 그러면 그 특유의 체향이 자신을 감싸오는 기분에 빠져 온몸에서 힘이 빠져. 온전히 소고에게 안겨 있게 돼.

처음에는 소고도 생경했는 지 놀라 아주 잠시 움찔하거나 묘하게 굳어있길 여러 번. 허나 이제는 오직 렌만을 허락하며 얌전히 제게 코 끝을 애교있게 부비적거리는 작은 몸짓을 만끽할 거야.

그 누구보다 너를 믿기에.
내 가장 연약한 곳을 너라면야 온전히 내어줄 수 있기에.

8.
우당탕탕 
진선조의 1번 대 오키타 부부 하이라이트.ᐟ.ᐟ
소고렌을 다시 보자💖


9.

오키타 소고의 𝐑𝐞𝐝💖
𝐑𝐞𝐝 𝐑𝐨𝐬𝐞
𝐑𝐞𝐧

ⓒ 찰깨 님

오랜만에 타에와 이러쿵저러쿵 토크를 나누며 신나게 놀다가(땡땡이) 오늘이 로즈 데이라는 말을 듣게 된 렌. 소고는 비번이고 렌은 순찰 돌아야 해서.. 순찰돌다 잠시 타에를 만난 거겠지. 그리고는 오늘이 연인들끼리 사랑의 표현으로 장미를 주고 받는 날이라는 말을 듣게 되어서 고민했어. 

"장미.. 사갈까..?" 하고.
거리를 천천히 산책하듯이 걸으며 머리속으로는 고민하다 순찰 경로를 거의 다 돌아나갈 쯤, 눈 앞에 꽃 집이 있었지. 그간 순찰을 돌며 고민하던 생각은 저 멀리 가버리고. 행동력 빠른 렌은 망설임 없이 꽃 집으로 향했을 거야. 자신과 소고 사이에서 꽃 선물은 조금 드물었으니까. 그래서 바로 걸음을 나아가 장미 한 송이를 사버렸어. 장미 한 송이만 한 이유는 꽃 집 주인이 뜻을 말해줬는데 그 뜻이 좋았거든. 손에는 붉은 장미 한 송이가 탐스럽고도 예쁘게 포장된 다발을 들고. 통통 튀는 발걸음에선 왠지 모를 설렘이 가득. 오늘도 순찰을 마치고 둔소로 향하겠지. 카미야마에게 순찰 보고를 하라고 지시를 내리고는 소고가 있을 자신과 그의 보금자리. 둔소 별채로 걸을 거야. 굽이 있는 워커가 돌 바닥을 밟으며 타각타각 주위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하게 드리워져 있고, 작게 대나무가 탁탁 부딪히는 소리와 졸졸졸 물소리가 흐르는 소리가 어우려져 들려와.

그 소리가 안정적이고 평화로워서 렌의 입가에 저절로 편안한 미소가 지어졌어. 뭔가 집에 돌아온 느낌. 그런 기분.
그 장소는 둘만의 신혼집이나 다름없으니까.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는 대나무 숲 길을 지나 보이는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종아리까지 오는 까만 워커를 벗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누르고 방으로 가는 나무 복도 위를 걸어. 

"소쨩, 나 왔어!"

문을 옆으로 밀며 소리쳐 말하자 안에서 그가 반겨. 오셨습니까. 수고하셨어요, 누님. 편히 앉아 자신의 검을 손질하던 소고가 고개를 돌리며 담담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다 물을 거야. 붉은 눈이 무언가 포장이 된 것을 쥔 작은 손을 응시해.

"손에 든 건 뭡니까?"
"아, 이거?"

그 물음에 풀어진 얼굴로 소고에게 다가가 옆에 앉고는 슬쩍 내밀었지.

"짠! 오늘이 로즈데이라고 하길래.."

수줍은 얼굴로 제게 내미는 붉음을 내려 봐. 탐스럽게 활짝 피어난 빨간 장미 한 송이. 마치 제 병아리가 자신으로 인해 볼을 발갛게 물들고서는 환히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어여쁜 붉음에 그만 피식 웃어버릴 거야. 

왜냐면..

"..어찌 이리도 저랑 통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이쯤되면 곤란할 지경이라구요."
"..? 어떤게..?"

의문이 서린 밤하늘의 눈은 보며 살풋 눈을 휘면서 바짝 앉아있던 제 옆에 두었던 뭔가를 잡아 보여. 나른하게 웃음기를 머금은 음색이 흘러나올 거야.

"어디서 들었는진 몰라도, 저희. 
이번에도 통했나봅니다."

그 손에 쥐어진, 마찬가지로 자신이 내민 붉은 색과 같은 탐스럽게 핀 색. 3 송이의 작은 꽃다발에 시선을 빼앗겼어. 놀라 살짝 입이 벌어진 얼굴을 보며 제게 건네주던 장미를 쥐고는 자신이 준비한 꽃다발을 렌의 품에 안겨주는 소고야.

"누님도 붉은 장미 꽃말은 익히 아실테고. 장미 갯수에 따른 뜻도 듣고서 준비해 오신 것 같은데.. 장미 3송이의 꽃말은 아세요?"

소고의 그 잔잔한 물음에 고개를 느릿하게 저었지. 장미 한 송이의 뜻만 들었던지라.. 그 고개짓에 소고가 씨익 웃으면서 다시 한 번 옆에 따로 빼둔 것인지 꽃 한 송이를 들어 렌에게 상체를 기우렸어. 제게 뭔가를 귀에 꽂아주고선 슬쩍 멀어지는 손 끝을 렌은 홀린듯이 쳐다보고 말았지. 그를 멍하니 응시하는 검은 눈과 시선을 마주하며 입술이 열려. 소고의 눈에 만족감이 어린채 여유롭게 휘어져. 붉은 눈 안에 자신이 사랑하는 색으로 물든 장미가 붉은 테슬 귀걸이가 살랑이는 하얀 귀 위에 꽂아져 있기에···.

"붉은 장미 3송이는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이며, 검은 장미는."

[영원히 당신은 나의 것.]이라더군요..

"그런 의미로 누님이 주신 이 장미 한송이는 잘 받겠습니다. 내 병아리씨."

방금 전까지 생각했던, 자신이 쥔 붉은 장미와 똑같이 새빨개진 얼굴로 어쩔줄 몰라하며 제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렌을 보면서 소고 특유의 자신감 어린, 나른한 미소를 짓겠지. 렌의 시선을 만족스레 즐기면서 일부러 유혹적이게 나른한 손짓으로 손에 쥔, 렌이 제게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는 증거인  붉은 장미를 입가 근처로 가져갔어. 마치 키스라도 하듯 장미를 입술에 대는 행동은 더없이 여유로워. 저로 인해 흔들리는 밤하늘의 눈을 사로잡아 가두며 소고는 속으로 렌이 제게 건낸 붉은 장미 한 송이의 뜻을 조용히 음미하지 않을까..? 더듬으면 더듬을 수록 배부른, 만족감이 어려선.

그 뜻은,
[ 오직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
 

얼굴이 엄청 빨개지셨네.
ㅇ, 윽...! 이게 누구 때문인데..
그야 저죠. 저만이 당신을 뒤흔들 수 있으니까.
(맞는 말이라 꿀 먹은 병아리..)

10.
그런 것도 보고싶어. 
삼젯au로 유원지로 놀러갔는데 교복 바꿔입고 놀러간다던가(?) 푸른 세라복(?)입은 소땅와 가쿠란 입은 렌땅 ···💗
 
沖田 : 야. 렌···. 이게 맞아? 이게 맞냐고..
蓮 : (그저 으하햨ㅋ거리며 웃기 바쁨)

약간 내기로 내 마음대로 데이트 신청권을 걸고 했다가 렌이 이겨서 장난기 가득한 데이트를 시작한 거 아닐까 해. 하얗고 푸른 세라복 입고 머리는 사과꽁지 머리로 폼폼푸린 머리방울을 하게 된 소고. 굉장히 자괴감에 빠진 낯으로 얼굴만 연신 쓸어내리겠지. 소고가 세라복을 입었다면 역시 렌도 까만 가쿠란을 입어야겠지. 딱 맞는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바지, 까만 가쿠란을 걸친 렌이는 머리를 붉은 리본으로 높게 하나로 올려묶었을 거야.

사실대로 말하자면 렌에겐 가쿠란은 좀 익숙하거든. 은혼 고교로 전학 오기 전, 공립 야토 공고를 다녔었던지라···
그냥 얌전히 다니진 않았어. 소위, 양아치(?) 일짱누님을 먹었었거든. 아무튼 그때도 흑세라복 위에 가오로 어깨에 기장이 길고 좀 품이 넓은 까만 가쿠란을 걸치고 다녀 나름 익숙하게 입었을 것 같아. 폼폼푸린 머리방울로 사과머리를 한 소년이 세라복을 입고 얼굴이 옅게 달아올라있는 모습도, 높게 머리를 붉은 리본으로 포인트로 준 소녀가 가쿠란을 걸치고 웃음을 맑게 터트리며 웃는 모습도 시선을 끌겠지.

누가 봐도 장난이 가득하나 풋풋한 데이트를 즐기려고 놀러운 커플이었으니까. 배를 움켜쥐고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던 렌이 간신히 진정해 숨을 골라. 헤엑..헤엑.. 가쁜 숨을 내뱉으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보기 힘든 소고의 달아오른 얼굴에 웃음기 가득한 낯으로 이번 한 번만은 선심 써서 봐주겠다는 듯 으스대며 입을 열었지.

" 치마 안에 체육복 입는 건 봐줄게, 소쨩. 어트렉션은 타야하잖아. "
" ...젠장. 아주 고오맙다.. "

렌을 잔뜩 흘겨보며 한숨을 길게 푹 내쉰 소고가 자신의 갈색 머리를 흐트려. 폼폼 푸린이 그의 손짓에 흔들렸지. 여직 웃음을 꾹 참고 있던 렌이 그에게 쇼핑백을 건내주자 혀를 차며 다시금 갈아입으러가는 소고일 거야. 잠시 후. 치마 안에 그래도 빨간 체육복 바지를 입은 소고가 나오겠지. 치마가 뒤집어 지거나 펄럭이거나 암튼 상상조차 하기 싫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테니 나름대로 그의 페이스가 돌아와. 렌도 소고와 커플 아이템을 하고 싶어 챙겨온 ( 사실 머리도 렌이 묶어준 거지만.. ) 시나모롤 핀을 옆 머리에 꼽고는 본격적으로 유원지를 휘젓고 다니지 않을까?

초코 츄러스도 나눠 먹고, 바이키을 타려고 했더니 줄이 엄청 길어서 투닥투닥 싸우며 줄을 서. 그러다 조금 새침한 얼굴로 토라진 렌을 내려보며 피식 웃다 빠르게 입술을 훔치듯 뽀뽀도 해버리는 소고겠지. 주위 시선도 은근 둘에게 많이 향했을 거야. 그야 안에 빨간 체육복 바지를 입었으나 위에는 세라 복을 한 소년과 까만 가쿠란을 입은 소녀는 눈에 띄진 않고서는 못 베길 테니까. 기습 뽀뽀에 얼굴이 달아올라서는 소고를 확 밀어내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킥킥 웃을 거야. 그렇게 줄을 서는 것마저도 즐겁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지.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추억으로 사진도 많이 찍으며 장난도 쳐. 소고의 폰 배경에는 그날 찍은 다른 사람에게 찍어 달라고 부탁한, 노을이 지는 동화 속 유원지 안에서 손을 잡고 걷는 자신들의 뒷모습이 아닐까 싶어.

아! 프리쿠라 찍는 것도 넘넘 귀엽고도 우당탕탕 할 거야. 렌의 볼을 잡아당기는 컷, 렌이 화를 내는 컷, 달래주듯 뽀뽀하는 컷 등등 말이야〰️💗

교복 체인지! 
우당탕탕 유원지 데이트➰💖

11.
평소에도 서로 도와가면서 부부일상 이어나가는데 렌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면 소고는 뒷정리와 설거지를 해준단 말이야. 노릇노릇 구운 꽁치와 폭신한 계란말이와 따뜻한 밥 한 그릇 해치우고 배불러 늘어진 병아리. 그런 부인을 보며 피식 웃은 소고가 천천히 뒷정리를 시작해.

" 오늘 꽁치 너무 맛있었어.. "
" 통통해서 살이 많던데. "
" 아까 마트 갔는데 특가 세일해서 낼름 집어왔지. "

조금 뿌듯한 표정으로 배부른 배를 통통 두드리는 모습에서 병아리가 한껏 부른 배를 내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상되었지. 식기들을 전부 들어 싱크대에 두고 온 소고가 렌의 머리를 슬쩍 흐트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부인. 쉬고 계십쇼. 나른지만 차마 눕진 못하고 테이블 위에 늘어진 렌에게 부드럽고 속삭인 소고일 거야.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는 밤하늘을 응시하고는 거실과 이어진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겠지. 테이블 위에 엎어져 식곤증으로 나른한 눈길로 TV를 보던 렌은 이내 기지개를 폈어. 이러다 자버릴지도. 팔을 쭈욱 위로 피며 작게 앓는 소리를 내던 몸이 일어섰지. 계속 늘어졌다간 정말 잠들 것 같았거든. 나오는 하품을 하며 부엌 가림천인 노렌을 걷어. 제법 넓은 싱크대 앞에 서있는 뒷모습을 빤히 바라볼 거야.

널찍한 등과 높게 올려 묶은 긴 갈색 머리칼, 붉은 유카타 옷소매를 팔뚝까지 걷어올려 타스키로 X자 모양으로 어긋하게 매고선 고무장갑까지 낀 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와. 매번 보는 소고의 모습이지만 은근 잘 어울려서 배실배실 미소가 지어졌지.
발 뒷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그릇이 부딪히는 덜그럭 소리에 기척을 묻어가듯 조심스럽게, 조용히 다가가. 마치 고양이가 집사의 등을 사냥하듯 가늘어진 눈이 뚫어지게 소고의 널찍한 등을 노렸지. 한 발, 두 발. 가까워진 거리에 승리의 미소가 만연하게 피어나. " 소쨩! " 하고 그를 놀라게 하듯 가느다란 팔이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뒤에서 폭 안겨. 말랑한 감촉이 대뜸 등에 닿아 눌려지니. 뒤에서 다가오고 있다는 것만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깜찍한 짓이라니. 렌이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대롱대롱 매달리는 몸짓에 설거지를 하던 소고는 웃음이 나오는 것을 막지 않았어. 고목나무의 매미마냥 찰싹 달라붙어 부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려. 한참 볼과 얼굴을 문지르다 만족한듯 고개만 떼어내며 빼꼼 들이밀었지. 내 남편 님, 착해 ~ 일부러 그러는 건지 배시시 웃으며 그를 올려보는 시선에 몸과 얼굴을 반쯤 돌려 내려보던 그가 피식 웃어.

" 칭찬이 그게 끝인 겁니까? 그럼 조금 섭섭할 것 같은데. "
" 더 원해? "
" 당연한 걸 뭘 물어. "

나른히 미소를 빼어물며 고개를 까닥인 그의 손이 렌의 콧 등 위를 톡 건드려. 몽글몽글한 거품이 코에 묻게 되었지. 고무 장갑을 끼고 또 다른 손에는 접시를 든 채 자신을 내려보는 그를 보며 웃음을 터트리고 말아. 장난이 섞인 듯하나 어딘가 진지한 그의 표정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져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게 된 거였지. 맑게 터뜨리는 소리와 함께 콧등에 묻은 거품이 둥근 코끝으로 흘러 내려가. 숨을 고른 렌이 고개를 돌려 그의 소매에 거품을 닦아. 팔 소매를 걷어 올렸지만 조금 젖은 붉은 천에 손을 뻗어 다시 걷어 올려 주기 시작하며 입을 열어. 옅게 흥얼거리듯이 목소리가 흘러나와.  

" 좋아. 설거지 다 하면 남편 님에게 뽀뽀해줄게. " 
" 뽀뽀만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하는 수 없네. 그 약속 받아들이죠. "  

어깨를 슬쩍 으쓱이며 장난스럽게 대꾸한 소고가 다시 스펀지로 그릇들을 닦기 시작했어. 등 뒤에는 자신의 병아리 부인을 매단 채로. 그러는 동안 렌은 얼굴을 옆으로 돌려 기대며 장난을 치듯 살래 살래 몸을 흔들 거야.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잔잔히 물소리와 섞여 들어. 작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제 등에 달라붙어 몸을 살랑살랑 흔드는 움직임에 옅게 미소지은 그가 따라 맞춰 몸을 느릿하게 움직여. 하얀 거품이 몽글몽글한 스펀지를 내려놓고 물로 씻어내려. 렌은 소고의 몸짓에 흔들리는 긴 갈색 머리칼이 볼을 스쳐대 간지러워 잔웃음을 흘렸어.

너무나도 평화로운 시간이었지.
설거지가 얼추 끝나가는 듯한 모습을 빤히 바라봐. 고무장갑을 벗으며 싱크대에 걸쳐 놓는 커다란 손, 힘줄이 보이는 두터운 팔뚝에 튄 물방울이 떨어져. 그 궤적을 따라가다 몸을 돌리는 움직임과 동시에 허리를 감싸오는 팔. 가볍게 번쩍 들어올리는 손길에 조금 놀라 렌이 그를 올려봤어. 동그랗게 떠진 밤하늘과 마주하며 그가 눈꼬리를 슬쩍 휘어. 5년 전과 그대로인 렌과 다르게 성큼 키가 커져 머리 하나는 키 차이가 나서 이제는 그가 허리를 숙여주거나 이렇게 렌을 안아 들어서야만 자신의 부인이 그를 내려볼 수 있었지. 그의 힘에 가볍게 느껴지는 몸을 안아 든 채 느긋하게 걸어가. 의아하게 내려보는 시선을 맞추며 눈 웃음을 지으며 나긋나긋 속삭이지 않을까? 

흘러나오는 그 속삭임을 듣고는 렌이 웃음을 맑게 터뜨리며 그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고 고개를 숙여오고 말 거야. 소고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기색이 지워지지 않겠지.
 

아까 약속한 상 받아야겠습니다. 뭐해요, 부인? 뽀뽀 안 해주고.

12.

003 님

가장 경찰 같지 않지만 자신만의 신념과 정의가 있어 가장 경찰다운 소고와 할 때는 성실하고 맡은 바를 다해 누구보다 경찰 같으나 정의보다는 자신의 선 안의 사람이 중요해 가장 경찰과 어울리지 않는 렌이 좋아.

둘은 어찌보면 가장 닮았으면서도 가장 닮지 않았어. 거울의 이면마냥.
세금 도둑이라는 별칭이 붙은 진선조 내에서도 상습적인 땡땡이, 툭하면 바주카포로 상가를 무너뜨리는 등 사건사고들을 몰고다니는 트러블 메이커에다가 악질적인 사디스트 성향으로 경찰 같지 않은 경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소고지만. 그 누구보다도 가장 경찰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 게 소고야.
 
그 신파치 조차 소고에게 ' 건질 만한 건 얼굴 밖에 없는 쓰레기(...ㅠㅁㅠ..) ' 라는 소고의 인성에 대해 지독한 악평을 날릴 정도로 속이 상당히 꼬인데다 제멋대로에 지독히도 삐뚤어져있긴 해. 하지만 소고는 정말 자신만의 신념과 정의가 굉장히 투철한데다 뚜렷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몸소 행동을 가장 빨리 움직이는 이도 다름 아닌 소고. 자신의 신념이나 정의에 반하는 일이 일어나거나 부정한 일이 행해진 다는 것을 못 본 척 넘어가질 못해. 그 예로 연옥관 편과 롯카쿠 편이 해당되겠지.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진선조라는 조직에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소고는 혼자서 그것을 못 본 척 넘기며 덮을 수가 없어 사적으로 해결사에 의뢰를 남길 정도 였어. 정작 그러면서도 단순히 일을 맡기지 않고 비밀리에 자 사복차림으로 정보를 캐내고, 적극적으로 몸소 움직일 정도야.

그런 소고이기에. 
가장 경찰 같지 않지만 누구 보다도 사명감과 정의가 뚜렷한 경찰일 거야. 자신만의 신념에 반하는 일에서 눈을 돌리게 다면 자기가 아닌 게 된다는 소고.

하지만 반면에 렌은···.
그런 소고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어.
경찰로서는 조금 안 맞다고도 할 수 있었던 거지. 있었던 거지. 라고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가 있긴 있어.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특수 무장 경찰, 진선조에 들어 갔었으니까.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 
가장 잘 하는 일도 검을 쓰는 일이기에. 그것만은 자부할 수 있으므로. 렌은 가족들(오빠인 긴토키, 애들인 카구라, 신파치)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돌아다니다 마침 진선조에서 대원모집을 하고 있다는 공고에 아, 이거 좋겠네. 하고 들어간 거 였거든. 그래서 다른 대원들이나 대장들과는 다르게, 대의도, 막부에 대한 충성심은커녕, 그렇다고 콘도 이사오를 향한 충성심도 아닌. 그냥 돈 벌려고 들어간 거였어.

왜. 가장 잘하는 짓이 칼질하는 건데.
가장 오래한 일도 칼질이고.
여태까지 줄곧 해와서 익숙한 일도 칼질인 것을.
 
그렇게 어떠한 대의도, 경찰로서의 신념도, 충성심도 없었던 렌. 
하지만 웃기게도 여기는 정말 실력 위주라고 할 수 있어서 정말 오랫동안 해온 일 답게 검을 쓰는 일에서는 천부적이라 빠르게 공적을 올려 그 위험하고도 사상률이 제일 높다는 돌격부대라 할 수있는 1번 대 대원에서 부대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거 겠지. 할 때는 완벽하게 끝내자는 성미가 있어서 성실하게 하라는 일도, 순찰도, 임무도 하다보니 겉으로 보면 정말 가장 경찰 같아 보이지만. 그건 정말 할 때만이야. 대의 보다는 자신의 욕심이 더. 사명감 보다는 자신의 사람이 더.

정의?
글쎄.. 렌은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아닌지라. 그저 정에 한 없이 약한 사람이기에 약자를 못 본 척 하지 못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거지. 이것조차 자신의 선 안의 사람이 연관 되어있다면 렌은 못 본 척 할 수도 있다는 얄팍한 정의감. 그랬었는데, 그랬던 렌도 진선조에 오래 함께하면서 서서히 물들어간 걸 거야. 칠흑과도 같이 까맣던 색이 조금씩, 조금씩, 회색을 머금으며. 정말 그 어떤 사명감이 없던 렌조차도 그들과 바보같은 짓도 해보고, 얼굴과 등을을 맞대고, 함께 싸우며 물들어 갔어. 비록 다른 이들 보다는 옅을 지는 몰라도 그 안에서 진선조로서의 신념을, 콘도를 향한 충성심은 아닐 지라도 존경을, 경찰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워나갔지. 맞아. 렌도 어딘가 어설프고 부족했던 사람이었던 거야. 점차 성장하기 시작한 거고.

경찰 같으면서도 경찰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그에 맞춰 소고로 인해 성장한다는 점이. 그런 경찰로서, 진선조 1번 대 부대장으로서 신념을 갖게 된다는 것이 좋달까.

경찰 같으면서도 경찰로서의 신념을.

아무튼 이 오키타 부부는 세금 도둑이 맞습니다!
길게 풀면 뭐해. 경찰이면 뭐하냐고. 툭하면 땡땡이 치고 도망가고 사고치는데(?) 할 때는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지만 소고가 땡땡이 튀자고 하면 이젠 고민도 없이 같이 튀는 병아리. 

순 도s에게 물들었다고 이마만 치는 히지카타라고.


13.

수인화au로
여우 소고가 병아리렌을 입에 물고 다니는 것도 귀여울 것 같아. 처음에는 자기 잡아먹으려는 건 줄 알고 굳어 오들오들 떨던 병아리. 이제는 몸에 힘을 빼고 여우 입에 물려 이동당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말았다는 그런.....
 


14.
💛 드림주 병뚜껑안따지거나할떄 바로 드림캐부르는타입인가요? 아님 자기혼자열어보려고,,

혼자서 끝까지 노력하는 타입이라고 해요.
그냥 병음료 같은 뚜껑들은 나름 검사라서 힘은 꽤나 있는 편이기에 손쉽게 따기도 해서 소고를 부를 일은 없어. 근데 약간 그런 렌도 곤혹스러워하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쨈 뚜껑!!
특히나 크고 두꺼운 뚜껑은 조금 렌도 낑낑 거리며 있는 힘을 주며 따려고 노력해. 그런데 암만 해도 뚜껑이 꼼짝도 안 하는 거야. 옆에서 렌이 앓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사투를 벌이던 것을 지켜보던 소고. 

' 이만하면 도와달라고 할 법도 한데.. '
 
탁상에 턱을 괴며 응시해.
옆에서 자신이 빤히 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도움을 요청하긴 커녕 혼자 저리 끙끙거리고만 있으니. 조금 뚱한 기색으로 언제까지 저럴까 싶어진 소고야.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주며 커다란 뚜껑을 간신히 잡은 작은 손이 부들부들 떨려 보다못해 입을 열어.

" 도와드릴까요? "
" 끄응.., 내가아..할 거야ㅡ...! "
 
오기가 생길대로 생긴 병아리. 소고에게 안간힘을 다하는 목소리로 대답했지. 결국 소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관전 모드로 돌아갔어. 인상을 찌푸리며 품에 안고 뚜껑 따는 시도도 해보고, 양 발바닥으로 쨈 병을 고정해 두 손으로 따보는 것도 시도 해보고, 하다하다 원수를 보듯 노려보며 부들부들 떨어보길 몇 분. 기어코 손에 힘을 다해 잘게 떨려 지쳐 떨어진 렌이 침묵해. 하.. 차게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은 렌이 비척이며 일어서. 긴 검은 머리칼에 하얀 얼굴이 가려져 무슨 표정을 짓는 지 보이지 않았지. 과연 자신의 병아리가 무슨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된 소고가 정말 삐뚤어진 속내 그대로 흥미진진하다는 듯 지켜봤어. 비척비척, 어딘가 위태로운 걸음으로 걷던 렌이 허리를 숙여 무언가를 집어. 스릉ㅡ 하고 들려오는 차갑고도 매끄러운 소리에 그는 순간 눈을 의심했지. 

..누님? 지금 뭘 발도하시는 ㅡ..

" 이 사악한 쨈 뚜껑을 내가 뽀샤버리겠어ㅡ!! "

..잠시 잊고 있었네. 내 병아리가 급발진을 잘 한다는 걸.
턱을 괴고 있던 고개가 렌의 급 발진에 삐끗해. 조금 어이없어하는 눈빛을 보내다 저러다 정말 사단을 낼 기세(?)라 더는 보지 못하겠던 소고가 자리에서 일어서. 능숙하게 검을 검 집에서 매끄럽게 발도한 렌이 검을 치켜세우며 가엽고도 사악한 잼병을 아작 내려는 순간, 소고가 렌을 뒤에서 끌어안고 막아 섰지.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집어 넣어 아둥바둥 거리는 렌을 안아.

" 진정 좀 하시죠, 바보 병아리? 이러면 주객전도가 되어버리는 거잖아. "
"이거 놔봐, 소쨩. 내가 당장 저 잼 뚜껑을! "
" 뚜껑 뿐만 아니라 잼까지 날아가게 생겼거든요? "

한참을 옥신각신 거리며 몸싸움을 벌인 끝에 소고는 기어코 렌의 손에서 검을 뺏었어. 제 병아리가 불퉁해져서 잼 병을 노려보는 모습에 고개를 저어. 한숨을 나직하게 내쉬며 푸른 검집에 다시 렌의 검을 넣고는 입을 열겠지.

" 진정 되었어요? 잠시 숨 돌리고 다시 시도를 해 - "
' 뽁! "
" 아, 됐다. "
" ..... "

병뚜껑이 경쾌하게 따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본 소고는 할 말을 잃고 말았을 거야. 방금 전까지 하찮게도 잼병과 사생결단(?)을 낼 기세였던 병아리가 환한 얼굴로 딸기 잼 뚜껑을 내려놓고 탁상앞에 앉아 스푼을 쥐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으니까. 살짝 식었지만 바삭한 식빵 표면에 잼을 바르고 한 입 베어 물며 행복한 미소를 담뿍 짓는 낯에 소고는 해탈했지.

그래요. 누님만 행복하다면야..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며 렌의 검을 바닥에 내려놓는 손길에서는 힘이 없었을 것 같아. 혼자 스스로 하려는 렌과 그런 렌을 알지만 가끔 너무 혼자하려는 경향이 커서 가끔 내심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삼키는 소고지 않을까? 

제게 사소한 일에서도 의지했으면 하는 마음에.
 

..맛있어요?
웅! 역시 잼은 딸기 잼인 것 같아. 소쨩도 먹을래?
..그거 한 입 주세요.
아~
(우물우물) 맛있네요.

이 후 딸기잼 뚜껑은 소고가 다시 세게 꽈악 닫았다고. 실은 이 도s가 범인이었음. 병아리가 이번에는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면 하는 심술 섞인 그런 마음?


15.
오늘이 쀼의 날이라고 하니까 소고랑 평생을 약조하며 혼례 올린 날을 다시금 살며시💖

소우비님, 행님

혼례를 올리게 된 날.
더없이 곱게 물든 붉은 단풍이 꽃잎처럼 떨어졌어요. 굉장히 아름다운 그 풍경 속에서 붉은 단풍 나무 아래. 단정하게도 까만 몬츠키 하오리하카마를 입고 기다리고 있던 소고를. 불어오는 바람에 부드럽게 단풍잎들과 휘날리는 갈색 머리칼이. 그 아래에서 휘어지는 적안이 너무나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기쁘며 꿈만 같아서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해요.
 
자신의 색이라고 할 수 있는 까만 색을 온 몸에 두른 소고를, 하얗지만 그의 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붉음으로 장식한 시로무쿠를 입고 그에게 다가가는 길은, 그 시간은 아마도 평생이 지나도 잊지 못할 영원하겠죠. 그가 좋아하는 밤하늘의 머리카락을 길게 늘여놓고, 분홍빛 연꽃장식이 찰랑이는 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게 내밀어진 커다랗고 단단한 손 위에 손을 올려 맞잡아. 수줍게 웃었던 그 날을···.

그 날.
단풍 아래서 너만의 연꽃이 되겠노라 약조한 날.

16.
소고와 렌이 결혼을 하면서 호칭은 크게 바뀌진 않았어. 그저 호칭이 추가 되었달까?
연애하기 전 부터 서로를 불러왔던 애칭을 그대로. 렌은 소고를 [ " 소고 ", " 소쨩 ", " 바보 도s " ] 라고 불렀다면ㅡ,

소고는 렌을 [ " 누님 ", " 바보 병아리 씨 " ]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는데. 소고만 렌과 사귀며 자신의 소유욕이 드러나 듯 [ " 내 누님 ", " 내 바보 병아리 " ] 하고서 내 00이 앞에 소유격이 붙었어. 그랬던 그들 사이에 평생을 약조하며 함께 걸어가기로 맹세를 한 후에는 살그머니 호칭이 더 추가 되었지.

그러니까 내 남편님, 내 부인. 이렇게❤
이 외에도 부부 사이에서 쓰는 호칭도 쓴다고. 가끔 렌이 벌컥 화를 내며 당신(あなた)하는 것도 있고, 소고는 이미 가끔씩 당신あなた를 쓰고 있죠. 조금 욕심이지만 여보.. 라는 것도 좋기도 하고uu💗부끄러운 기색으로 렌이 소고에게 여보.. 하고 부르면 소고가 그대로 " 네, 부인. " 이나 " 왜요, 여보. " 하고 대답해주며 미소 지어 렌이 얼굴이 펑 터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만 역시 소쨩이라고 부르는게 제일 좋아..
내 병아리 부인이 좋다면야. 저도 소쨩이라고 불러주는 누님이 좋으니까요.
이젠 당신만이 불러줄 수 있는 애칭이기에.


+) 번외로.
둘이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면 약간 호칭이 바뀐다고 해요. 정확히는.. 렌이 소고를 부르는 호칭이.

소쨩이나 남편 님이라고 부르던 호칭이 사납게 날카로워지며 마치 선을 긋듯 " 오키타 대장님. " 하고 공적인 자리라는 듯 부르는데 이는 제복을 입고 있을 때라고 하네요. 즉, 싸우고 순찰 돌며 선을 딱딱 그어버리는.. 원래도 출근을 하면 소고를 오키타 대장님이라고 꼬박꼬박 부르긴 하나 간간히 자기도 모르게 소쨩이라고 애칭이 먼저 튀어나가던 렌인지라..


17.

一日3年Z組カフェのメイドちゃん.ᐟ.ᐟ

➪ 교레 님

삼젯au로 사립 은혼 고교의 행사 중 하나.ᐟ.ᐟ
바로 문화제가 시작되어 3학년 Z반은 의견이 분분한 끝에 간신히 반 행사로 하나 정했는데 그게 바로 메이드 카페!!
심지어 이왕 할 거라면 여자, 남자 할 거 없이 평등하게 전부 다 메이드 복을 입어야 한다는 타에의 타당한 의견에 여자들 모두 찬성하여 벌어졌다고 해요💖
 
처음에 반대항전으로 꽤나 큰 상금이 걸린 행사에 많은 의견이 있었지. 괴상한 의견도 많긴 했어. 마요네즈를 이용한 음식을 팔자! 하는 의견과(이건 곧바로 기각했다.) 귀신의 집은 어떠냐 하는 의견도, (이것도 쫄보 3이 얼굴 퍼렇게 질려선 반대했지만..) 이런저런 문화제하면 떠오르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사루토비의 카페는 어떠냐는 의견에 그건 다른 곳도 많이 할 테니 조금 더 특색있게 메이드 카페를 하자는 의견이 대뜸 나온 거야.

하지만 여학생들만 메이드복? 그건 너무 식상(?)한데다가 불공평하다는 타에가 책상을 탕! 치며 일어선 거지.

" 남자들도 메이드 복을 입자는 의견을 더해봅니다~ 이러면 더욱 특색 있겠죠. 후훗.. "

그 말에 남학생들 몇몇이 반대를 하려는 찰나. 자기 일 아니라는 듯 긴파치가 " 오. 좋네. 그럼 결정. " 하고서 곧장 의견을 받아들이게 된 거지(ㅋㅋㅋ) 실상은 곧 자율 시간이 끝나갈 때라 귀찮아져서 대충 하자는 생각도 있었던 거지만. 선생님인 긴파치가 교실 밖으로 나가자 그제야 결정난 메이드 카페에 각기 다른 아우성이 터져나올 것 같아. 다같이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서로를 붙잡고 끌어내렸으니. 결과적으로는 모두 함께 사이좋게도 메이드복 신세가 ···💦

렌은 흐릿한 눈으로 허허로이 웃음을 짓고 말거야. 왜 이게 이렇게 되어 버린 거람. 그냥 크레이프 가게는 어떠냐고 말해볼 걸. 아련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걸 들은 소고가 옆에서 입을 열겠지. 복잡한 낯으로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휘저어 흐트려.

" ..그러게 귀신의 집 하자니까. "
" 으아아! 그건 기각으로 했잖아!! "
" 쳇. 긴파치도 그렇고, 렌 너도 그렇고. 거기다 히지카타 놈까지. 우리 반 대표 쫄보들.. "

ㄴ, 누가 쫄보라는 거야! 그정도는 아니라고!
벌컥 화를 내며 소고에게 반박해 보지만 이미 렌이 귀신을 무서워한다는 걸 알고 있어 그의 시선이 가늘어지기만 했어. 네네. 다음 쫄보 병아리~ 결국 이 날은 메이드 카페를 하게 생긴 3학년 Z반의 한숨이 멈출 새가 없었다고. 메이드 복은 뒤로 하고 - 잠시 현실 도피.. - 무슨 음식을 팔 것 인가, 교실은 어떻게 꾸밀 것인가 등등 중요한 것부터 의견을 나누고 모아갈 거야. 그렇게 시간은 쏜살같이 달려 은혼 고교 문화제까지 얼마 남지 않겠지. 문제의 메이드 복은 어찌저찌 구했을 거 같아. 거기다 역할도 정하고, 교내를 돌아다니며 홍보도 할 순서들도 정했지. 렌은 역시나 소고랑 파트너를 맡게 되었어. 

지금 아니면 즐기지 못할 청춘의 문화제 전 날.
구해온 메이드 복들이 행거에 걸려 교실에 늘여져 있었지. 행동 대장이나 다름 없는 타에가 웃어.

" 자, 다들 이제 내일부터 입을 메이드 복 정해야지 않겠어? "
" 하.. "

여학생들은 이미 해탈해져선 즐길 때 즐기자 하는 심정이었지만, 남학생들은 부정해오던 현실이 성큼 다가와 다들 죽상이었지. 진짜 이걸 입게 되다니. 하.. 며칠 전의 자신이 했던 흐린 눈을 그대로 하고 있는 소고가 메이드 복들을 보며 한탄 섞인 어조로 중얼거려 렌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음을 꾹 참으려고 노력해.

" ..웃기만 해봐, 렌. "

입술을 꾹 다물고 작게 떠는 어깨가 발각 되어 소고에게 볼 잡아당겨질 뻔 했지만. 아무튼 그들의 시선은 여러 디자인인 메이드 복으로 향해. 이렇게 된거 입을 수 밖에 없다면 가장 무난한 걸로. 소고의 눈길이 긴 치맛자락에 조금 더울 수도 있지만 긴 소매로 드러나는 피부 면적이 제일 적을 까만 클래식 메이드 복을 노려.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 소년들의 시선이 그와 비슷한 메이드 복들과 소고가 노리고 있는 옷을 뚫어지게 쳐다봤지.
 
미니 스커트만은 절대 피한다!!
다같이 한 마음으로 치마가 긴 메이드 복을 향해 돌진하는 남자들의 모습과 박력에 멈칫하는 것도 잠시, 주춤하던 여자들도 그 행열에 참여해. 진짜 위험하고 아슬한 메이드 복도 있었거든(ㅋㅋㅋㅋ) 허벅지를 간신히 가릴 것 같고 가슴 부근이 완전 훅 파여있는. 그래, 소위 섹시 메이드복..

" ....저거 입었다간 풍기 위원회에 잡힌다에 내 200엔 건다. "

저건 누가 가져온 거야? 우리 학생이라고.. 건전한 문화제에서 풍기를 어지럽힐 일 있나. 
미지근한 시선으로 문제의 메이드 복을 힐끔 본 렌이 손에 쥔, 간신히 쟁탈한 치마가 긴 메이드 복을 보며 안도했어. 미니 스커트 메이드 복은 귀엽긴 하지만 역시 부끄러운 걸. 손에 들린 까만 메이드 복을 쓸어 만지며 배시시 웃고 있자 마찬가지로 원하던 메이드 복을 쟁취한 소고가 다가와. 렌의 품에 안긴 옷을 보더니 눈을 내려 뜨며 바라봐. 바보 렌.

" 그거 너한테 안 맞을 것 같은데. 치수가 커 보여. "
" ...엑? "

그의 지적에 일순 당황한 낯이 되어버려. 다급하게 아니라는 듯 옷을 펼쳐보며 살펴봤지. 그런데.. 거짓말이지?!! 렌의 표정이 창백해져. 우다다 교실에 있는 거울로 달려간 렌이 자신의 몸에 메이드 복을 갖다 대자 레이스가 달린 긴 치맛자락이 교실 바닥을 쓸어.

" .... 거짓말... "
" 그것 봐. 척 봐도 크잖아. "

다급하게 거울로 달려간 렌을 뒤쫒아온 소고가 절망에 빠진 렌에게 어깨를 으쓱여. 동공이 흔들리던 렌이 침착하게 부정하면서 괜찮을 거라 다독였지. ㅇ, 아니야. 치마 길이만 긴 거라 어떻게 하면 잘 될 거... 

" .... "
" ..다른 거 입어야겠네. "

주섬주섬 교복 위에 그대로 메이드 복을 입어본 렌이 할 말을 잃어. 긴 소매에 손끝이 아주 살짝 보일랑 말랑하고, 상체 쪽은 어찌나 헐렁하던 지. 마치 아빠 옷을 입은 아이같이 보일 지경이었지. 어떻게든 입어보려고 해도 이건 빼박 입을 수가 없었어. 수선을 하지 않는 이상. 하지만 이 옷들은 전부 다 빌려온 옷들이라.. 렌은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삼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좌절했어. 내 키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조금만 더.. 소고가 뒤에서 렌이 걸치고 있는 옷 자락을 어깨에서 슬쩍 밀어내며 말했지.

" 키 때문에 만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렌. 다른 옷 가져와. "

웬만한 옷들은 거의 다 빠졌을 것 같긴 하지만.. 달래주듯 말하고는 있지만 킥킥 새어 나오려는 웃음 조차 숨기지 않은 채 소고가 고개를 까딱였어. 그의 고개 짓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이미 한산해진 교실 앞 행거가 눈에 보였지. 렌은 다시금 절망했어. 딱 봐도 남은 메이드 복들이 미니 스커트로 이뤄진 옷들 밖에 없었거든. 이거 입으면 안 되겠지. 웅얼거리며 혼자 되묻는 말에 무심한 낯으로 친절히 대꾸해주는 소고 일거야. 안 되지. 내일 돌아다니다가 넘어지거나 사고 칠 일 있어? 그 말에 고개를 힘없이 떨구며 터덜터덜 교실 앞으로가 제게 맞을 새로운 메이드 복을 사수하러 가는 렌이었어. 

그렇게 문화제 당일!!
Z반은 굉장히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지. 식자재 준비 하랴, 요리 준비 하랴, 거기다가 교실도 마저 카페라는 컨셉에 맞게 세팅해야 하고.. 홍보도 시작해야 하니. 어느 정도 준비가 끝마친 채 하나 둘 씩 메이드 복으로 갈아 입었어. 여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은 렌은 한숨을 포옥 내쉬었지. 하얀 레이스가 달린 검은 치마 자락이 허벅지 위를 반쯤 가려. 오른 허벅지에 찬 하얀 레이스 가터가 제법 예쁘긴 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아. 허리를 강조하며 가슴 부근이 부끄럽게도 조금 파인 옷매무새에 괜히 치마를 쭉쭉 잡아당기다 늘어난다고 타에가 말했지. 너무 잘 어울리잖아, 렌쨩. 귀여운 걸. 후후 웃는 낯을 한 타에는 무릎까지 오는 나름 단정한 메이드 복을 입고 있어서 입술을 삐죽 내밀어. 나도 저런 거 입고 싶었는데!! 뚱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 장신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삿쨩과 타에가 말리는 거야. 이왕 귀여운 옷을 입었으니 그에 어울리는 머리를 하자면서.

" 이렇게 까진 안 해도 되잖아! "
" 에이. 분명 렌쨩이 밖으로 홍보하러 나가기만 하면 우리는 대박을 터뜨릴 거라고? 그러면 자연스레 상금도 우리 차지!! "
" 그쪽을 노리는 거였어?!! "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츳코미를 걸며 우사미 눈으로 둘을 삐죽 노려보지만 음흉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 되려 움찔해. ㅇ, 아니. 왜 나만!! 살려줘! 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시도해보지만 그것조차 실패로 돌아가고 말 거야. 타에와 삿쨩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지만 둘이 의견이 아주 가끔가다 통하면 무시무시한 시너지 효과를 냈으니까. 흡족한 얼굴로 길고 탐스러운 밤하늘의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 트윈 테일로 묶은 둘이 살랑살랑 웃어. 마무리로 하얀 프릴로 된 카츄샤를 머리에 고정 당해 진이 빠진 렌이 조금 울상을 지었지. 나만 당할 순 없지! 너희도 해!! 순한 눈꼬리가 삐죽 올라가 둘에게 냅다 달려들지 않을까? 그렇게 잠시 여자 탈의실 안은 시끌벅적 했을 거야.

교실로 돌아온 렌의 얼굴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만연히 짓고 있었어. 기어코 카구라의 도움을 받아 타에의 머리를 올려 묶어 주고, 삿쨩의 머리도 매만져주며, 카구라와 큐베의 머리까지 귀엽게 양 갈래로 묶어주고 왔으니까. 나만 당할 순 없는 거야. 복수에 성공한 병아리가 히죽히죽거렸어. 다같이 이렇게 된 거 오늘 하루가 끝날 때까지 즐기기로 마음 먹은 거지. 교실의 앞 문을 열자 그곳은 호스트... 가 아니라 환한 아침 햇살과 함께 눈을 뜨기 힘들게 해. 렌은 교실 안을 들어서자 마자 본 무언가를 눈에 담고서는 쩡 굳었지. ㄴ, 내 눈... 문을 연 상태로 굳어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어.
 
아니지. 못했다고 해야 할 거야. 왜냐면 다들 같은 심정이었거든.

우락부락한 팔뚝을 처연하게 감싼 귀여운 반팔 소매. 근육이 자리잡힌 종아리까지 오는 하얀 니삭스. 허벅지를 정말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는 얇은 천과 하얀 프릴. 가슴이 움푹 파여 탄탄한 가슴을 자랑하는 상체. 귀엽게 등 뒤를 장식한 리본. 귀엽고 청순한 분위기를 자랑했을 메이드 복이었지만 그걸 입은 건.. 고릴라였지.
 
" ..안 본 눈 삽니다... "
" 같은 심정이다. "
 
눈 뜨고 못 봐줄 콘도의 메이드 복 모습에 렌은 부들부들 떨었어. 너무나도 충격적인 시각적 모습이었으니까. 황망히 흘러나온 감탄(?)사에 맞장구를 친 히지카타가 등 뒤에서 중얼거려. 자신의 뒤에 누군가 다가오는 지 조차 못 알아챌 만큼 충격을 먹었지. 문을 막고 있지만 지적도 하지 않을 정도로 히지카타도 충격이었나봐. 차마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멈칫해있자 다시금 2차 충격이 그들을 휩쓸어. 아악! 수줍은 얼굴로 새끼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타에에 눈을 찡긋거리는 고릴라의 행태에 렌이 시선을 피할 기회를 놓치고 눈을 부여잡아. 살랑살랑거리던 치맛자락이 슬쩍 올라가 그으.., 보지 말아야, 보고 싶지 않았던 무언가를 보게 되어 렌은 그만 울고만 싶었지. 왜 나한테 이딴 시련을... 바르르 떨리는 어깨를 본 히지카타가 내심 안타까운 동정심을 느껴 동조하며 토닥이려다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손을 내려.

" 문 앞에서 뭐해? "
" 소쨩..!! "

기다리던 이의 익숙한 목소리를 반기며 어둡던 얼굴이 환해져 돌아가. 불퉁한 낯으로 자신을 응시해오는 붉은 눈에 렌이 호다닥 다가가려다 걸음이 멈칫해. 어제 소고 품에 있던 메이드 복을 언뜻 보긴 해서 밤에 슬쩍 그가 입은 모습을 상상해보긴 했는데 실제로 보니···

" ... 잘 어울려.. "
" 하아 - ? "

종아리까지 적당히 길게 내려오는 검은 치마 끝에 살짝 하얀 프릴이, 긴 팔 소매와 목 위까지 감싸는 모습에서는 단정한 미를 보여. 거기다 포인트를 주듯 단정한 갈색 머리 위에 프릴과 마찬가지로 하얀 프릴이 달린 앞치마. 왜 잘 어울리지? 메이드 복을 입었음에도 어색한 느낌이 별로 없는 소고의 모습을 천천히 훑어보던 동그란 눈이 가늘어져. 언뜻 본 교실 내의 남자들이 메이드 복을 입은 걸 봤던 렌은 어색하거나 안 어울리거나 어딘가 웃음이 나오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소고에게는 그런게 안 느껴져서. 심지어 자신의 뒤에 있던 히지카타마저도 어색해보였다고. 원래는 메이드 복 입은 소쨩 보면 놀려주려고 했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네.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려는 것이 느껴져 아닌 척 덥다는 듯 손부채질을 해.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숨을 가늘게 내쉬며 어이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내려보는 소고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시늉으로 고개를 저어. 빤히 자신을 보는 시선에 어색하게 조금 웃으며 슬쩍 소고의 팔을 잡아당겼지. 조금.., 나만 당하기에는 억울했던 지라. 하지만 렌은 눈치 못챘을 거야. 마찬가지로 자신을 지긋이, 느릿하게 훑어보던 소고의 시선을. 치마가 좀 짧은 데.. 불만으로 미간을 설핏 찡그린 적안이 렌의 치마 끝을 향해. 오른 쪽 허벅지에 채워진 레이스 가터가 왠지 모르게 눈길을 끌었지. 하얀 피부 위를 살짝 눌리듯 채워져 있는 순백의 레이스. 어딘가 살짝 뜨거워진 숨이 차올라 느리게 내쉬며 렌의 손길에 이끌려.

아. 가터. 직접 내 손으로 벗겨 보고 싶네.
순간 든 욕망 어린 진심에 소고가 조용히 주먹을 말아쥐어. 느릿하게 욕망을 익숙하게 깊숙히 숨기며 검붉게 가라앉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지. 그리고 그런 둘을 봤던 히지카타는 못 본척하며 고개를 저을 거야. 둘 다 글러먹었어.

" 가슴 쪽 너무 휑한 거 아니야? "
" ㄱ, 그정도까진 아닌데.. 혹시 나 안 어울려? "

괜히 툴툴거리며 가슴 부근이 파여 슬쩍 보이는 렌의 가슴에 인상을 찡그려. 소고의 불만스런 표정에 눈치를 보던 렌이 조금 시무룩해져 물었지. 안 어울리냐고? 소고의 손이 움찔해. 그게 지금 말이라고... 어이없어서 튀어나가려는 말을 막아세워. 미니 스커트 메이드 복을 입고선 귀엽게 머리까지 트윈테일을 했으면서 자신 없어 하는 제 병아리 여친에 조금 울컥 화가 나올뻔했지만 한숨을 내뱉어. 

안 어울렸으면 내가 이러진 않았겠지. 매번 얜 내 거라고 대놓고 경고 하고 다니진 않았을 거라고. 이 눈치 없는 병아리야. 

복잡한 심정에 뒷머리를 거칠게 흐트린 소고가 렌을 쏘아보듯 내려보다가 말을 말자는 표정을 지어. 내가 왜 이 눈치 꽝 제로에게..

" 아, 뭔데! 안 어울리면 안 어울린다고 하던가! "
" 아오! 진짜 너 알고는 있었지만 눈치는 어디다가 두고 다니는 건데? "
" 갑자기 화는 왜 내는 데! "

언성을 조금 높이며 소리치는 소고에게 속상한 기분이 든 렌이 벌컥 화를 내. 주먹을 쥐고 노려보는 시선에 눈치를 어디다 준 건지 모를 병아리가 가끔 답답해 소고도 렌과 투닥이며 말싸움을 벌이겠지. 오늘도 어김없이 아웅다웅 커플 싸움을 시작하는 두 사람을 보며 히지카타가 얼씨구? 하는 낯으로 바라봤어. 쟤네는 무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거냐. 씩씩 거리며 화를 내는 렌과 논리적으로 얄밉게도 말을 늘여놓는 소고의 싸움은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에 멈춰졌어.

" 이 변태 스토킹 고릴라가ㅡ!! "
" 아아악ㅡ! "

" ...저 꼴은 또 뭐야. "
" ..... "

교실 뒷문을 부수며 복도로 던져진 고릴.. 콘도를 보며 소고가 기가 차다는 듯 내뱉어. 렌은 침묵으로 대답했지. 몰라. 나도.. 저런 변태 메이드 고릴라는.. 다시 저 모습을 보기 싫어 슬쩍 소고의 등 뒤로 가 고개를 콕 박아. 자신과 투닥이며 싸우던 병아리가 얼굴을 제 등에 숨기는 모습을 보던 소고는 다시 복도로 고갤 돌리며 헛웃음을 흘렸어. 내던져져 복도에 널브러진 콘도의 치마가 뒤집어져 보이게 된, 렌이 무심코 보고 눈을 부여잡었던 장면이 훤히 보이게 되어 소고는 눈이 썩어들어가는 걸 느꼈지. 너도 가터 벨트냐고.. 거기다 속옷과 이어진..

" 저거 오늘 장사 하다 보이면 되려 손님에게 암말없이 환불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 "

굉장히 현실성 있는 문제 제기를 내놓는 소고의 중얼거림을 들은 모두가 침묵으로 긍정하고 말 거야. 문화제 시작하기에 앞으로 1시간도 채 안 되어서 모두에게 드리워진 암담한 문제였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렴..

" 거기서 뭐 하는 가. 오키타. 텐노. "

침묵의 시간 후 간신히 진정되어 최종 점검으로 교실을 마저 꾸미고 빠진 건 뭐 없는 지 확인하고 있는 데 뒤에서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지식한 말투에서 누군지 예상 되어 소고와 뒤를 돌아보자 아니나 다를 까. 역시나 Z반의 반장. 카츠라가 그들을 부르고 있었지. 그런데 - ..  

" ..왜 위화감이 없는  거야, 즈라.. "
"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위화감? "
" 그래. 인정 하고 싶진 않긴 한데.. " 

떨떠름한 낯으로 소고마저 자신들의 앞에 있는 이를 응시했어. 선생인 긴파치의 말에도 자르지 않은 긴 흑발이 청순하기 짝이 없었지. 그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는 지 애초에 쓸데없이 기생 오라비 처럼 생겨서 그런지. 어딘가 무감한 시선이 카츠라의 머리에 고정되다 고개를 저어. 렌은 아직 떪은 감을 먹은 것 마냥 미묘한 표정으로 즈라를 바라봐. 소고와 비슷하게 긴 치마로 되어 단정하지만 그보다는 더 청순한 분위기를 띄는 듯한 메이드 복을 입고선 정말 위화감 따위 요만큼도 들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자신과 똑같이 트윈 테일을 하고 있는 즈라에 할 말을 잠시 잃어. 왜 어울리는 데.. 메이드 복에다가 트윈 테일까지 했는데도 왜 어울리는 거냐고. 어디 있는 고릴라와 다르게 말이야. 

" ..머리는 누가 해준 거야? "
" 아. 이거 말인가. 시호가 해 줬다네. "
" ..노자토. 어느 의미로든 대단하네.. " 

시호쨩이 대단하긴 하지.. 소고의 감탄(?)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즈라의 뒤로 해맑은 얼굴로 디저트로 나갈 당고를 빤히 보며 침을 꾹 참고 있는 갈색 단발 머리의 귀여운 시호를 힐끔 봐. 그것 보다. 여기서 뭐하고 있는 가. 어서 홍보하러 가지 않고.  

" 자네들이 가장 첫 번 째 순번이었던 걸로 기억하네만.. "
"" 아... ""

입이 세모 모양이 되어선 그제야 떠올랐다는 듯 동시에 탄성을 내는 소고와 렌이겠지. 정말 하고 싶지 않았거든. 첫 번 째로 메이드 카페 홍보를 위해 교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그것도 창피하게도 메이드 복 차림으로 말이지. 보는 이 모두가 안타까울 정도로 어깨가 추욱 내려가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지 않을까 싶다...


ep1.

홍보를 하러 차마 떨어지지 않으려는 발을 간신히 옮기며 나서려는 데(사실 소고는 병아리 데리고 땡땡이나 칠까 싶었음) 둘을 불러 세우는 타에의 목소리가 있을 거야. 뭔데, 오타에. 같은 반에 시무라가 둘이나 있다보니 하는 수 없이 -원래는 암퇘지나 암고릴라 등등으로 부르던 소고였으나 렌의 만류에 하는 수 없다는 듯 내키는 데로 이름 부름 - 대꾸하며 소고가 뚱한 얼굴로 돌아보자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타에가 다가와. 그러더니 - ..

" 자, 이거. "
" ..이 리본은 왜? "
" 두 사람 손목 한 쪽 씩 사이좋게 묶으라고. "
" ...으응? "
" 어느 한 쪽이든 도망가기만 해봐. 죽을 줄 알아♥ 라는 의미야. "

조금 긴 붉은 리본을 건내주며 정말 더없이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에 검은 오오라가 뒤에서 보여 보기 드물게 소고조차 할 말을 잃고 침묵해버려. 뭔데.. 이 미친 수치 플레이는. 도s는 당하는데 유리 검이라고.

이제는 둘 다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어.


ep 2.
 
수갑이나 밧줄이 아닌 걸로 다행으로 알아야 하나... 라는 심정도 아주 잠시. 자신의 눈으로 리본을 묶는 걸 지켜보던 타에를 원망하며 렌은 얼굴이 새빨개져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어. 당장이라도 멀리 도망가 숨고 싶었지. 

한 손에 든 [ 맛있는 음식과 귀여운 메이드들이 기다리고 있는 3학년 z 반! 당장 오세요! ] 라는 피켓이 부들부들 떨렸어. 할 수 만 있었더라면 자신들을 보는 시선들에 도망쳤을 텐데 ㅡ.. 슬프게도 손목에 묶어 소고와 이어진 부드러운 리본이 굳건하게 느껴져. 점점 점심 때가 가까워져서 그런지 점점 인파가 늘어나. 그와 더불어 놀란 눈으로 보는 시선과 웅성거림도 늘어났지. 자신도 이렇게 부끄러운데 소쨩은 괜찮은 건가?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자신보다 앞장서 인파를 헤치고 다니는 소고를 올려봐.

주의 깊게 보면 불퉁하긴 하나 평소와 똑같이 무심한 낯. 당당하게 길을 여는 걸음. 그에 살랑이는 치맛자락. 하지만 소고에게서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흘러나와서 홀린 듯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걸음이 느려졌다는 걸 그가 안 걸까.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과 마주치는 적안이 피식 웃어. 몸을 움츠리고 자신을 졸졸졸 따라오기만 하던 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으니. 이제야 얼굴 보여주네. 자신들을 보며 탄성을 내지르다 들려오는 수근거림이 신경에 거슬렸지만 뻔뻔하게 얼굴에 철면피를 깔아. 뭐, 어쩌라고. 답지 않게 자신의 여친마저도 기가 죽어 있는 모습에 그가 입을 열 거야

" 뭘 그렇게 움츠리고 있어. 바보 병아리. 피할 수 없으면 그냥 즐겨. 그것도 힘들다면ㅡ "

리본이 묶인 손이 단단히 손가락을 얽혀 깍지를 끼어와. 제게 확 잡아당기는 힘에 그대로 이끌린 렌이 소고의 옆에 바짝 붙여졌지. 조금 놀라 그를 올려보자 멋들여지게 씨익 웃으며 볼을 살짝 꼬집더니 턱을 살짝 치켜드는 소고일 거야.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나만 보면서 따라와. 
금방 끝내고 돌아가자, 렌.


ep3.

점심 시간이 되자 순번대로 짝을 지어 홍보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인지 메이드 카페로 변모한 반 안이 굉장히 북적북적해졌지. 소고와 렌도 굉장히 바빴어. 소고는 서빙과 주문으로, 렌은 몇 안 되는 요리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바쁘게 음식들을 만들며 눈이 돌아가게 바쁜 거야. 얼마나 정신 없이 손을 놀렸던 걸까. 큐베가 이제 바통터치를 할 차례라며 다가와 렌은 간신히 음식을 만드는 곳에서 탈출해 반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 

같은 층에 있는 조리실에서 한숨을 포옥 내쉬며 나온 렌이 실용적인 앞치마를 벗고 교실로 오자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에 조금 질린 기색을 드러내.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야... 조금 쉬고 싶은 마음에 느릿느릿 안을 들어서자 마침 잘 왔다며 반색을 하며 반겨. 그렇게 다시 청춘에 뛰어들어(?) 주문 담당을 맡게 된 병아리. 그런데 이게 메이드 카페다 보니까.. 그런 거 있잖아. 맛있어지는 주문이라던가 그런 메이드 카페만의 귀엽지만 그걸 직접 하게 되면 면역이 없어 수치사를 하게 되는 그런 거. 다행히 암묵적인 룰이 있었던 거지.

어린애들이나 같은 여자들이 주문을 하면 같이 맛있어져라! 하며 주문을 외치지만 만약 남자가 주문을 했을 경우에는 - .. 상황에 따라 안 좋다면 같은 남자 메이드가 하기로 말이야(Www...)

소고와 페어로 주문을 받게 된 렌. 하필 원하는 게 뭔지 속 보이는 분위기로 딱 콕 집어 렌을 불러서 주문을 한 타학교의 남학생들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버려. 은근슬쩍 대시하며 플러팅을 날려오고, 손목을 잡으려는 손길을 슬며시 피한 렌이 한숨을 꾹 삼키며 이러면 곤란하다고 말을 하려는 찰나. 타이밍 좋게 소고가 등장해. 주문한 음식을 조금 거칠게 테이블 위에 탁 소리나게 내려놓으며 싸늘하게 웃어.

" ㅁ, 뭐야! "
" 주문하신 스페셜 오므라이스 나왔습니다. "

소고의 싸늘한 미소와 기세에 쫄아 움찔 하고는 대뜸 소리치는 타학생에게 태연하게 대꾸해. 스페셜이다 보니 주문도 외쳐드리는 데 해 드려요? 그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자신이 소고의 기세에 눌렸다는 것에 쪽팔렸는지 안 쫀 척 어깨를 펴. 남자는 당연히 귀여운 렌이 주문을 외쳐줄 줄 알았던 거야. 당연하지. 내가 뭣 때문에 오므라이스를 시켰는데! 소고의 등장에 살며시 눈치를 보는 렌을 큰소리 치며 음흉한 시선을 대놓고 보는 눈길에 소고가 사나운 미소를 숨겨. 

아, 그래?
그럼 이야기가 빠르지.
싸한 웃음을 뒤로 숨기며 소고가 거슬리는 시선에서 렌을 자신의 뒤로 숨겨. 앞을 가로막으며 자신을 내려보는 싸한 적안에 뒷목이 서늘해져 소름이 돋는 것을 참은 남자가 괜히 강하게 나가. 그러자 무심하던 낯이 입매를 비틀어.  

" おいしくなれ死んでしまえ(맛있어져라~ 죽어버려.) キュン "
 " .... "
" ㅁ, 뭐...? "  

자신이 들은 게 무슨 주문인지 저주인지 귀를 의심하는 남자를 보며 렌도 할 말을 잃어. 썩소를 지으며 제 딴에는 상큼한 미소를 짓는 것 같았는데 누가 봐도 저건 썩소 였어. 그것도 모두가 아는 귀엽고 발랄한 그 손짓. 하트를 그리며 마무리로 상큼한 어조로 썩은 표정과 썩소를 지으며 썩은 하트가 날아가는 듯한 환상이..   

분명 소쨩, 메이드 복 입은 모습 너무 잘 어울려서 혹했는데.. 왜 일까. 저 오므라이스를 먹는 순간 독살 당할 것만 같은 예감은. 혹시 타에가 만든 오므라이스인가. 맛있어 보이는 오므라이스까지 의심하는 지경까지 온 둘을 모른 채 화룡정점으로 누가 봐도 이건 저주하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예쁘게 오므라이스 위에 케찹으로 死ね 하고 적어. 상쾌한 얼굴로 남자에게 대답하는 소고 일 거야.  

그니까 맛있게 먹고 죽어 버리라고.


시끌벅적 문화제의 첫째날이 점점 지나가고 노을이 서서히 지는 시각이 되어가자 자연스레 손님도 줄어들겠지?

그 틈을 타서 기진맥진해있는 병아리의 손목을 붙잡고 땡땡이 치러가는 소고. 비어있는 교실로 들어가 지쳐서 늘어지려는 렌을 안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고, 뒤늦게서야 서로의 메이드복을 입을 모습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렌은 웃음을 터뜨리다 이윽고 뻔뻔한 소고 때문에 곤란해져 어쩔 줄 몰라 얼굴이 달아오르는 일도 생기겠지만 여튼간에.

빈 교실에서 그렇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삼젯au 은혼 고교 청춘 문화제!
뭐? 메이드 카페를 하자고?!
..그게 그렇게 되었다.

18.
🖤 탐드 au해도 변하지않는 고정설정이 뭔지 궁금하도다

어떤 방식으로든 소고가 렌을 사랑하고, 사랑하게 되며 사랑했다는 것과 렌이 자기 스스로 선택을 하여 소고를 사랑하게 된다는 점이 아닐까? 정말 소고는 어느 au든 렌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며, 사랑했던지라. 그런 반면에 렌은 잠시 방황할 지라도 결국 소고를 사랑하게 돼.

오키타 소고의 심장 주인은 오직 단 한 명이라는 듯.
텐노 렌의 운명은 결국 단 하나의 붉은 실이라는 듯.
언제, 어디서든, 어떤 세상일지라도.
널 사랑하고 사랑하게 되는 건 정말 운명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겠지.

그게 아니지, 바보 병아리.
그건 운명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해야 하는 거야.

운명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는
너와 나 사이의 절대적인 『    』

19.

[ 너라는 연못 속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어 너만의 蓮이 되어. ]

쨈병 님

정말 소고만의 렌蓮을 떠올리게 하는 글귀라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못에 더없이 탐스럽고 어여쁘게 피어오른 단 한 송이의 붉은 紅蓮.

평생의 약조 아래. 너만의 연꽃이 되어.

20.
❤ 소고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렌

붉은 실 얘기 하니까 렌의 또 다른 운명 이야기가 떠올라서.
원래 렌에게는 소고 말고도 또 다른 운명의 붉은 실이 있었는데, 그 사람과 이어졌다고 해도 소고는 렌을 포기하지 않았지. 렌의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며 자조적이게 웃는 소고야.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그 앞에서 사랑스럽게 웃는 렌을 보는 시선은 정말 진득하면서도 어둡게 가라앉아.

제가 그 자식보다 먼저 만났다면 당신의 그 환한 미소도, 그 시선도, 그 마음도 제 것이었겠죠. 그게 너무 분할 정도로 화가 납니다. 누님의 옆에 있는 사람이 제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에.

렌은 연애 관련이나 자신에 관한 쪽으로는 눈치가 좀 없는지라 처음엔 고개를 조금만 돌려 보고 시선이 닿는 곳을 찾아보면 소고가 매번 주변에 있어서 뭐지..? 했었지. 하지만 나중에는 어렴풋이 알게 되지 않을까?

그만큼 소고가 조급해져 티를 내며 꾹꾹 마음을 억눌러 담아왔던 게 터졌다는 거야. 결국 렌은 어쩔 줄 모르고 밀어내 보고 하겠지만 소고는 삐뚤어지게 웃고야 말겠지. 제가 그 자식보다 부족한게 뭡니까? 당신을 늦게 만났다는 거? 웃기지 말라 그래.
 
아마 결과적으로 끝에는 종래 소고는 렌을 포기 못 할 것 같아. 렌이 행복하게 웃는 미소에 처음에는 억누르며 보내주려는 노력을 해봤을 거 같지만 결국포기 할 수 없었겠지. 사랑스럽게 물든 얼굴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이 좋아하게 된 밤하늘이 휘어지는 모습에. 그 시선이, 그 눈이 제게 향했으면 해서.

끝은 어떻게 되냐고?

..해피 일 수도 있고, 배드 일 수도 있으며, 어찌보면 매리 배드가 될 수도 있겠지. 딱 하나 장담할 수 있는 건 소고는 정말 렌을 포기 하지 않을 거라는 거야. 그래서 렌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 오로지 그만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하지 않을까?

그 어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끝내 렌의 전부까지는 아닐지라도 그 시선과 마음을 손 안에 움켜쥘 거 같아. 그는 정말 욕심쟁이니까. 지독하리만치.
 

이 막의 끝은 불행한 비극일까 아니면 행복한 희극일까.

21.
𝚌𝚑𝚎𝚛𝚛𝚢 𝚊𝚗𝚍 𝚕𝚎𝚖𝚘𝚗 𝚕𝚘𝚟𝚎❤︎

http://sougocherish-love♥

22.
소고를 한 군데만 만질 수 있다면 정말 고민 끝에 손을 만지지 않을까 싶어.

손가락 마디마디를 쓸어만져 보기도 하고, 검을 오래 잡은 이 답게 굳은 살이 박힌 곳을 조심스럽게 쓸어보다가 살며시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깍지를 껴볼래. 그리고는 준비해둔 반지를 약지에 끼워주는 거지(๑´ㅂ`๑)❤ 그러면 이게 무슨 깜찍한 수작이냐며 소고가 반쯤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킥킥 터뜨리고 말 거야.

손끝으로 살살 내가 끼워준 반지를 덧그리며 손장난을 쳐. 짐짓 뻔뻔한 표정을 하고 ···

" 내 거라고 당당하게 족쇄 채우기? "
 
라고 대답하면 소고도 어이 없어 하면서도 내심 싫어하진 않겠지. 왜냐면 소고는 내가 소유욕이나 그를 향한 욕심을 드러내는 걸 기꺼워하는 편이니까. 자신의 손을 잡고서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가만히 두다가 설핏 웃을 거 같아. 그러다가 이대로 가만히 당할 소고는 아니니까. 반격을 하지 않을까?

" 그렇다면 저도 제 거에다 당당하게 족쇄를 채워도 되겠네요. "

아, 목줄이 좋으시려나?
농을 치며 웃는 얼굴로 맞잡고 있던 손을 단단히 붙잡아. 놓아주지 않을 듯이 잡고서는 한 손을 뻗어 목을 살며시 스치듯 쓸어 만지는 소고 일것 같아서..ㅠㅠ 그가 채워 놓은 족쇄는 이미 내 손가락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듯 반짝이고 있을 거야.
 

또 다른 이름의 족쇄.

23.

真選組 𝚅𝚂 讓夷志士

나오 님

이 얼마나 오랜만의 유혈인지...(?)
진선조 1번 대 대장인 소고와 함께 양이당 카츠라 일파와 한바탕 검을 맞대고 왔답니다(๑´ㅂ`๑)❤ 이번에는 즈라 자식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ᐟ.ᐟ 칫... 역시 도주의 귀공자라고 해야하는 지.

이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퇴근하면 천천히 풀어볼게요.

더보기

에도의 치안을 지키는 특수 무장 경찰.
진선조真選組. 

진선조가 주로 하는 일은 막부를 향해 테러를 일삼는 양이지사讓夷志士들을 사냥하며 위험한 일들을 맡으면서 에도의 치안을 지키는 것에 한 몫하는 조직이야. 평소에는 양이 활동을 하는 양이지사들의 수상쩍은 움직임이나 정보를 모으기위해 거리 순찰을 돌기도 하고, 그들의 아지트를 찾게 되면 곧장 소탕에 나서 테러리스트 검거를 하는 데에 제법 실적이 높은 편이지.

그렇다보니 이미지가 좀 많이 험악한데 ···
진선조에게 쫒기는 범죄자들 입장에서는 그들이 살인 집단이나 다름 없었어.

살인 집단, 막부의 개, 세금 도둑, 양아치 24시 등등..
꽤나 모멸적인 말로 불려지기도 하지. 그런 그들이 양이당의 중심인 카츠라 코타로를 쫒는 건 당연한 걸 거야. 막부의 개라고 불리 우는 그들이 웃기게도 정작 막부의 높은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막부에서는 천인들을 받아들인 자신들을 부정하며 다시 돌아가자 외치는 양이 지사들이 눈에 거슬렸지. 

그렇기에 양이 지사들을 사냥하라며 진선조에게 명령한 거였어. 한때 자신의 스승이자 세상이며 아빠인 쇼요를 구하기 위해 양이 전쟁에 뛰어들었던 렌에게도 그건 진선조 1번 대 부대장이 되며 피할 수 없는 거였던 거야. 비록 자신의 손으로 잡아야하는 사람이 자신의 친우이자 동료였던 이였을 지라도.. 과거에는 양이 지사였으나 현재는 짜증나지만 막부의 개. 그들과 대적하며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었으니까. 렌은 진선조에 들어온 걸 후회하진 않았어. 처음에는 분명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갔지만 점차 그들과 함께 하며 경찰로서의 사명?을 정의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거든. 

그럼에도 웃기게도 렌은 자신이 경찰과 어울리지 않는 다는 걸 아주 잘 알았어. 그럴 수 밖에. 자신만큼 세금 도둑이며 공무 불 이행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진선조 제복을 입을 때에만 경찰로서 움직이는데. 비번 날에는 경찰 옷을 벗고 있으면 몰래 눈을 감아주는 자신을 보며 가끔 자조적이게 비웃었어. 
그걸 아마 소고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거야. 렌이 비번 날에는 조용히 눈을 돌려버린 다는 걸. 하지만 소고는 뭐라 하지 않았어. 비번 날은 쉬는 날이고, 만약 정말 쓰레기나 다름 없는 짓을 일삼는 범죄자가 눈에 띄인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고 조용히 따로 움직인다는 걸 알았거든. 다만.., 한 때 벌어진 양이 전쟁에서 이름을 날렸던 거물들.

 

양이지사 중 한 명이자 양이당의 수장. 카츠라 코타로에 관한 일이라면 묘하게 방관자처럼 군다는 거였지. 한 발 짝 뒤로 물러선다고 해야한달까?


그래서 소고가 카츠라를 잡으려는 데 열을 쏟는 일에 한 몫 했어. 즈라를 잡을 때 가장 먼저 열성적으로 출동해서 뒤쫓았지. 적대감이 높은 편이기도 하고, 거물급인 카츠라를 잡으면 공적이 높아서 부장인 히지카타의 자리를 노릴 수도 있을 거라 집요하게 쫓아 잡으려고 해. 렌도 그런 소고에 같이 뒤쫓지만.. 간혹 즈라를 발견해서 뒤쫓게 되면 그 옆에서 다람쥐 마냥 호다닥 날쌔게 도망가는 노자토 시호를 매번 보게 되는 데 그럴 때 마다 렌은 즈라 보다는 시호를 쫓아. 왜냐면.. 묘하게 병아리의 사냥 본능을 일으키게 해서? 

시호가 듣는 다면 " 그게 뭐예요?!! " 하고 소리치며 대경실색 하겠지만 렌은 정말 그랬어.


" 으아아 -!! 왜 저만 쫓아 오는 거예요!!! 저기 코타로도 있다고요! "
" 그야.. 시호를 잡을 수 있을 확률이 더 높으니까? "

우다다다 흙 먼지를 일으킬 정도로 빠르게 도망치며 시호가 세상 억울하다는 듯이 소리쳐 보지만 렌은 배시시 웃으며 (자길 쫓는 모습에 필터가 씌워진 시호 눈에는 살벌하게 보였지만) 대꾸해주겠지. 시호를 잡으면 널 구하러 즈라도 1+1처럼 올 테고. 이번에 즈라를 놓치면 그때 소고가 잡으려고 덫을 놓겠지? 소고가 즈라와 함께 튀는 시호를 볼 떄마다 " 노자토. 저거 그냥 쥐새끼 아니야? " 라는 식으로 말할 만큼 시호는 엄청 움직임도 잽쌌지. 하지만 그건 렌도 마찬가지라.

진선조 최강의 검사 중 하나. 그 중에서도 쾌검을 구사하는 렌이다보니 몸놀림도 가볍고 빠르기도 엄청 빨라. 시호를 쫓고 상대하는 일에 적합해. 그래서 소고가 카츠라를 쫓는 다면 렌은 시호를 마크했어. 

정말이지.. 분업이 잘 된 1번 대 오키타 페어이자 부부라고 해야 할 지도 몰라.
어느 때처럼 잽싸게 도주를 시작하는 다람쥐를 쫓는 병아리 부대장. 역시나 라고 해야 하나. 어찌나 빠르고 날쌘지 거리가 좁혀질랑 말랑 거렸어. 하는 수 없나. 이러고 싶진 않은데.. 곤란해져 살풋 눈을 찡그린 렌이 달음박질 치는 갈색 단발 머리를 보며 허벅지에 찬 가터 벨트로 손을 향해. 벨트에 단단히 매인 날카로운 쿠나이를 익숙하게 잡으며 획 날려. 빠르게 쇄도 하는 쿠나이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도망치려는 시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벽에 박혀. 으아아?!! 머리칼이 잘리며 살벌하게 박히는 쿠나이에 너무 놀라 멈칫해 주춤하는 움직임을 본 렌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거리를 좁히려고 하자 금방 정신 차리며 다람쥐가 발을 움직였지.

" 쿠나이는 너무 하신 거 아닌가요?! "
" 양이지사를 잡는 데 수단을 가리지 말라는 오키타 대장님의 말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 "
" 망할 도S - !! "

소고를 욕하듯 내뱉으며 쿠나이가 박힌 길목이 아닌 반대쪽으로 내달리는 모습에 계획대로 상황이 흘러가. 먹이를 구석으로 몰듯이 시호를 유도한 렌은 이윽고 다시 한 번 더 품 속에서 쿠나이 하나를 더 움켜쥐고 빠르게 날렸어. 그러자 이를 눈치 챘는지 시호가 손에 쥐고 달리던 검으로 받아 튕겨. 검을 발도 하지 않은 채 검집으로 받아 흘러 보내는 움직임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렌이 그대로 시호를 뒤 쫓으며 땅에 떨어진 쿠나이를 갈무리해. 즐거운 듯한 미소가 지어졌지.

이대로만 있으면 계획대로 흘러갈 것만 같았거든.
고지가 보일듯한 상황에 페이스를 조절해 시호를 쫓던 렌은 어디선가 맡아지는 달큰한 냄새에 홀린 듯이 고개를 돌렸어. 어라.. ? 이 냄새는... 달콤하게 졸인 간장 냄새. 유혹하듯 펄럭이는 푸른 노렌. 울상을 지으며 달리던 시호도 그 냄새를 맡았는 지 동시에 일시 정지한 것 마냥 둘은 멈춰 섰던 거야. 잠시 둘의 사이에서는 정적이 흘렀어.

" ...저기, 잠시.. 타임 선언해도 될까요? "
" ... 당고 하나만 이다? "


그렇게 갑작스레 결성된 당고 타임.
점심 때라 그런지 주린 배에서 마침 꼬르륵 소리가 둘의 사이에서 들려와.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서로를 힐끔힐끔 보길 잠시. 한마음으로 당고 집으로 들어갔지. 

" 여기 미타라시 당고 두 개요!! "
" 저는 세 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

당고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호와 렌은 나란히 당고집 앞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기대에 찬 얼굴을 똑같이 하고 있을 거 같아. 이래 봬도 사실 둘은 당고 메이트였거든. 렌이 제복을 벗는 비번 날에 마주치면 같이 당고를 먹는. 말했잖아. 그 누구보다 해이한데다가 경찰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 거기다가 세금도둑 다운 경찰. 그게 바로 진선조 1번 대 부대장. 양이 지사들 사이에서도 꽤나 이름 날린 악독하고 냉혹한 적화赤花.

실상은 비번 날에는 이렇게 양이지사일지라도 어쩌다가 친해진 사람이라면 같이 당고 먹는 사이지만.


" 왜 당고를 세 개나 주문한 거야? "
" 아, 코타로에게도 주려고요! "
" 세 개로 괜찮아? "

평소의 시호라면 3개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던 렌이 의아해져 묻자 환한 얼굴로 대답하던 시호가 금새 시무룩해져. 아직 품에 넣지 않은 열린 지갑을 툭툭 털었지. 먼지만 나오는 빈약한 지갑에 렌은 입을 다물어.

" ..요즘 자금이 조금.. 그래서 절약해야 해요. "
" ㅇ, 으응.. "

한가로이 양이지사의 자금 상태를 본의 아니게 듣게된 우리의 고위 공무원, 렌이 할 말을 잃고 말아. 아련한 얼굴로 지갑을 본 시호는 이내 품 속에 집어넣으며 입맛을 다셔. 어서 당고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의 당고거든요! 기쁜 낯으로 그리 말하는 시호를 보면서 렌은 금방이라도 내가 오늘 당고 사줄게! 하고 튀어나오려는 말을 참아야 했지. 미안, 시호쨩. 다음에 만나면 그때는 사줄게. 오늘은 좀 많이 곤란할 거 같아서. 지금도 굉장히 곤란하긴 한데..

마침 주문한 당고가 나와. 갈색 달콤한 간장 소스가 윤기를 자르르 흐르며 나온 자태에 두 사람은 절로 침을 삼켰지. 맛있는 음식 앞에서 언제까지 침만 삼킬 리가. 곧바로 잘 먹겠습니다! 하고 말하며 당고를 쥐고 먹기 시작했어. 꿀떡꿀떡 넘어가는 게 아주 그냥 꿀맛이었지. 방금 전까지 벌였던 상황을 잊은 채 당고를 음미해. 하지만 달콤한 시간도 금방 끝이 나버렸지. 꼬치만 남은 채 빈 그릇을 아쉽다는 듯 바라봐. 시호는 가까스로 인내해서 당고를 두 개나 남겨 포장했어. 

하나는 코타로.., 하나는 엘리자베스..
손에 들린 포장된 당고를 보며 아쉬워하는 시호를 보며 차마 렌은 " ..그거 과연 오늘 전달해 줄 수 있으려나.. " 하고 말할 뻔한 걸 참아야 했지. 당고도 다 먹었겠다. 배도 조금 채웠겠다. 이제 해야 하는 건..

비장한 얼굴로 두 사람이 움직여. 아까 일시 정지 했던 그 자리 그대로 돌아가 멈춰서는 거야. 그리고는 - ..

3, 2, 1..!!
각자 속으로 3초를 센 후에 다시 둘은 추격전 시작! 했어. " 으아아~!! 코타로ㅡ!! " 하고 도망치는 시호나 " 거기 서라ㅡ!! " 하고 소리치며 쫓는 렌도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노라 하면 웃기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지. 그걸 무전기로 듣고 있던 그 누군가가 너무 어이없어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지만 둘은 알 턱이 없었어.

다시금 시작된 2라운드의 추격전도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치열했을 거야. 몸이 날쎄고 가벼운 두 사람의 술래잡기(?)였으니.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파고들던 시호는 숨이 점차 턱까지 차오르는 걸 느꼈어. 코타로는 잘 도망쳤을까? 잠시 그를 걱정하던 생각은 제 옆을 스치는 쿠나이에 끊겨져. 진짜 망할 도sㅡ!! 렌 상에게 대체 뭐라고 잔소리 했길래 쿠나이까지 동원되는 건데요!!

 

근데 어째 지금.. 몰리는 건 착각인 건가..? 
우다다다 도망치기기 바쁘던 시호가 자신이 들어서려던 곳을 막아세우듯 날아오는 쿠나이의 궤적에서 문득 의문이 서리기 시작해. 그러나 그런 의문이 확신으로 변하려던 찰나,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 ..

방금 전에 먹었던 달큰한 소스가 발린 예쁜 3색의 당고가 놓인 접시가..

누가 봐도 저건 함정이잖아!! 척 봐도 저건 자신을 노리고 만든 덫이나 다름 없었어. 그런데 함정이야! 하고 알면서도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것 마냥 끝내 그쪽으로 향하는 몸이란. ㅎ, 한 개쯤은 괜찮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먹었던 당고지만 역시 너무 부족 했는 걸..! 갈등의 기로에 서있던 다람쥐는 홀린 듯이 자신을 기다리는 당고를 향해 달려갔어. 자신의 발을 묶을 줄을 보지도 못한 채 말이지. 턱, 하고 밧줄에 걸리는 발. 앞으로 휘청이는 몸. 

그걸 뒤에서 뒤쫓던 렌이 보고는 미안함과 계획에 성공했다는 성취감이 섞인 얼굴을 지어버리고 말아. 뛰어오던 속도가 느려졌지.

" 으앗..!! "

콰당 하고 밧줄에 발이 걸려 한바탕 넘어진 시호가 움찔 거렸어. 자신의 앞에 길게 그려지는 그림자 때문에.

" 드디어 잡았네. 노자토. "
" .... "
" 아쉽게도 카츠라를 눈 앞에서 놓쳐서 말이야. 너라도 체포하면 망할 놈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겠지. "

철컥, 넘어진 자신의 두 손목에 수갑을 채우며 등장한 얼굴에 시호의 얼굴에서 절망감이 엿보여. 가장 잡히기 싫었던 사람에게 이렇게 체포를 당했으니. 코타로.. 우울한 낯이 자신을 미끼로 삼았던 당고를 향해. 감히 신성한 당고로 날 낚다니 용서 못해!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을 같잖다는 듯 넘기며 살며시 제게 다가오는 그의 병아리 부대장을 바라봐. 불퉁한 시선이 렌에게 꽂혔지. 아까 다 들었습니다. 무전으로.

" 누님은 또 뭘 장단에 맞춰주는 건데요. "
" .. 헤헤, 배가 고파서 그만.. "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변명을 하는 렌을 노려보듯 응시하다가 한숨을 푹 내쉬어. 이번에도 넘어가 드리죠. 돌아가면 한 소리 들을 각오하십쇼.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소고가 좌절해 울상을 짓는 시호를 내려봐. 당고를 향해 있는 시선에 샐쭉 눈매가 올라갔지. 삐뚜름한 미소를 지은 입술이 비틀리며 심술이 담겨 있었어. 흐음..? 터벅터벅 구두 소리가 들려오고, 당고가 담긴 그릇을 든 그가 다시 돌아와. 제게 박혀오는 시선을 느끼며 보란 듯이 당고를 입에 넣는 소고였을 거야(www).

" 이 악마! 도s! 나를 고문이나 하고! "
" 아직 고문의 ㄱ 자도 안 했거든? "

뭐, 그렇게 원한다 면야.. 히죽 올라가는 입꼬리가 굉장히 불길해. 떨리는 시선으로 소고를 올려보던 시호가, 그리고 멀뚱히 바라보고 있던 렌도 이윽고 경악에 차버렸지. 저.. 저...!!

품 안에서 빨간 병, 타바스코를 꺼내 콸콸콸 당고 위에 쏟아붓는 모습에서 렌도 입을 스르륵 벌렸어. ㅅ, 소쨩. 그건 너무한 처사잖아.. 달큰한 냄새를 풍기던 당고가 시뻘개져선 위험하고 코를 아릿하게 찌르는 매운 냄새로 덮혀졌지.

 

하지만 시호의 당고 수난 시대는 끝나지 않았어.

ㄷ, 당고가.. 당고가..!!
타바스코 소스가 뚝뚝 떨어지는 더럽혀진 당고를 보며 울분에 차. 몸을 부들부들 떨며 아득바득 독기가 서린 시선이 제게 꽂혀오자 소고는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어. 괘씸한 기분에 히죽 도s틱한 미소를 그대로 서린 채 상체를 낮춰 아직 넘어져 있는 상태로 있는 시호를 괴롭히기 시작했지.

어떻게 괴롭혔냐고?
.. 타바스코 가득한 당고 그릇을 시호의 얼굴 앞에 두는 걸로. 매운 냄새가 눈과 코를 찌르며 확 다가와 시호가 몸을 비틀어.

" 자, 네가 원하는 당고. 기어서 먹어보던가. "
" 소.. 아니, 오키타 대장 님. 그건 너무.. "

고문이나 다름 없는 소고의 잔인한(?) 괴롭힘에 렌이 조금 말리고자 손을 뻗어 그를 붙잡아. 도s 스위치가 어디서 눌러진 거야.. 안쓰러운 표정으로 몸부림을 치며 울기 직전인 시호를 보는 렌의 눈빛에 그는 불만을 품어. 소쨩.., 응? 작게 들려오는 달래는 소리에 혀를 차고는 이미 벌써 눈물을 흘리는 시호의 눈 앞에 있는 그릇을 발로 차서 치울 거야. 어차피 제대로 된 고문은 빵에 가두고서 해도 되니까.

아쉬움 서린 불만이 가득 서린 낯이 금세 무심한 낯짝으로 변해. 눈이 너무 매워 울며 자신을 향해 저주를 읊는 시호를 거칠게 일으켜 세우겠지. 

" 정말 가만 안 두겠어, 오키타 소고.! "
" 네네~. 반론은 빵에 가서 하십쇼. "

울며 자신을 사납게 노려보는 시선에도 시호를 질질질 연행해 순찰차에 태우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둥그런 물체가 날아와. 너무나도 익숙한 물체에 시호와 소고의 얼굴에서 희비가 교차되었지. 젠장..! 누님, 멀어져요!! 자신의 옆에서 한 발짝 멀어져 있던 렌을 재빠르게 감싸 안고서 그곳에서 멀어지자 마자 곧바로 펑! 폭파음이 들려와.

" 코타로..! "
" 하하하!! 꽤나 신세를 지었군. 다음에 보지! 그럼 안녕然らば~"

폭탄을 던져서 시선을 분산시킨 즈라가 어느 틈엔가 수갑이 채워진 시호를 안아든 채 검지와 중지를 머리에 갖다 대며 아디오스~ 하는 손짓을 그들에게 날려. 일어난 흙 먼지에 기침 하며 입과 코를 막고 있던 렌이 그들을 바라봤지. 옆에서 자신이 다친 곳은 없는 지 걱정하던 소고가 빡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눈 앞에서 그들을 놀리듯 인사하는 손짓도, 폭발에 휘말려 망가진 순찰차도, 눈 앞에서 인질과 노리던 먹잇감도 놓치게 되었으니 분노에 차오를 수 밖에. 결국 차오르는 분노와 빡침에 욕을 내뱉고 말 것 같아.

" 망할 카츠라 - !!! " 하고서 말이야.



즈라도, 시호도 눈 앞에서 놓쳐 잔뜩 화가나 있는 소고를 렌이 한참 동안 달래고 눈치를 살살 보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고는 병아리를 괴롭혀(?) 화를 풀고는 다음 번에는 기필코 잡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더.. 

렌은 볼이 쭉쭉 잡아 늘려지고, 퉁퉁 부어오른 입술을 감싸고 울상을 지었다고. 

당고만 먹었는 걸ㅠㅠ..
그게 노자토랑 먹었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제가 곧바로 이쪽으로 유인해오라고 했더니 홀라당 중간에 길을 새요? 그새? 얌전히 입술 이리 내요.


솔직히 양이지사 쪽 뒷 이야기는 시호가 풀어주겠지^ㅁ^ 난 그렇게 믿어. 둘이 오순도순 당고 나눠 먹기나 해.

오늘도 에도는? 
우당탕탕 했다


이 일 이후 소고에게 수갑이 한 쪽 채워진 채(?) 다시 당고집으로 가서 같이 당고를 나눠먹었다고 합니다〰🍡💕 

헤비님 선물!


24.
@ 탐드 듦주 모티브로 콜라보카페 메뉴가 나온다면 뭐일지 궁금해요

매콤 가라아게💖(🐥❓)
약간.. 렌이 튀김류 중에서도 치킨인 가라아게를 좋아하다보니 콜라보 카페 메뉴 중에서 디저트가 아닌 식사류로 나온다면 감자튀김 & 가라아게로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솔직히 은혼 콜라보 메뉴들이 만만치 않은..
 
식사류로는 매콤 가라아게도 좋지만 아마 오므라이스 류로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렌의 또 다른 상징이 병아리다보니 쪼오금 잔인하긴 하지만💦 보슬보슬한 오므라이스 위에 귀엽게 병아리가 그려진 깃발이 꽂혀 있다던가··· 소고랑 세트메뉴로도 많이 나올 듯한 구성.ᐟ.ᐟ


렌이 오므라이스로 나왔으니 소고는 체리 에이드나 체리콕으로 세트 메뉴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소고가 식사류로 나오면 아마 함박 스테이크나 햄버거로 나올 거 같기도 하고. 문제는 소스가 타바스코(?)로 살짝 매콤하게 나오겠죠. 덩달아 렌은 소고처럼 세트 메뉴로 레몬 에이드💛

실은 예전에 한 번 풀어봤던 해시라서〰❤
렌의 디저트 류는 다른 쪽에서.ᐟ.ᐟ

둘의 콜라보 카페 메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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