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REN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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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 沖連 썰백업
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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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沖連_오키렌


1.
소고와 결혼을 하여 오키타 부부가 된 지 5년이면 순진하고 어벙하던 병아리조차 어느 정도 도s와 밀당을 할 수 있는 법이지.ᐟ.ᐟ

예전에는 그저 소고에게 당하는 것과는 다르게 제법 그의 마음을 뒤흔들고,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는 법도 있을 거야. 하루는 자기도 모르게 소고의 옆에 있는 리모컨을 줍기 위해 그에게 확 몸을 기울였어. 그런데 그게 마치 키스를 하듯이, 너무나도 가깝고도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까지 바짝 밀착되어버린 거야. 손에 잡히는 리모컨에 몸을 뒤로 물리려다 소고 특유의 체향이 훅 제게 끼쳐와. 살며시 고개를 들자 마주치는 붉은 적안과 살짝 놀란 기색. 본의 아니었건만 그의 다리 위로 올라가 몸을 반쯤 올라탄 묘하게 야릇한 자세, 숨결이 머리 위에 닿아 고개를 든 탓에 그를 올려보자 내려보는 적안이 동요하고 있어. 이상야릇한 그런 묘한 공기에 렌이 놀라 움찔하는데 그의 팔이 움직이는 게 보여서 후다닥 아무렇지 않은 척 소고에게서 멀어져. 그러자 일순 아주 잠시 그의 표정에 금이 가. 평정이 깨진 듯한, 아주 옅게 드러난 아쉬움과 허무한 감정이 뒤섞인 표면이 보이다가 금새 다시 페이스를 찾아. 억눌린 한숨을 내쉰 그를 힐끔 본 렌이 변명하듯이 손에 쥔 리모컨을 흔들며 웅얼거렸지. 

" 이거 때문에.. "
" 건네 달라고 하시지. "

약간 불퉁한 기색으로 소고가 중얼거렸어. 어색하게 웃어보인 렌은 눈을 깜빡였지. 갑자기 머릿속을 스친 깨달음에. 잠깐? 이거... 자신의 남편인 소고에게 들키지 않기위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 렌의 얼굴에는 소악마와 같은 장난스런 미소가 맺혔을 거야. 그리하여 시작된 밀당(?)!!

렌도 원래 워낙 장난기도 많은 편이기도 해. 그리고 거기에 누가 소고 부인 아니랄까봐 도s인 그의 뻔뻔함도 조금 닮았지. 가볍게 소고의 옆이나 뒤에 있는 뭔가를 가져갈 때, 빙 돌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일부러 그와 바짝 가까이 해서 마치 입을 맞추거나 안기듯 파고 들어. 그러자 소고도 받아주듯 반사적으로 상체를 숙여오며 허리를 끌어안아주는 데··· 나비처럼 날개를 살랑살랑거리며 그의 품에서 쏘옥 빠져나가고 말 거야. 하..? 제 품 속에서 홀라당 벗어난 자신의 병아리가 손에는 물컵을 들고 배시시 웃고있어. 소고는 바람 빠지는 헛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느꼈지. 그런데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니. 감질나게 숨결이 닿다가 멀어지는 게 약오르잖아. 금방이라도 제게 먼저 입을 맞출 듯이 굴면서도 길고 탐스러운 밤하늘의 자락을 살랑이며 멀어지길 여러 번. 이쯤되면 소고 그도 눈치 채기 어렵지도 않았어.

그의 부인이 지금 일부러 그를 애태우고 있다는 것을.
언제 이렇게 내 병아리가 자랐지? 라는 기특함 섞인 기가 차는 기분과 더불어 렌의 의도대로 애가 타는 기분에 눈을 찡그려. 그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렌은 방긋방긋 웃으며 잔뜩 그를 놀리자 보이는 반응에 만족스레 나른한 감각을 느끼고 있었지. 한가득 배가 찬 듯한 포만감에 늘어져 있다가 한 번만 더 소쨩을 놀리고 그만 해야겠다 싶은 생각을 해. 더 했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거든. 하지만 렌은 몰랐지. 이미 그의 인내심은 아슬아슬했다는 것을. 후폭풍은 예견된 거나 다름 없었다는 것을 말이야.

어딘가 조금 기분이 가라앉아 보이는 소고에게 살금살금. 무방비해보이는 널찍한 등에 매달리며 그의 앞에 있는 과자 바구니에서 가져갈 속셈이었어. 그리고는 슬쩍 빠져나가려는 생각에 그의 등 뒤에 찰싹 매달리려는 순간. 길게 움직이는 갈색 머리칼과 함께 붉은 눈을 마주해. 몸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제 발 저린 렌이 화들짝 놀라 몸을 뺐지. 놀라서 그런지 커진 밤하늘을 응시한 소고가 입꼬리를 삐뚜름하게 올려 웃었어. 이번에는 도망치지 못하게 가는 허리에 단단히 허리를 감아. 치밀하게도 렌의 손목을 잡아 제게 당기며 제 품 속에 가두며 고개를 올려 당황해하는 제 병아리 부인을 나긋하게 내려봤지. 제게 안긴 렌이 퍽 마음에 들어. 제가 안으려고 하면 홀랑 팔랑팔랑 도망가더니. 이리 제게 안겨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올려보는 시선이란. 그의 한계에 닿았던 인내심이 점차 느긋해지는  것을 느껴. 더욱 세게 렌을 끌어안고서 나지막히 속삭였지. 긴 갈색 머리칼이 흘러내려와.

" 내가 같은 수법에 또 당할 거라 생각 한 거야, 렌? "

지긋이 피하지도 못하게 시선을 옭아매는 적안 속에서 렌은 쩔쩔매고 말았어. 어쩌지? 미안하다고 털어놔? 시치미를 뚝떼? 어째서인지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과 동시에 남편인 소고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없었지. 그에게서 위험한 분위기가 낮게 깔려 풍기고 있었으니까. 

..너무 놀렸나보다..
포식자 앞의 선 먹잇감과 같은 느낌이라면 이런걸까? 예전에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렌은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했어. 후폭풍 장난 아니겠지.. 소쨩의 한계를 가늠 못한 렌이 한탄했어.

" 각오는 하시고 벌이신 일일 테고.. 어디 한 번 변명이라도 들어줘? "

아니, 그으.. 선택지를 주며 선심을 쓴다는 듯 소고가 낮게 웃어. 분위기를 조금 풀어주듯 나른하게 웃으며 바라보는 시선에 그제서야 숨통이 살짝 트여. 피하지 못하던 시선을 데구르르 굴리며 입을 벙긋 거렸지. 뭐라고 변명해? 변명해도 소쨩에겐 전부다 소용없을 거면서..! 변명해도 통하지 않을 테니까 이럴 때는 하는 수 없이 ㅡ..

" 내가 뭘? 난 그저 물건을 가지고 갔을 뿐이라고? 옆에 소쨩이 있었을 뿐이었어! "

뻔뻔하게 시치미를 뚝 떼는 거지.ᐟ.ᐟ 언제 동요했냐는 듯 새침한 눈초리로 그에게 대꾸해. 부루퉁한 얼굴이 제법 억울하다는 듯 연기를 잘했지. 소고 눈에는 병아리가 새침 떨며 시치미를 떠는 것이 훤히 보였지만 말이야. 그의 눈이 ' 이것 봐라..? ' 하는 눈빛으로 가늘어져. 흐응... 얕은 비음을 흘리며 렌을 내려보고만 있자 미세하게 제 부인이 흠칫거렸지. 픽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으며 길쭉한 손가락이 은근하게 허리를 쓸어내려. 

" 그렇단 말이죠? 하여.. "

제가 당한대로 똑같이 한다고 해도 상관없겠네요. 귓가에 파고드는 속삭임이 나긋해. 허나 숙여오는 고개짓이, 내려보는 시선 하나가, 허리를 매만지던 손이 피하지 못하게 꽉 잡아오는 것마저도···.

렌을 옴짝달싹도 못 하게 만들었지.
아, 입 맞춰지는 구나.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길들여진 것처럼. 순응하며 입술이 닿는 것을 허락하듯이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그와 입을 맞추며 숨결을 나누는 일은 셀수도 없이 익숙하였고 아직 생경하게 다가와. 그렇기에 렌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그의 숨결을, 입술의 감촉을 더듬듯 기다렸지. 그랬는데ㅡ.. 

ㅡ 왜 기다리고 있는 데도 닿지 않는 거지?
자신이 소고의 입맞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채 드는 의문에 잠긴 검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 아주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숨결이 익숙해. 특유의 체향이 자신을 감싸안으며 맡아지는 것 마저도.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림이 길어져서. 참지 못하고 천천히 눈을 떴어. 조금 당황과 조급함이 담겨 침잠한 밤하늘이 모습을 드러냈지. 가라앉은 노을의 아래에서. 샅샅이 핥듯 애가 타 의아해하는 발간 얼굴을 내려봐.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이 바라보는 갈증난 시선과는 다르게 나긋하게 여우마냥 휘어지는 눈매는 여유로웠어. 저를 갈구해오는 애탄 눈망울에도 소고의 미소가 진해지더니 작게 달싹이는 입술에 그제서야 고개를 내려. 볼을 스치는 갈색 머리칼. 가까워진 적안에 드디어. 라고 들던 생각은 도톰한 아랫입술을 깨무는 날카로운 얕은 통증에 멈춰졌지. 읏..! 고통 섞인 조그마한 비음이 새어나가. 밤하늘이 눈을 찡그리는 것을 보며 소고가 통쾌한 기분을 느끼면서 작게 새어나오는 숨결에 당장이라도 저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온통 자신을 구석구석 새기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 어깨를 밀어내려는 미약한 손짓이 느껴져. 어딜. 코웃음을 치며 그대로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짓씹고는 잡아당겼지.

말랑한 살덩이가 늘어지는 감각이 퍽 기분 좋게 느껴져 소고는 조금 더 입술로 물고 늘어졌어. 커진 밤하늘이 담긴 호수의 수면이 일렁이며 얕은 고통으로 차오르는 것을 응시해. 눈꼬리에 맺힌 눈물 방울에 그제서야 천천히 놓아주며 빨갛게 부어오른 아랫 입술 표면을 달래듯 혀로 느릿느릿 쓸어. 깨물리고 그의 입술에 물려 늘어진 아랫입술에서부터 화끈한 통증이 일어나. 그 위를 쓸어오는 말랑하고 미끈한 감촉은 야릇한 기분이 들게 하기엔 충분했지. 더없이 화르륵 달아오른 얼굴로 어버버 거리고 있자 완전히 멀어진 소고가 상큼하게 웃을 거 같아.

" 힘내서 잘 참아보십쇼, 부인ㅡ. "

당신이 그랬던 거처럼 똑같이 갚아줄테니까.
흥얼거리듯 즐거운 기색의 어조. 여우마냥 샐쭉 휘어진 눈매. 가늘게 떠진 붉은 눈이 가라앉아선 자신을 보며 웃고, 허리를 꽉 끌어안은 단단한 남편의 품 속에서 렌은 망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 울상이 절로 지어졌어. 그렇게 한동안 병아리는 여우의 유혹에 넘어갔으나 끝까지 입은 맞춰주긴 커녕, 키스도 못해서 애가 타 솜사탕을 씻은 너구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잘못했어요, 남편님..
뭘 잘못하셨다는 건지 전 모르겠네요, 부인.
8ㅁ8..💦

2.
소고는 렌이 자신을 집착하고 조금 구속하려는 걸 좋아하는 편일 거 같아. 허나 렌은 그런걸 조금 숨기는 듯 하다가도 터지는 쪽이라. 반대로 소고는 말투와 어조에서도, 렌을 끌어안는 손짓과 바라보는 시선 한 자락마저도 렌을 향한 집착과 소유욕이 들끓어서.

이걸 바로 쌍방집착이라고 하겠지.
정작 렌이는 자신이 너무 소고를 매여두고 구속하려드는 건 아닌가 싶어서 자제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오히려 싫은 소고랄까. 할 거면 제대로 하십쇼. 인 그런 쪽..ㅡ.. 겉으로 보면 소고가 일방적으로 렌의 목에 목줄을 채워 그 목줄 사슬을 쥐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보이지 않은 쪽으로는 소고가 스스로 찬 목에 목줄을 차고 그 사슬의 끝을 렌의 손에 쥐어줬을 거야. 그건 렌도 마찬가지이겠지.

소고가 채워주는 목줄을 얌전히 기껍다는 듯이 받아들였을 테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목줄을 채워 손에 쥐고 있는 격이랄까. 자신의 의지로 ··· . 조금 다른 점은 렌은 정말 남들에게도 눈에 훤히 보이는 목줄을 찼겠으나, 소고는 보이지 않는 목줄을 찼다는 점이랄까?

약간 개그(?)적인 것으로도 렌은 매번 소고에게 전용 빨간 목줄이 채워져선 울상을 짓는 게 일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보니 ···. 도S가 그렇지 뭐ㅠ ㅁㅠ💦

..목줄 산책은 그만 하고 싶어88...
왜요? 전 좋은데. 그러게 내기에서 누가 지라고 했나요? Www
젠쟝!!

3.
예전부터 아주 가끔만 언급하던 천인 au로 갑자기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소고랑 마주 보는 렌. 입술을 앙 즈려물고서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 거야.

" 소쨩은.. 내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좋다고 했었지? "
" 네. 어떤 모습이라도 누님은 누님이시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시는 저의가.. "
" 사실..., 난 병아리야!! "
" .....? "

이 병아리가 드디어 자신의 정체를 받아드렸나?
전혀 당황하지 않고 소고가 눈을 꿈뻑이며 표정 변화 하나 없었어. 그것도 모른 채 눈을 질끈 감고 사실을 토로한 렌은 반쯤 울먹이며 소고를 속였다는 죄책감에 유카타 자락을 꾸욱 손에 쥐었지. 그런데 암만 기다려도 소고에게서 말이 없어서. 이젠 내가 싫은 건가? 하는 마음에 파르르 눈을 떠서 바라 봤는 데 그는 고개를 기우뚱하며 응시해오고 있었지. 의아한 기색으로 당연한듯이 대답해.

" 병아리긴 병아리죠. 제 병아리. "
" ..? 아니아니! 그렇긴 한데 진짜 병아리라고! "

아무리 봐도 소고가 오해(?)를 한 듯 싶어 렌은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어. 내가 소쨩의 병아리긴 하지만 이건 다른 의미고! 그럼 뭐냐는 듯한 시선에 움찔한 렌이 멈칫하다 애절하고도 간절한 눈빛으로 소고를 담아.

" 소쨩이 놀랄까봐 말 못한 건데. 절대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니야. 그러니까ㅡ.. "

내 진짜 정체를 알게 되더라도. 나 미워하지 말아줘..
잔뜩 두려움이 어린 낯으로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떨궈.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한 렌이 다시금 용기를 내었지. 소고가 뭐라고 입을 열어 말하기도 전에 곧바로 - ..

펑 하고 작디 작은 소리와 함께 제 앞에 있던 인형이 사라져.

" ..누님? "

갑자기 사라진 렌의 모습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소고가 당황해. 이게 무슨..? 대체 어디에? 렌을 다급하게 부르려던 그의 귀에 조그만한 울음소리가 들려. 그것도 병아리 울음 소리가 - ..

뺙뺙..!
" ...하아? "

그 소리에 렌이 있던 자리를 상체를 숙여 바라본 그는 할 말을 잃었지. 그의 주먹 보다 작디 작은 몸. 보송보송한 노란 솜털이 막 불면 날아갈 듯이 보드라워 보였지. 날개를 파닥파닥 거리며 자신을 피력하는 듯한 움직임이 마치..

..이거 설마 누님이신가?
그의 눈 밑이 파르르 떨렸어. 작은 울음 소리를 내며 폴짝폴짝 뛰는 모습에 소고가 황망한 시선을 렌에게 던져. 그 답지 않게 평정을 잃고 포커페이스가 흐트러진 모습에 작은 병아리가 조심조심 다가와. 테이블 위에 놓인 그의 손에 눈치를 보며 몸을 부빗거렸지. ..많이 실망했겠지. 렌이 축 쳐져선 필사적으로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는 몸짓을 보였어. 나 싫어하지 말아줘, 소쨩.. 삐약삐약 우는 작은 울음소리. 그 애처롭고 어딘가 간절한 소리에 소고는 순간 나오려는 한숨을 억누르고는 손을 들었어. 조심스럽게, 허나 망설임이 언뜻 담겼던 손짓이 이윽고 보드라운 솜털 위에 내려앉아 살살 쓰다듬어. 다정함이 담긴 손길에 울컥 올라온 울음을 삼키며 렌이 한껏 몸을 길쭉한 손가락에 부비적부비적거렸지.

" ..일단, 가능하시다면 원래대로 돌아와주십쇼. 누님. "

한참을 제 병아리의 불안감을 달래주며 쓰다듬던 소고가 말했어. 그에 안정을 느끼던 렌이 물끄러미 소고를 올려보고는 작게 울고선 한 번 더 몸을 부비작거렸지. 그리고는 쫑쫑쫑 멀어져 다시 돌아가려는 찰나. 그의 손이 자신을 막는 거야. 삑? 고개를 갸웃거리며 쪼끄만한 부리로 그의 손을 콕콕 쪼아. 왜 막는 거야? 돌아와달라고 했으면서.  고개를 이리갸웃 저리갸웃거리는 움직임이 제법 사랑스러워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가. 입가에 슬쩍 미소를 지은 채 작고 보드랍고 따스한 몸을 두 손으로 조심히 들어올려.  갑자기 붕 뜨는 감각에 당황했는 지 엉덩방아를 콩 찍으며 노란 병아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지. 두 손 안에 쥐어지듯 감싸인 렌이 소고를 올려봐. 자신의 허벅지에 병아리를 올려놓은 그가 상큼하게 웃으며 입을 열.

" 자. 여기서 변해요. "
" ...삐옥? "
여기..? 소쨩 허벅지 위에서? 에?

진심으로? 고개를 꺾어야지 보이는 그의 얼굴을 목이 빠져라 올려보면서 렌이 동글동글한 눈으로 물었어. 소쨩 허벅지 위에서 변하면 이어지는 상황이 어떻게 될 지 자신보다 그가 더 잘 알면서. 그걸 노리는 것인지 산뜻한 표정으로 소고가 단호하게 대답해.

" 네. 어서요. "

...뺙..
그 단호한 대답에 망연자실한 작은 병아리가 그저 울었지. 비척비척 소고의 허벅지 위를 밟고 쫑쫑쫑 거리를 벌려. 작은 발에 닿는 감촉이 탄탄하면서도 바위처럼 단단해 그 상황 속에서도 욕망 넘치는 바보 병아리(?)는 감탄했지. 내 남편님 허벅지 짱 탄탄.. 살짝 눈치를 보며 폴짝 뛰어 보기까지. 음.., 역시 단단해. 고개를 주억거린 렌이 이내 털썩 소고의 허벅지 위에 주저 앉아. 자신의 병아리(이젠 진짜 병아리네요..)를 주시하던 소고는 아닌 척 제 허벅지 위에서 놀던 렌을 황당하다는 듯 보다 동그랗고 까만 눈이 감기고, 아까와 똑같이 작은 소리와 함께 허벅지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어. 올려놓은 건지도 모를 그의 주먹보다 작디 작던 솜털 병아리가 한순간에 커져 그가 아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살짝 붕 떴다가 내려앉는 긴 밤하늘의 머리카락과 그를 살짝 올려보는 동그랗고 별이 담긴 밤하늘의 눈. 자신이 의도한대로 허벅지에 앉아있는 렌의 허리를 도망치지 못하게 감싸안아.

" 병아리. 병아리 했더니 진짜 병아리였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었네. "

그럼 여태 예기치 못한 사고로 병아리가 되었던 것도 다 진짜 사고였던 겁니까? 아니면, 거짓말 한 겁니까? 둥근 어깨에 고개를 괴며 흥얼거리듯 속삭인 소고가 움찔하는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 허리를 감은 힘이 더욱 강해져. 피할 생각하지 말라는 그의 마음이 들리는 듯 해. 소고에게 뒤로 끌어안긴 채 렌이 눈을 데구르르 굴리다 어깨에서 힘을 추욱 빼냈지. 그래. 전부다 토로하자. 소고의 품에 완전히 폭 안기며 기대고는 입을 천천히 열어.

" ..사고도 있었고, 거짓말..한 것도 있었고.. "
" 헤에.., 그렇단 말이죠. "

히라가 겐가이의 바주카포는? 그건 진짜.. 가끔 사고에 휩쓸려서 병아리가 되었다며 혼자 돌아다녔던 일들은? 너무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변했던 거 였어..

" 마음대로 변할 수도 있지만 놀랄 때도 변하는 겁니까? "
" 으응.. 진짜 너무 깜짝 놀라거나 감정이 격해지면 조금.. "

물어보는 것마다 순순히 전부 다 부는 렌의 대답들에 소고의 눈매가 느슨히 풀릴 거야. 너무 자주 있던 일이라 약간 의아하고 수상쩍스럽긴 하더니. 앙큼하게도 이런 비밀을 제게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조금 심술이 생겨 끌어안고 있던 렌의 볼을 꾸욱 눌러서 불만을 드러내는 소고였어.

" 이 비밀. 저 말고 다른 누가 알고 있어요? "
" 아마 소쨩뿐일 거야. 긴쨩은 병아리로 변한 거 본 적이 있긴 했는데 그때 술에 잔뜩 꼴아 있어서 꿈인 줄 알고 있을 걸..? "

그런데 왜?
살그머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는 시선에 만족감이 어려. 자신에게만 유일하게 말해준 비밀. 나른하게 미소를 빼어 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해.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아 다리를 동당거리며 렌이 늘어져. 아까 불안하고 두려워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온전히 자신에게 몸을 맡기는 평소와도 같은 모습에 깊게 숨을 들이켜. 누님.. 천천히 밭은 숨을 내흘리며 렌의 귓가에 속삭일 거야.

" 제가 말했었죠. 당신이 어땠든 저는 누님을 좋아했을 거라고요. 그건 변함 없습니다. "

병아리에서 병아리가 되는 거라니. 귀여운 비밀이네요. 작게 키득키득 거리면서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노래 소리 마냥 흘러 들어와. 걱정 마십쇼.

제가 당신을 싫어할 리가 없으니까. 누님은 누님입니다.

IF, 병아리 천인au

..소쨩, 그런데 왜 자꾸 내 목을 빤히 바라보는 거야?
병아리 전용 목줄이 있을까 하고 고민 중이었습니다. 맞춤 주문이라도 넣어야 하나..
...내가 생각하는 그거 아니지?
맞을 걸요?
..동물 학대야!! 동물 학대라고 그거!!!

4.
유일하게 렌만이 자신의 애칭을 부르는 게 좋은 소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 소쨩 ] 이라고 부르면 곧바로 싸늘한 얼굴로 "오키타나 소고라고 불러요. " 하고서 칼 같이 선을 그을 것 같아. 

그 애칭은 유일하게 자신의 전부만이 부를 수 있으며, 렌만이 불러줘야 비로소 그 의미를 갖기에. 당신이 나를 부를 때에는 노래를 듣는 듯 해. 소쨩. 두음절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노래. 소에서 길게 늘려지는 목소리. 사랑스럽고도 애정이 담긴 그 소리. 나를 향한 당신의 애정이 달큰하기 짝이 없어서 들어도 들어도 도무지 질리지가 않아. 오히려 매일매일 듣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만 있지.

당신이 불러줘서야 비로소 의미가 있기에.

5.
비가 오는 날에는 조금 기분이 꿀꿀해. 그래서 그런지 텐션이 낮아지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소고가 옆에 다가와 끌어안아준다는 게 좋아.

토독토독 떨어지는 빗소리, 귓가에 들려오는 일정한 소고의 심장소리, 고른 숨소리마저도 너무나도 포근하고 다정하게 다가와서. 비가 오면 저절로 그가 떠올라. 부러 어리광을 부리며 더욱더 그 품 속에 파고들게 돼. 너른 품 안은 벗어나기 싫을 만큼 포근하고 달콤했으니까. 거기다 빗소리와 웃음이 옅게 어려 어우려진, 조근조근 들려오는 속삭임이란. 그 품 속은 세상 그 무엇보다 제게 안정하고 다정한 요람이었어. 기분 좋게 뛰는 그 위에 볼을 부빗거렸지. 어느 덧 소고의 품에 안겨 빗소리를 들을 때면 어쩐지 비가 내리는 게 그리 싫지만은 않다고 무심코 생각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비가 오면 그 축축하고 습기 찬, 몸이 가라앉는 감각이 더는 소름끼치다고 느껴지지 않았을 거야. 제게는 더없이 따스하고 포근한. 그런 애정을 주는 전부가 있기에.

하지만 매번 비가 오는 날이라고 소고와 같이 있을 수는 없었어. 오늘도 그러했지. 벚꽃이 활짝 만개하여 그와 함께 구경한 날로부터 며칠 되지 않았는데 날이 점차 흐려져.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벚꽃잎들이 아슬아슬해. 하늘을 올려보자 먹구름이 가득했어.
 
" 소쨩. 우산 안 가져갔을 텐데... "

당장 비가 올 기세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야. 비번인 날이라 카라멜과 늘어져 쉬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간이 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빗방울들이 하나 둘 씩 떨어지기 시작해. 푸릇푸릇한 녹음이 진 풀잎 위에 맺혀 또르르 굴러가는 물방울들. 그 모습을 지켜보다 조금 기분이 가라앉는 기분에 멍하니 쳐다만 보고있자 무릎 위에 올라오는 작은 무게. 냐앙 ㅡ. 울음 소리와 함께 마치 달래주듯 볼 위를 핥는 까슬한 감촉에 웃음을 터뜨렸지. 작고 따스한 온기를 끌어안고 볼을 부빗거려. 고마워, 멜쨩. 카라멜에게 작게 속삭이고는 벌떡 일어나.

" 소쨩 데리고 올게, 멜쨩. 알았지? "

현관으로 향하는 자신의 뒤를 졸졸졸 쫓아와서는 다리에 몸을 부비작거리는 카라멜의 등을 다정하게 쓰다듬어. 작게 한 번 울고는 의젓하게 현관 앞에 앉는 작은 고양이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지. 우산꽂이에서 노란 우산을 하나 꺼내들고 게다를 신어. 현관문을 열자 비가 내리는 소리가 강해져. 시원하게 쏴아ㅡ 하고 쏟아지는 소리와 세차게 그려지는 빗줄기 속에서 노란 우산을 펼쳤지. 팡 소리를 내며 활짝 펼쳐져 비를 막는 우산 아래로 한 발자국 걸어. 젖은 현관 앞에 고인 물웅덩이가 파문을 그렸지. 그럼 다녀올게, 멜쨩. 집 지키고 있어줘. 닫히는 문 너머로 답하듯 애옹거리는 울음을 뒤로 하고 우산을 쓰고서 별채 밖을 나설 거야. 비가 올 때면 저절로 떠오르는 그 품을 찾으러.

한 편, 비가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해 순찰을 멈추고 빗줄기를 피해 어느 건물 아래에 몸을 숨긴 소고야. 그의 긴 갈색 머리칼이 비에 젖어 제복에 닿았지.

" 하.. "

근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우산을 살 틈도 없이 급격하게 쏟아진 비에 한숨이 나와.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제복도 꽤나 젖어서 불쾌했지. 높게 올려묶은 머리칼이 물에 젖어 살짝 내려와. 이거야 원. 비가 빨리 그치길 빌어야하나. 세차게 땅 위로 추락하는 빗줄기를 보며 시니컬하게 웃었어. 카미야마에게 전화해서 순찰차 끌고오라고 시켜? 제복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내 잠시 고민하다 젖어 축 내려앉는 갈색 앞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러. 집에서 누님께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비는 도통 그칠 생각이 없으니.. 렌을 생각하면서 작게 혀를 차며 눈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ㅡ
누군가 제게 말을 걸어와.

" 거기 비를 피하는 잘생긴 남성분. "

ㅡ 저랑 오붓하게 같이 우산 쓰지 않으실래요?
연한 노란 색 우산 아래로 검푸른 치파오를 입고서 길게 흘러내린 검은 머리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 얼굴을 보이지 않게 비스듬히 쓴 하얀 턱선이 빗방울이 살짝 맺혀있었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것인지 살그머니 우산을 들어올려. 말갛고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는 장난기가 가득해. 밤하늘의 눈이 둥글게 휘어지며 그를 담고 있었지.

" 어때요? 여기 우산이 있는데. "
[" 소쨩이 비 맞고 있을 것 같아서 우산 가지고 왔지! 나 잘했지? "]

어느 비 오는 날 기억 속의 연노란색 유카타를 입고, 지금과 똑같이 우산을 쓰고 제게 환하게 웃던 렌의 모습과 겹쳐져. 칭찬을 바라듯 웃고 있는 얼굴. 둥글게 휘어진 눈매와 살짝 벌어진 분홍 빛 입술 사이로 보이는 고른 하얀 이. 발그레한 볼을 보며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올 것만 같았어. 나오려는 웃음을 잠시 누르며 눈을 휘며 대답할 거야. 죄송하지만 저는ㅡ

" 임자 있는 몸입니다만. "
" 앗! 귀여운 여자친구라던가 사랑스런 부인이 있으신가요? "

그의 나름 농이 담긴 단호한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일부러 손으로 입을 가리고 놀라는 척을 해.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갸웃. 네. 사랑스럽고 깜찍한 병아리 부인을 데리고 살고 있긴하죠. 조금 가증스레 연극을 펼치는 렌에게 호응하자 자연스럽게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한 쪽 볼에 손을 대고 들으라는 듯 아쉬운 한숨을 내쉬어. 검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출렁이며 나붓 꼈지.

" 이거 아쉽네요. 제 취향이었는데 그쪽. "

오른 쪽 눈꼬리 밑에 있는 눈물점이 찡긋거려. 아쉬운 말투로 툴툴거리며 뽀루튱해진 미인이 한 발짝 물러섰지. 하는 수 없네요.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춘 렌이 눈웃음을 흐드러지게 지으며 말을 이었어.

" 아쉽지만 우산을 같이 쓸 다른 사람을 찾아 볼 수 밖에. "

옆이 너무 허전해서요.
느릿느릿 몸을 돌리려는 시늉을 하는 몸짓에서는 이래도 자신을 붙잡지 않을 거냐고 물어. 이런 깜찍한  병아리 같으니라고. 속으로 고개를 저은 소고가 어딜 하는 심정에 넘어가줬지. 반쯤 돌아간 렌의 손목을 잡아 막아. 제 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에 못 이기는 척 멀어졌던 거리가 더욱 가까워져. 노란 우산 아래로 고개를 내민 소고가 삐뚜름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 우산 손잡이를 쥐고 있는 작은 손 위를 완전히 덮은 커다란 손을 힐끔 내려보던 말간 시선이 그를 올려봐. 이렇게 비가 쏟아지고 있는데 그리 가려고요? 매정하네요.

" 방금까지 임자가 있다고 했으면서. "
" 지금 보니까 내가 데리고 사는 병아리와 굉장히 닮아서. 확인 좀 해야 할 것 같은뎁쇼. "

이왕이면 가는 길도 같이 가고요. 아무래도 목적지가 같은 것 같은데. 툭, 이마를 맞대며 능구렁이마냥 태연하게 우산 아래를 파고들어와. 어느 새인가 허리까지 단단한 그의 팔에 끌어안겨 있었어. 금방이라도 입술과 숨결이 닿은 듯한 거리에 살짝 커진 눈을 내려봐. 허리가 바싹 끌어안겨져 몸이 맞닿아 얼핏 보면 완전히 그의 품에 안겨있는 것만 같아 보여. 슬며시 소고가 고개를 움직여 눈가 밑 눈물점 부근에 입을 맞추며 해온, 빗소리와 어우려진 소근거림에 그만 웃음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싫어요? 임자인 내 부인ㅡ.
그게 뭐야, 진짜. 완전 능글맞아!
뭐가요? 맞잖아. 내 임자는 렌, 너니까. 먼저 되도 않는 플러팅을 날리던 내 바보 병아리말이야.

ㅡ 뭐, 나름 실력이 예전보다 훨 늘어난 것 같지만..

6.
나만 이런거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렌보다는 소고의 한쪽 손목에 머리끈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좋아. 그 머리끈의 주인은 당근 렌이지만. 렌의 머리칼이 길다보니 소고가 머리를 묶어줄 때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제자리라는 듯 그의 손목에 머리끈이 있다는 점이 좋달까💖
 
요리 빼고는 렌 보다 소고가 더 손재주가 좋은 편이라.. 머리 묶는 것도 렌이 하는 것 보다 소고가 더 단정하고 예쁘게 묶어준다고. 분명 처음에는 엉성하고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렌이 거울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리고 소고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었는데 지금은 완벽하다고 할지도. 간단하게 머리를 올려묶는 포니테일은 렌도 스스로 잘 묶긴 하지만 평소에 귀찮기도 하고 소고가 풀어내린 머리칼을 가지고 손장난을 치며 노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서. 중요한 임무 시나 소고와 커플옷(?)을 입을 때만 높게 올려묶어. 하지만 머리카락이 굉장히 긴 탓에 뭘 먹을 때 흘러내려와서. 거추장스러워진 옆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손짓에 소고가 다가와 뒤에서 천천히 머리를 묶어줄 것 같아〰💖

그런 일이 자주 있다보니 약간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그의 손목에 렌의 머리끈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uu💕

.. 소고. 너 손목에 그 붉은 리본끈은 뭐냐?
아. 뭐긴 뭐겠어요. 보면 모르시겠어요? 눈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히지카타 상? 누님의 머리끈입니다.
' 그게 왜 네 손목에 왜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소곳이 있냐는 말이잖아, 이 자식아...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어깨 으쓱이냐고!! '

7.
소고 제복 코트가 제법 품이 넓고 엉덩이를 가리고도 내려오는 기장이라서. 가끔 렌이 소고의 제복 코트를 걸치게 되면 허벅지 반 이상은 가리지 않을까 싶어. 품도 많이 남아 헐렁헐렁. 소매에 하얀 손등이 반쯤가려져 있는 모습에 소고가 포만감 넘치는 나른한 낯을 짓고 있지 않을까uu💖 품이 넓은 옷을 좋아하는 지라 평소에 입는 제복코트도 그렇고 굉장히 품이 넓거든. 그렇다보니 소고의 제복도 탐내는 일이 많아. 몰래 소고 제복 코트를 입어보기도 하면 그걸 보게된 소고가 어이없으면서도 동시에 렌이 사랑스럽고도 하는 짓이 깜찍하기 짝이없어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지.

그런 적도 있었어.
비번이지만 괜히 소고랑 더 있고 싶어서 출근 준비 하는 소고의 와이셔츠와 제복 코트를 홀랑 입고서 시위하듯 이불 속에 파고들어 가지말라고 어리광을 부린 일이. 렌이 다시 잠든 줄 알고 벽장에서 제복을 갖춰 입으려다 준비해둔 와이셔츠와 제복 코트가 사라진 걸 발견한 소고. 옷에 발이 달린 것도 아닐 텐데 자신이 꺼내놓은 옷가지들이 사라졌으니. 의심쩍은 시선이 곧장 볼록한 이불더미를 향해. 조용히 다가가 이불을 슬쩍 들춰보자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병아리 부인이 그의 와이셔츠와 제복코트까지 주섬주섬 입고선 쿠울 잠들어있는게 아니겠어? 허탈한 웃음이 나와.
저기 보니 무슨 허물마냥 잠옷으로 입었던 유카타가 널브러져 있고, 대신 자신의 와이셔츠를 입고 있으니. 이불이 걷혀져 서늘한지 잠결에 몸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는 자신의 병아리를 내려봐. 확실히 그의 와이셔츠 품이 큰 건지 렌의 허벅지 위를 아슬하게 가리고 있어. 그의 손이 하얀 허벅지 위에 내려앉아 천천히 올라가. 살짝 말려올라간 와이셔츠 자락을 내려주고, 더욱 위로 올라가서는 새근새근 고른 숨을 내쉬는 말간 얼굴에서 멈춰섰지. 렌의 옆에 앉아 한 손으로 잠시 스치듯 볼을 부드러이 매만지며 자신의 옷에 둘러싸여 잠든 부인을 내려볼 거야. 팔을 세워 고개를 괴고는 출근할 시각은 점점 다가오는데 제 옷을 입고 잠든 부인이 조금 괘씸해 볼을 가지고 놀지 않을까? 

긴 손가락이 꾸욱 누르자 발그레한 볼이 말랑하게 눌러지고, 살짝 잡아 당겨 보면 늘리면 늘리는대로 쭈욱 볼이 늘려져 괴롭히기 좋았어. 설핏 소고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아. 나중에 제대로 한 번 자신의 와이셔츠를 입혀볼까(그것도 한 장만) 하는 생각을 할 거 야. 그의 옷을 입고 있는 렌은 제법. 아니, 사실대로 털어놓자면 아주 많이 그의 취향에 들어맞았으니까. 꽤 구미가 당겼거든. 품이 넓어 허벅지를 아슬하게 가리는 것도, 손등을 다 덮는 것도 전부 다.
 
그 무엇보다도 렌이 입고 있는 것이 그의 와이셔츠와 제복 코트라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어찼을 거야. 모로 보나 어떻게 봐도 沖田総悟, 그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옷이든, 그 옷을 걸치고 있는 작은 몸이든. 온전히, 오롯하게도 유일하게.

아무튼 결국 소고는 지각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병아리가 깨어날 때까지 볼은 물론이고, 발간 입술도 꾹꾹 누르고 잡아당기며 괴롭히면서 쭉 지켜봤을 거야. 그래서 결국에는 아침 회의에 늦어서 히지카타에게 한 소리 들었으나···.

약 오르라는 듯 무심하게 어디서 마요라가 짖나? 하는 태도를 보이고는 덤덤하게 안대를 쓴 소고였다.
 
옷은 어떻게 되었냐고?
볼이고 입술이고 괴롭힘 당한 렌이 버티지 못하고 잠에서 비몽사몽 깨어나 " 모닝 뽀뽀 해주면 줄게에 ㅡ.." 하고 혼몽한 눈을 새침하게도 뜨며 요구해 뽀뽀 대신 키스해주는 소고에게 옷들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돌아와서 잔뜩 귀여워해줄테니까 당장은 이걸로 참아주십쇼.
...ㅇㅓ? ' 뭘? 뭘 해준다고..? '(이 병아리 아직 잠이 들깼음)

8.
지금은 소고에 의해서 거의 끊었다고 할 순 있지만 간혹 안 풀리는 일에 속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한계까지 꾹꾹 참다 터져 곰방대에 불을 붙이게 돼. 처음부터 시작했을 때도 곰방대였지만 이게 여간 관리하는 게 손이 많이 가기도 해서.

담배로 잠시 방향을 틀기도 했었는데ㅡ

➪ 노아 언니

손에 담배 특유의 향이 베는 것이 영.. 싫어서 결국 다시 곰방대로 돌아왔어. 소고가 자신의 손을 가지고 놀거나 만지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소고는 렌을 끌어안거나 곁에 있을 때마다 흐끄무레하게 맡아지는 옅은 그 특유의 매캐한 향이 자꾸만 굉장히 싫어하는 누군가가 저절로 연상되어서 눈을 찌푸린단 말이야. 결국 소고의 병아리 금연시키기 계획이 실행되어 기어코 그걸 반쯤 해냈지.

허나 아직도 가끔 생각을 정리하거나 심란할 때 혼자 고요히 곰방대를 입에 물고 말거야. 소고 몰래 피우다 걸리면 어색하게 웃으며 품 속에 갈무리하는 렌이랄까. 소고가 렌이 흡연을 하는 것에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이거였어. 예전에 렌이 한창 꼴초에 가까웠을 때 히지카타와 흡연메이트(?)였거든. 서로 스스럼 없이 불을 빌려주었던 사이었던 지라. 그걸 알게된 소고의 눈이 차게 가라앉았었지. 또 한 번 다짐하게 되는 계기였어.

절대 병아리 금연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완전히는 힘들었지만 거의 끊게하는 데에는 성공했지. 그동안 소고의 주머니에는 달콤한 사탕과 초콜릿이 그득그득 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습관처럼 품 안에서 곰방대를 찾는 손짓을 발견하면 곧바로 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까 렌의 입안에 넣어줬으니까.

" 이걸로 참아요. 초콜릿도 드릴까요? "

볼록하게 한 쪽 볼을 채우는 사탕을 혀 위로 도르륵 굴리며 뚱한 표정을 지어. 반사적으로 입 안에 들어온 달콤한 구체에 조금은 충동은 가셨지만 부족한 기분에 샐죽 소고를 흘겨봤지. 그런 눈초리에도 단호한 태도로 소고가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보여. 작은 초콜릿이 그의 손 안에 놓여 있는 것을 괜히 심통을 부리듯 바라보다 " 싫으시면 말고요. " 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는 움직임에 재빠르게 초콜릿을 가져갈 거야. 싫다고는 안 했어! 불만 어린 볼멘소리를 투덜거리며 사탕을 오도독오도독 깨물어. 달콤한 체리맛에 어느 덧 충동은 사그라졌지. 그런 일이 매일(?)일어나다 보니 ··· 점차 곰방대를 찾던 손길은 멈춰지고 소고가 입 안에 넣어주는 자잘한 달콤한 간식들에 입이 맞춰져 점점 끊게 되지 않았을까?

기어코 소고의 계획이 통했다고 한다.
물론 가끔 곰방대를 피우기 때문에 반쯤 통한 거지만 그래도 나름 소고도 만족하다고.
 

아, 니코틴 부조옥..
안 돼요. 초코로 충전하십쇼. 아니면 저라도 충전하실래요? 뽀뽀라던가 키스도 해드릴 수 있는데.
....초코랑 뽀뽀 받을래.
..왜 키스는 충전 안 해요?
그건 받다가 과충전 될 것 같아(?)

9.
➪ 소고는 쌍쌍바 쪼갰는데 크기 다르면 렌한테 큰 거를 주는가?

순찰을 돌다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자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왔을 거야. 같이 나눠먹을 생각으로 렌이 좋아하는 초코맛 쌍쌍바를 사온 소고.  소고의 손에 들린 아이스바를 보며 환한 얼굴로 반겨. 렌의 옆에서 비닐포장을 뜯고서 쌍쌍바를 반으로 나누는데 ㅡ 힘조절이 균등하게 안 되었는 지 크기가 다르게 쪼개졌어. 아.. 잠시 아이스바를 내려보던 소고가 자연스럽게 크기 다른 큰 쪽을 렌의 입가에 가져가선···.

" 누님, 아ㅡ 하십쇼. "

하고 말하자 냉큼 렌이 고개를 들어 한 입 아앙 물어버릴 거 같아.
소고가 입가에 가까이 대줬다고 곧이 곧대로 한 입 베어 먹는 렌도 렌이지만, 렌이 한 입 먹자 크기가 똑같아진 아이스바를 그대로 자신의 입에 넣고 다른 한 쪽을 렌의 손에 쥐어주는 소고도 소고일 거 같아.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간접키스(?)였지. 물론 렌은 그저 소고가 아ㅡ 하라고 해서 익숙하게 입을 살며시 벌려 베어 문 거지만. 렌은 의식할 그런 게 없었어. 왜냐면 그렇게 렌을 길들인 사람이 바로 소고였으니까. 익숙하고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 어떠한 의문조차 들지 않게끔.

소고는 그렇게 렌이 자신에게 익숙하고 또 스며들게 만들었어. 그는 렌에게 전부를 주겠노라 약조 하였고, 렌도 그에게 자신의 전부를 쥐어주겠노라 약속하였지. 가랑비에 천천히 스며들 듯 서로에게 완전히 젖어든 둘이야. 소고가 주는 거라면 뭐든 기쁘게 받아들일 거야. 아, 물론 괴롭히려고 주는 타바스코 ㅡ같은 건 화를 내겠지! 그게 도s의 애정표현이지만.

아무튼!
소고가 쥐어준 아이스바를 입에 물고 야금야금 해치우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 입 안에 감돌며 시원한 초코맛에 잠시간의 휴식이 달큰하기 짝이 없을 만큼 변해. 벤츠에 앉아 발을 살짝 동당거리며 그의 어깨에 기대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할 거야. 다 먹어서 이제는 단물만이 베어든 나무 막대를 살짝살짝 짓씹으면서 ㅡ

제법 여유롭고 익숙하면서 기꺼운 둘 만의 시간이었지.

왜 막대만 아작아작 씹고 있어요. 내 병아리가 이갈이 시기인가..
아이스크림 하나 더 먹을까 싶은 아쉬움에..
여기 한 입 남았는데.
진짜?! 줄 거야?
주세요ㅡ 해보십쇼.
....나 편의점 그냥 다녀올게, 바보 소쨩.

10.
🐥오키타 렌의 외모설정

☘︎ 럭님


沖田連
머리 정돈(셀프/타인)
➪ 셀프로도 하지만 머리카락이 굉장히 긴 탓에 머리를 말리는 것에 게으름이 있어 소고가 말려주는 일이 많다고···💦

얼굴 느낌
➪ 전형적인 동양풍의 청순나른한 미인. 나른하고 청순한 느낌지만 웃으면 굉장히 사랑스러워 보여요.

피부
➪ 투명하면서도 뽀얀 편. 피부가 여리고 얇은 편이라 살짝만 붉어져도 티가 많이남.ᐟ.ᐟ 평소에도 굉장히 눈가와 볼이 발그레💖

볼 말랑 정도
➪ 沖田 : ..찹쌀떡인가?
싶을 만큼 굉장히 말랑쫀득해서 손이가요 손이가~ 매번 괜히 소고가 괴롭히는 게 아니라고. 꾸욱 누르는 것도 감촉 좋아요.

피어싱 유무
➪ 피어싱은 아니지만 두 쪽 모두 다 귀가 뚫려있어. 하지만 특이하고 독특하게도 한 짝의 붉은 테슬귀걸이만 하고 다니는 편. 차는 쪽은 기분에 따라서 끼고 다닌다고💖

립화장품
➪ 기초 스킨과 립밤이나 립글로즈정도만 바르는 편이라서 립은 커녕 화장품도 많이 없어요.

입술톤
➪ 말린 장미가 물든 듯한 입술. 아랫입술이 조금 도톰하며 입 꼬리는 살짝 올라가있는 편. 아무것도 안 발랐음에도 불그스름해보인다.

속눈썹
➪ 진하고 살짝 순하게 내려간 눈썹과 얕은 쌍꺼플을 가지고 있으며, 속눈썹도 굉장히 길고 풍성. 그래서 그런지 속눈썹이 눈에 들어가는 일이...
 

머리 너무 길어서 관리하기 힘들어..
..누님 머리도 제가 관리하고 있잖아요. 귀찮다고 머리에 수건만 돌돌 감고 이불 속에 파고들면서 무슨..

11.

🄲 우유빵 님

春의 한 자락을 담아.
総悟, 너에게 ㅡ

더보기


제 그냥 슬쩍 공개만 하고 아무말을 안 했네요💦

소고와 잠시 봄볕을 마주하며 담은 그림을 살며시 공개해봤어요. 이게 얼마만의 단독인지.. 작년 이후라고〰💕 요즘 날씨가 조금 춥다가도 따사롭고 포근하기를 반복하네요. 조금씩 천천히 제 사랑인 소고와 함께한 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활짝 만개하여 물이 올랐던 벚꽃들이 톡톡 함께 떨어지자 속삭이는 빗방울들과 함께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었어. 꽃비가 내리던 광경을 함께 우산 아래에서 지켜본 날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지. 봄을 알리던 분홍빛 꽃잎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거든.
 
길고 긴 겨울의 종막을 알리던 꽃잎들 어여뻤으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활짝 피어올라 눈을 즐겁고 화사하게 하던 것들이 며칠 되지도 않고 거의 전부 다 지고 말았으니. 그게 굉장히 안타까웠어. 우산 위로 떨어져 달라붙은 여린 분홍꽃잎들을 하나하나 떼어내며 조금 힘이 빠졌었는데. 이제 봄의 시작이라는 듯 자신들을 뽐내며 형형색색깔의 꽃들이 하나 둘 씩 피어올라 만개해. 소고와 하루 루틴으로 순찰을 돌면 길가에 빼꼼 모습을 보이며 어서 자신을 봐달라는 듯 흔들거리는 노란 민들레도, 요야하고 빼어난 색을 자랑하는 보랏빛 제비꽃도 보여. 그게 뭇내 설레게 다가왔지. 그리고 4월의 중반은 다다를 무렵, 에도는 푸르른 녹음과 봄의 색깔로 피어났어. 잠깐 여우비가 내려 흐렸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빛을 뽐내. 1번 대 대장인 소고와 그의 부대장으로서 잠시 에도 외곽 순찰을 돌다가 올려다 본 푸른 하늘은 기분을 더없이 상쾌하고 푸르게 만들었어. 소고가 운전하는 순찰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창 밖으로 4월의 장미들이 탐스럽게 피어오른 거야. 시선이 그곳에 박혀들었지. 그러자 그걸 소쨩이 눈치 챘었나봐··· 부드럽게 움직이던 차가 이윽고 점차 속도를 줄더니 멈춰서. 의아한 시선을 그에게 보냈지.

" 잠시 바람이나 쐬며 쉬었다가 갈까요? "

운전자 석에서 내린 소고가 내가 앉은 쪽의 문을 열고 손을 내밀며 살짝 미미한 웃음을 그려. 반짝이며 부서지는 햇살이 그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에 부딪혔지. 머리카락이 미풍에 흔들리며 어서 잡으라는 듯 볼을 간지럽히고 유혹해. 그 포근하고 보드라운 기분에 살그머니 손을 내밀어 맞잡아. 그의 손을 잡고 순찰차 밖으로 나서자 포근한 봄바람이 한들 거리며 인사해와. 자연스럽게 맞잡은 손은 깍지를 끼고 나란히 붉고 탐스럽게 피어오른 장미 꽃밭을 걸어. 어찌나 어여쁘던지 장미 특유의 고혹스럽고도 은은한 향이 몸을 감싸오는 것만 같았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얼굴에 걸렸어. 은은하게 향을 풍기는 장미에 코를 살포시 파묻고서 향기를 맡으며 봄을 즐기고 있자 갑자기 소고가 말해. 여기 보세요, 누님. 봄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를 응시했지. 언제 꺼냈는지 핸드폰을 들고 내게 향하며 얕은 미소를 짓는 낯에 환하게 웃고 말았을 거야. 찰칵, 하고 들려오는 셔터음 소리, 볼을 간지럽히는 미풍, 붉은 물결 사이로 살풋 미소 짓고 있는 소고가 너무나도 좋아서. 그 모든 순간을 눈에 담아. 봄의 한 폭을 담고 그에게 건냈지. 

너와 함께하는 봄이라면 영원히 다정하고 포근할 거야. 영원한 봄이 다가온 것만 같이. 언제까지나···.

사진 잘 나왔네요. 잠깐 멈춰서보길 잘한 것 같습니다.
나도 볼래! 그리고 소쨩 찍고싶어.
전 누님 찍고 싶은데요. 한 번만 더 찍죠.

12.
아직은 서로만 있는 게 좋은 소고렌. 그래서 그런지 연애하고 결혼한지 5년이나 되었음에도 둘 사이에 아이가 없다는 게. 뭐랄까 조금 더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싶다는 서로의 의견과 더불어 렌의 두려움 이 깔려있는 걸 아는 소고의 배려에 의해 시간이 지나고서 둘 사이에 2세가 생기는 게 나름 좋아. 지금은 서로에게 모든 감정과 애정이 향해서 그런가 조금은 더 단둘의 봄이라는 세상을 걷고 싶은 걸지도 몰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둘이 만든 세상이 더욱 넓어지고 여유롭고도 어딘가 넘쳐흐를듯한 그런 기분이 된다면ㅡ 새로운 봄을 맞이하지 않을까? 둘의 애정을, 사랑을 받을 작은 봄을..

언젠가 찾아올 작지만 영원한 봄을 ㅡ

13.
5년 전과 현재인 5년 후의 차이.
소고가 상체탈의 하고 있는데 렌이 들어왔다?

5년 전 원작시간대 : 꺄아ㅡ! 하고 비명 지르면서 손으로 눈 가리는 데 손가락이 벌려져 있음. 손틈사이로 소고의 단단한 상체와 복근 감상시작.

현재 : 비명이고 뭐고 빤히 바라보며 쪼르르 다가가 콕콕 찌르며 흐뭇함.

진짜 웃긴 게 소고랑 사귀고 있을 당시에는 대장인 소고랑 부대장인 렌이랑 방을 따로 쓰니까(그야 그냥 연인 사이기만 하니) 렌이 아침에 일어나 대장인 소고를 깨우거나 기다려야 한단 말이야. 그래서 그의 방 앞에서 기다리다가 아침 회의 시간이 가까워져서 ㅡ 이번에도 늦으면 시말서인데!! ㅡ 참다못해 결국 소고의 방문을 노크하고는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벌컥 문을 밀어 열어버린 거야.

" 오키타 대장님. 저희 늦었..., 으아앗ㅡ!! "

대차게 문을 열건 저쪽이면서 시선이 마주치고 자신의 모습을 본 병아리가 더욱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는 꼴에 소고는 어이가 없었어. 와이셔츠를 걸치고 단추를 채우기도 전에 열린 문에 당황한 것도 잠시 렌이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눈을 가려. 그것까진 좋았어. 작은 헤프닝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냥 상체만 보여주게 된 것뿐이었으니까. 그런데 ···

" 가릴 거면 제대로 가리시죠? 손가락 사이로 보는 거 훤히 느껴집니다만? "

어째 자신의 상체를 살그머니 훑어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져 그의 눈이 가늘어졌어. 빼꼼 작은 손가락이 벌려져선 그 사이로 까만 눈이 반짝이고 있는 걸 발견한거야. 거기다 언뜻 보이는 얼굴과 귀가 살짝 빨개진 것까지도.

이 욕망 넘치는 병아리가 정말..
그가 지적하자 잽싸게 벌린 손가락을 모아. 방금 욕망에 져버려 슬쩍 봤던, 하얀 와이셔츠 사이로 소고의 탄탄한 상체를 떠올린 렌이 아닌 척 시치미를 뗐지. 살짝 얼굴을 가린 채 입을 열어 변명해.

" ㅇ, 아니이. 오키타 대장님이 너무 늦어서 그런거잖아요.. 왜 이제야 옷을 입고 있었던 건데! "
" 얼씨구? 적반하장입니까? "

꼬옥 눈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눈썹이 성큼 올라가. 허락도 안 받고 ㅁ, 멋대로 들어온 건 미안해.. 작게 웅얼거리며 해오는 사과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어. 됐습니다. 우리가 뭐 남도 아니고. 담담히 받아주는 말에 꼼지락 손가락 사이가 벌어져. 빼꼼 보이는 밤하늘이 자신을 응시했어. 그 시선을 알면서도 괜히 놀리고 싶은 짓궂은 마음에 느긋하게 단추를 채우기 시작하겠지. 길쭉한 손가락이 단추를 잡고 천천히 느릿하게 하나 둘씩 채워나가. 훤히 보이던 그의 단단한 복근도 점점 하얀 옷자락에 숨겨지고 있는데도 어째선지 뭔가 더 기분이 야릇하게 느껴져서.. 마른침을 꼴깍 삼켜.

느긋하게 올라가는 손길을 따라 홀린 듯이 좇아온 눈이 이윽고 슬쩍 접혀져 웃고 있는 적안과 마주하고는 흠칫해.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 지 렌이 이 이상 빨개질 수 있나..? 싶을 만큼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우당탕탕 도망치듯 소고 방을 굴러나오지 않을까?

" ㄴ, 나가서 기다리고 있을 게ㅡ!! "

뒷꽁무늬 빠지게 후다닥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보다 단추를 채우던 손이 입을 막아. 한껏 웃음기가 가득 담긴 적안이 휘어지더니 이내 웃음을 크게 터뜨리겠지. 아아 정말이지 놀려먹기 좋다니까.. 길게 휘날리는 밤하늘의 자락 사이, 귀는 물론이고 목 아래까지 달아오른 걸 캐치한 소고였을거야.

그때가 그립네요. 욕망은 넘쳤지만 그래도 내 병아리가 순진했었는데.
으응? 뭐가? (흐뭇하게 웃으며 소고 복근 콕콕 찌르고 쓰다듬고 암튼 모든 욕망을 충족하던 중)
....이건 그냥 변태력과 동시에 더 뻔뻔해진 건가..

14.
번외편.ᐟ.ᐟ) 삼젯으로 만약 소고가 상체 탈의하고 있는 데 그걸 렌이 보았다면?

이웃 옆 집인 오키타 家에 초대를 받아 대문 앞에 섰어. 조금 부산스럽게 옷매무새를 다듬고 손거울로 머리도 정리 후 초인종을 눌렀지.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리며 상냥한 미소가 반겨와. 어머, 렌쨩 왔니? 다정하고 부드러운 미인. 오키타 家의 렌이 정말로 좋아하는 언니인 미츠바였어. 부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옷차림을 점검하고 거울을 본 이유는 소고도 아닌 언니인 미츠바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였지. 렌은 정말 미츠바가 너무 좋았거든. 그럴만 한게 언니라는 존재는 미츠바가 처음이었으니까. 발그레한 얼굴로 수줍게 웃어보인 렌이 몸을 살짝 꼬며 배시시 미츠바에게 인사해.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이 귀여워 미츠바가 후후 부드럽게 웃었어. 오늘도 렌쨩은 정말 귀엽구나. 어서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는 걸. 소쨩도, 나도. 들어오라는 몸짓에 렌이 고개를 끄덕였지.

" 실례하겠습니다.. "
 
작게 소근거리듯 말하며 조심스럽게 오키타 家 안으로 들어와.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오자 미츠바의 손길이 묻어난게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실 풍경이 포근했지. 한 쪽 벽면에는 오키타 남매의 사진들이 가득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어린 소고 사진이 보여 볼을 물들여. 지금과는 딴판(?)일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오늘도 또 한번 홀린 듯이 바라볼 거야. 그야 어쩔 수 없는 걸? 좋아하는 사람의 자신이 모르는 어렸을 때의 모습이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느낌만으로는 부족했으니까. 오늘도 어린 소고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담다가 미츠바의 말에 정신차려.

" 소쨩도 위에 있으니까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렴. 간식들 올려줄게, 렌쨩. "

상냥하게 미소 지은 미츠바의 손길이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와. 2층과 이어진 계단 쪽으로 살며시 이끌며 로우테일로 살짝 묶은 검은 머리칼을 어루만지고는 떼어내. 자자~ 얼른 올라가있어. 결국 미츠바가 미는 손짓에 2층으로 올라가게 되었어. 몇 번 왔다보니까 조금 익숙하게 발길을 옮겨 계단을 올라 소고의 방문 앞에 서있게 되었지. 톡톡, 잊지 않고 노크를 하고는 " 소쨩 나 왔는데 들어가도 될까? " 하고 허락을 구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는 거야. 뭐지? 오라고 했으면서.. 귀를 쫑긋 세우며 주의깊게 기다려보지만 안에서 들어오라는 말은 커녕 인기척도 들려오지 않아. 잠시 어쩌지 하고 고민하다 손잡이를 잡고 살며시 돌려. 

" 소쨩, 나 들어갈게 ··· " 하고 작게 속삭이며 들어가보자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방의 주인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지. 미츠바 언니가 소쨩 위에 있을 거라고 했는데. 잠시 화장실에 갔나? 

방 중앙에 있는 둥근 탁자 앞에 조심히 앉으며 갸웃거려. 소고의 방은 제법 넓으면서도 정말 깔끔하게 정돈 되어있었지. 탁 트인 한 쪽 벽에는 책상이, 책장에는 가지런히 이런저런 책들과 교과서가 세워져 있고, 또 다른 벽면에는 옷장이 놓여있으며, 마지막 한 쪽 벽은 침대와 창문이 있었는데, 창문이 활짝 열려선 커튼이 바람결에 살랑이고 있었어.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았지. 창문을 바라보자 마주 보고 있는 옆 집의 2층 방이 보여.

바로 자신의 집이자 사카타 家의 2층.
렌의 방이었지. 똑같이 활짝 열린 창문 너머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갈색 여우 인형과 눈이 마주쳐 작게 웃어. 소쨩 방에서 보는 내 방은 이렇게 보이는 구나.. 약간 생소한 기분이 들면서도 기분이 묘해. 조금 심장이 빠르게 뛰는 기분에 시선을 옮겨. 그러다 소고의 침대에 기대듯 놓여있는 노란 병아리 인형을 발견하고 말았지. 지난 번에 데이트를 하며 안간힘을 쓰며 간신히 뽑은 인형이었어. 그의 공간에 자신이 그의 품에 안겨주었던 게 있다는 사실이 어딘가 굉장히 설레어. 얼굴에 옅게 열이 몰리는 것을 느끼며 조심히 인형을 가져와 끌어안아. 말랑한 폭신한 감촉과 함께 소고에게서 맡아지던 섬유 유연제 향이 옅게 풍겨져.

읏.., 신경 안 쓸 줄 알았는데. 인형에 얼굴을 파묻으며 심장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해.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소고를 기다리며 품에 안은 노란 병아리 인형을 가지고 장난친 게.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문 손잡이가 움직여. 달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방으로 들어오던 소고가 멈칫해. " 뭐야, 언제 왔어? " 어딘가 조금 놀란 듯한 기색의 묻는 말에 인형에 파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올리며 대답하려던 입은ㅡ 곧이어 놀란 새된 소리를 내었지.

" 방금 왔는... 꺄아ㅡ! ㅇ, 왜 옷 벗고 있는건데?! "
" 하아? 씻고 온 사이 방에 있던 건 너라고. "

새빨개진 얼굴이 어버버 거리며 세게 인형을 끌어안아. 놀라서 커진 밤하늘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지. 젖은 갈색 머리칼 끝에서 맺힌 물방울이 뚝 떨어져 벗은 상체를 타고 흘러 내려가. 헤.. 하고 벌어진 입을 보며 소고가 한 쪽 눈썹을 치켜들었어. 눈 안 돌리고 뭐해? 뭐. 바지도 벗어줘?

" ㅁ, 미, 미쳤... "

소고의 말에 말문이 막힌 렌이 기겁한 표정을 지어. 차마 내뱉지 못한 말끝이 흐려지고 빨갛던 얼굴이 더욱더 새빨갛게 물들어선 입만 뻐끔거렸지. 당황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던 눈이 그와 시선이 마주치고선 파드득 떨며 빠르게 인형에 고개를 쳐박아. 당장 옷 입어ㅡ!!

" 네가 그렇게 소리 안 질러도 입을려고 하려던 참이거든, 바보 병아리. "

아니지, 변태 병아리인가.
변태 아니야아!! 병아리 인형에게서 뭉개진 소리침이 들려와.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빼꼼 보이는 작은 귀가 빨개. 18살의 순진한 소녀에게 방금 벌어진 장면은 굉장히 파급력이 강했어. 좋아하는 남자의 상체탈의? 눈 앞이 빙글빙글 돌며 열이 훅 올라올 수 밖에.

하지만 그건 소고도 마찬가지였지.
짓궂음 담긴 어조로 놀리긴 했지만 그건 소고 특유의 포커페이스 덕분이었는 걸. 얼굴을 박고 이는 렌의 옆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스쳐 지나가 옷장에서 옷을 꺼내는 소고의 머리칼 사이로 살짝 보이는 귀가 빨갰으니까. 한 마디로 즉, 그도 당황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바지라도 벗어줘? - 던지고 만 거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바보 병아리는 눈치 못챈 것 같지만 슬쩍 붉어진 얼굴을 가라앉히려는 시도를 해. 머리 위에 덮고 있던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쓸어내려. 차가운 물기에 빠르게 진정 되어가. 옷장을 뒤적이며 티셔츠를 찾는 소리와 자신의 인기척에 흠칫거리는 인기척이 느껴져. 상체의 물기를 마저 닦고서 티셔츠를 입은 소고가 무심한 낯으로 렌의 앞에 털썩 앉아. 움찔하고 놀란 어깨를 보고는 이제 되었다고 손을 뻗어 잡고 입을 열려는 순간 ㅡ..

" ..아빠, 나 시집 다 갔어어... "
" .... "

반쯤 울먹이는 듯한 서러운(?) 기색의 음성이 뭉개져 흘러들려와. 소고의 눈이 미적지근해졌지. 야, 이.... 그건 내가 반대로 해야하는 상황 아니냐고. 내심 억울한 기분에 소고는 헛웃음을 삼켰지. 그리고ㅡ..
 
[" 넌 내가 책임질 생각이거든, 바보 병아리? "]
 
하고 나오려던 말을 삼키며 괜히 렌이 밉상으로 보여 쏘아 볼 거야. 짜부된 노란 병아리 인형을 끌어안고 얼굴을 숨긴 렌을.
볼록하게 살짝 보이는 볼을 잡아늘렸지. 아우우!! 뭐하는 거야아! 곧바로 아우성을 지르며 반응을 보이는 자신의 병아리를 내려보며 불퉁히 노려봤어.

"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데? 몸이 보여진 건 내쪽이라고. "
" 그건..! 그렇긴 하지만.. "

아직 붉은 기로 잔뜩 물든 시선이 그를 힐끔 훔쳐봐. 그러길 몇 초 안 되어 부끄러워 데구르르 도망가는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 그래서 붙잡듯 더욱 볼을 잡아늘리며 투닥투닥거리지 않을까? 미츠바가 간식들을 가지고 올 때까지. 렌도 금방 소고의 페이스에 휘말려 아웅다웅 싸우겠지만u///u💖

오늘도 소짱과 렌쨩은 사이가 좋구나. 후후~
먼저 손 놔아! (소고 머리끄땡이 잡고 있음)
네가 먼저 손 놓지? (바보 병아리 양 볼 잡고있음)
이익..! 그럼 동시에 놓던가! 하나, 둘, 셋..!!

ㅡ 그렇게 둘은 서로 동시에 놓지도 않았다고 한다..

15.
@탐드 포켓몬AU라면 드림캐와 드림주의 파트너 포켓몬은 누구일지 궁금해요.

요즘 어쩐지 꽂혀있었는데 딱 보여서💖
소고와 렌의 파트너 포켓몬은 처음에 둘다 이브이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진화루트는 다르다고. 소고의 이브이는 불속성의 부스터로, 렌의 이브이는 악속성의 블래키로 진화했으며ㅡ 둘의 사이는 굉장히 투닥투닥거리며 싸우면서도 은근히 서로 안 떨어지려고 했답니다u///u💕 이브이때부터 자주 부딪혀서 그런가 ···.

다른 포켓몬 파트너들은 소고는 부스터를 포함하여 악타입의 여우 포켓몬 훔처우, 고스트 타입의 팬텁을 주축으로 함께 하게 되고. 렌은 블래키와 고스트 타입의 따라큐, 그리고 불타입의 병아리 닮은 포켓몬인 아차모를 데리고 다니게 되었어요.

처음에 소고와 렌이 다시 만났을 때 각자 두번째 파트너 포켓몬들인 훔처우와 아차모를 보고는 서로 ' 꼭 지 닮은거 데리고 다니네. ' 하고 생각했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 근데 정말 노린 게 아니었는데 서로 악타입, 불타입, 고스트 타입을 한 마리씩 데리고 있다는 게 어딘가 천생연분(?) 같은 거 있죠💦 아무튼 간에 서로 꼭 닮은 포켓몬들에 괜히 소고는 아차모를, 렌은 훔처우를 조금 힐끔힐끔 훔쳐보다가 살며시 괴롭히기도(이건 소고) 하고, 꼬리도 만져보기도(이건 렌이) 하는데 소고는 아차모를 울리다가 안아올려보자 따스한 온기에 왜 렌이 자신의 부스터를 끌어안고 있는 지 알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하겠지.

추운 걸 싫어하다보니 아차모를 만나기 전에는 렌이 소고의 부스터를 꼬옥 끌어안고 부비적거렸었거든. 그걸 내심 부스터가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그게 조금 자주가 아니다보니까 ··· 소고의 시선이 슬쩍 자신의 파트너를 향해. 시무룩해져선 렌을 올려보는 부스터의 꼬리가 추욱 내려가 있었어. 옆에서 렌의 블래키가 꼴 좋다는 듯 보며 고개를 젓고는 렌의 다리에 몸을 부비적거려. 겨울에는 따뜻한 불타입 포켓몬들은 물론 모든 포켓몬들을 꺼내 가까이 뭉쳐 있지 않을까? 모닥불 앞에서 은근 슬쩍 렌을 뒤에서 끌어안은 소고라던지, 작은 품 안에는 아차모와 부스터가, 옆에는 블래키와 훔처우가 몸을 둥글게 웅크려 있고, 따라큐와 팬텀은 둘의 그림자 안에 숨어있거나 할 것 같아 너무나도 평화로운 풍경이겠지.

나중에 또 기회 되면 풀고 싶다〰💗

IF. 포켓몬 트레이너였다면.ᐟ.ᐟ

16.
❥︎ 오키타 렌沖田連의 주변간단 관계도.ᐟ.ᐟ


17.

뒷계에서 갑자기 떠올라서u///u💖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데(그야 결혼한지 5년 째) 신혼 초기에는 정말 하루하루가 시끌벅적하고 우당탕탕했어. 그 중 하나가 빨래였지. 그니까 빨래를 널고 개는 일말이야. 이미 보여줄 거 다 보여주고(?), 못 볼 것도 거의 다 본 것 같고.(이것은 렌의 착각이었다.) 소고에게 숨길 건 없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직 부끄러운 것들이 있었는 걸. 자신의 속옷을 소고에게 보여지는 일들이라던가 ···. 

그런 게 렌은 부끄러웠지.
그래서 빨래를 널 때도, 갤 때도 되도록 자신의 속옷은 자신이 개고 널려고 했단 말이야. 물론 이것도 얼마 못 갔지.
 
어느 날이었을 거야.
잠시 한 눈을 팔고 신혼집인 별채로 돌아왔더니 눈여겨 봤던 어제 밖에 널어놓은 빨래들이 없는 거야. 렌의 시선이 커지더니 다급하게 발을 놀려. 우다다 방으로 곧장 달려간 몸이 문을 세게 벌컥 열어젖혔지. ㅇ, 으아아! 안 돼! 타타미 바닥에 앉은 소고의 앞에 놓인 빨래더미들에 낯빛이 하애졌다가 빨개져.

" 아. 누님 오셨습니ㅡ"
" 으아아! 슬라이딩!! "
" 까....? "

떨떠름한 시선이 빨래더미 위에 찰푸닥 엎어진 렌에게로 향해. 길게 널브러진 검은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귀가 빨개. 필사적으로 위에 있던 자신의 속옷을 몸으로 가리며 주섬주섬 숨기듯 손에 쥐어. 샤삭! 하는 재빠른 손놀림을 보며 소고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지.

" 지금 뭐하세요? 아니지. 저번부터 이 무슨.. "
" ㄴ, 내 건.. 내가 할게..! "

고개를 빼꼼 들어올린 렌이 부끄러움으로 발간 얼굴로 어이없다는 듯이 짓고 있는 소고의 낯을 보며 슬금슬금 일어나. 등 뒤로 속옷들을 감추며 시선을 피해. 뭐 때문에 이러시는 건데요? 빨래들이 이리저리 흩어진 상황에 소고가 불만 어린 토로하며 손을 움직여.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렌의 얼굴이 빨간 게 여간 수상한 게 아니잖아. ㅇ,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대답해. 집요하게 응시해오는 붉은 눈에 살금살금 뒷걸음질 치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는데 렌의 눈에 포착된 거야. 미쳐 숨기지 못한 속옷이..!! 자기 보다 큰 손이 이리저리 흐트러진 수건들을 모아. 그 아래 깔려 있어 미쳐 보지 못했던 보드라운 색깔의 작은 천을 보며 까만 눈이 잘게 떨렸지. 당장 저걸..! 렌이 곧바로 회수하려고 했으나 한 발 늦었어. 자신의 속옷을 먼저 잡아 들어올리는 손. 그리고 달려가다 발을 헛디뎌 다시 그 위에 엎어진 자신.

" 잠, 으앗! "

철푸덕. 소리와 함께 자신의 허벅지 위에 엎어진 렌과 그의 손에 들린 속옷. 넘어진 탓에 아까 빠르게 숨기던 게 무엇이었는 지 알 수 밖에 없었지. 렌이 넘어지면서 뒤에 숨기고 있던 속옷들이 타타미 바닥에 흩어졌거든.

잠시 둘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어.

" ..하아ㅡ.. "

머리 위로 낮은 한숨이 들려와 렌은 고개를 들지 못했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 속으로는 연신 비명을 지르면서 말이야. 자신의 다리 위에 엎어져 얼굴을 가리고 있는 렌을 내려보다 소고가 고갤 저어. 멈췄던 손이 움직여 그의 손에 비해 작은 속옷을 가지런히 개기 시작했지. 이어지는 정막에 참지 못한 병아리가 울먹이며 웅얼거릴 거 같아

" 뭐라고 말이라도 조금 해줘어... "

..뭘요? 이 속옷이 엊그제 제가 직접 벗겨드린 누님의 속옷이라는 걸? 
그런 말들은 말고ㅡ!!

18.
⭐ 식당이나 매장 같은 데 갔는데 175cm 이상 머리 조심! 문구 본 소고와 렌의 반응.ᐟ.ᐟ

진짜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게 뭐냐면.
5년 후가 아닌 원작 기준의 둘은 175cm가 안 됩니다(ㅋㅋㅋㅋㅋ) 

렌은 162cm, 소고는 170cm(沖田 : 망할..)로 만약 회식으로 인하여 식당을 갔는 데 ···
다른 대원들이나 대장들은 거의 대부분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겠지. 하지만 소고는 멈칫하고서 머리 위에 있는 주의 문구를 한참동안 노려볼 거야. 웃긴 건 옆에 있던 렌도 소고의 시선을 따라 갔다가 같이 노려볼 거 같아. 그러는 와중에 옆을 스윽 지나가던 히지카타가 머리를 숙이고 지나가니.

그걸 보고서 괜히 심술이 난 오키타 부부. 히지카타에게 시비를 걸고 노려보고 말겠지.

" 거 참. 히지카타 상? 키 커서 좋겠습니다? "
" ..그 껄렁한 말투는 뭐냐. 소고.. "
" 나보다 키 큰 사람 다 죽어.. "
" 너까지 그런 껄렁한 표정 지으며 말하지 말라고 렌..!! "
" ...누님, 그건 저도 해당되잖아요.. "
 
반 쯤 죽은 눈으로 히지카타를 매도(?)하던 렌이 소고의 말에 뚱해져. 소쨩, 너도 가끔씩 나보다 키 크다고 놀리잖아.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툴툴 거리 듯 고민하다 봐주겠다는 듯이 말하겠지.

" ... 소쨩만 빼줄게. "
" 얼씨구? "

새침한 눈초리로 소고를 흘겨보는 렌과 그제야 피식 웃는 소고가 히지카타는 눈 꼴시려웠지. 얘네들이랑 떨어져야지. 하여간 죽이 척척 맞는 게 여간 얄미워. 고개를 저으며 같이 있기 싫다는 듯 먼저 들어가는 그를 보면서 소고와 렌이 서로 시선을 나눌 거야.

잠시 뒤, 안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는 히지카타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는 그런 이야기가..


웃기지만 렌에게 슬픈 건 5년 후인 현재. 자신의 키는 그대로인데(단 1cm도 자라지 못함..) 소고는 쑥쑥 커서 180cm 넘게 된 거야. 뽀뽀하려면 발꿈치 세우거나 소고가 킥킥 웃으며 상체를 숙여줘야 겨우 할 수  있게 되어서. 소고를 올려볼 때마다 아주 가끔 괜히 서글퍼져. 은혼 여캐들이 대부분 키가 큰 편인데다 이젠 카구라조차 자신의 키를 넘은 거지. 자신만 그대로이니. 회식으로 자주 왔던 가게에 들어서면 여전히 있는 [ 175cm 이상 머리 조심! ] 문구가 눈에 보여. 뚱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옆에서 같이 들어온 소고가 고개를 숙이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더욱 뚱해지지 않을까?

그걸 보게된 소고가 웃음을 크게 터트리고 말겠지만.

여전히 혼자 땅꼬마네요.
누가 땅꼬마라는 거야?! 그정도까지 작진 않거든? 소쨩이 큰 거야!
어라? 안 보이는 데 누가 삐약거리나~
이익..!!

19.
If, 삼젯au
전생에서 이어진 인연.


갑자기 떠올랐는데 넘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


20.
예전에 봤던 카피페?가 떠올라서. 분명 자기가 이 방에 흘렸던 것 같은 돈이 안 보여서 마침 근처에 있던 소고를 부른 히지카타 ···.

" 어이, 소고. 혹시 이 부근에서 이천엔 못 봤냐? "
" 아. 그거요? 굴러다녀서 제가 썼었는데요? "
" 뭐?! 굴러다니면 다 네 꺼냐?! "
" 네. 저기도 굴러 다니잖아요. 제 거. "

소고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병아리가 데굴데굴 굴러 다니고 있어 한순간에 어이가 상실하는 것을 느낀 히지카타였다. 렌, 넌 왜 굴러다니고 있어.. 렌이 굴러다니고 있던 이유는 ···.

지나가다 돈을 주운 소고가 대충 주위를 둘러보더니 히지카타의 집무실 근처인 걸 알고선 히지카타 돈이면 땡큐지(?)하는 마음에 누가 흘리고 갔나? 하고 고개를 갸웃 거리는 렌에게 어차피 주웠으니 제가 임자입니다. 그런 이야기가 이어져서 라고. 주웠으니 소쨩이 임자? 그럼 굴러 다녀도? 라는 장난기 어린 바보같은 생각이 이어져 그대로 진선조 복도를 데굴데굴 굴려다닌 병아리였다. 그리고 그걸 때마침 돈 찾으러온 히지카타가 소고의 손짓에 보고 할 말을 잃었.. 렌은 그냥 소고가 당황해 하는 게 보고싶었던 이야기. 슬프게도 소고는 킥킥 웃었지만..

제 병아리가 한 엉뚱하긴 하죠.
렌이 엉뚱하긴 하지만 이것도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소고를 당황하게 만들 요량으로 시도 한 건데 하필 히지카타 상이 왔으니. 보란 듯이 데굴데굴 구르고 있던 병아리. 조용해진 기분에 살그머니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자 자신을 보며 어이가 상실해선 이마를 감싸고 있는 히지카타를 발견. 그대로 얼음이 되어선 굳어있다가 키득키득 상큼하게 웃고 있는 소고의 얼굴에 화르륵 얼굴이 불타올라 버리겠지. 새빨개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선 우당탕탕 병아리 뒤꽁무니 빠지게 도망가고 말 거야. 그 모습을 소고는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다 -

" 제 거가 도망가고 있으니 잡으러 가야겠네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 하고 태연하게 건네며 느긋하게 걸어가지 않을까? 

굴러다니던 자신의 것을 되찾으러.

굴러다니면 뭐, 제 거죠. 저기 굴러다니는 바보 병아리도.

21.
소고는 자신을 한가득 담은 밤하늘의 눈도 좋아하지만, 간혹 예프게 만개한 보름달을 머금고 흐드러지는 눈도 좋아할 것 같아. 그리고는 자신을 담으며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수줍으면서도 환히 웃는 낯도. 그 탓에 벚꽃이 활짝 피어난 밤, 둘은 자주 산책 나가겠지.

밤벚꽃을 함께.

22.
💖 감기걸려서 손으로 입가리면서 키스하지 말라고 하는 렌과 그걸 보는 소고의 반응은?

건강하다 못해 통통 튀어나니며 소고와 사고를 치는 일이 많은 렌이지만 아프지 않을 순 없었어. 모두에게 공평하기 짝이 없는 감기. 렌도 피할 순 없었지. (沖田 : 바보는 감기 안 걸린다고 하던데··· .) 에도에 유행처럼 감기가 도진 거야. 그럴만 한게 봄이라고는 하지만 최근에 비가 오고 날이 흐리며 바람도 찬기운을 품고 있어 기온차가 심했지.

그건 렌에게 조금 심하게 다가왔어. 겨울이 지났겠다 포근한 봄날씨를 생각하곤 겨울에 입던 후드와 긴 제복 바지들을 집어 넣은 거야. 봄•여름 제복인 반바지로 돌아온 병아리. 그렇게 아침 순찰과 밤순찰로 인해 덜컥 감기에 걸리고 말았지. 아침에 일어나는 평소보다 뭔가 몸이 한없이 가라앉듯 무거워.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 힘들긴 하지만 오늘따라 그게 심한 거야. 머릿속 한 구석이 멍하기만 하고, 숨을 내쉬는 게 조금 힘들어.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면 열기 어린 숨이 내쉬어지는 게 렌은 정상이 아니라는 걸 멍하니 생각했지. 아.., 감기 기운인가 보다···. 무거운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앉아만 있자 소고가 다가와. 

" 아직도 잠 안 깨시는 거.., 누님? "

자신이 다가가자 고개를 들어올려 바라보는 밤하늘이 흐리기만 해. 몽롱하게 응시해오는 시선에 소고는 심각해진 낯으로 렌의 앞에 앉았지. 커다란 손이 흐트러진 앞머리카락을 들추며 이마를 덮어. 살짝 높은 따끈한 체온이 느껴져 소고가 미간을 찡그렸지. 감기 기운 있나보네요. 그러게 아직 동복은 집어넣지 말라니까. 자신의 체온보다 낮은 소고의 손에 눈을 깜빡이던 렌이 그의 손목을 잡아 내려. 시원한 체온이 좋아 볼을 부비적거려.

" 괜찮아요? 오늘은 쉬는 건··· "
" 으응..괜찮아. 이따가 약만 먹으면 될 거야. "

얌전히 자신의 손을 내어주고서 살살 다정한 손길로 렌의 머리카락들을 정리하고 넘겨줘. 천천히 뜨끈한 한숨을 내쉰 렌이 소고의 말에 고개를 젓고는 몸을 기우뚱 그의 어깨에 기대겠지. 잠시만 이렇게 있다가 일어날래. 제게 기대오는 렌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편한 자세로 작은 몸을 안아드는 소고일 거야. 아직 잠옷을 입고 있어 얇은 천 너머로 따끈한 몸이 느껴져. 평소에도 소고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편이긴 하지만 아프다는 생각에 괜히 더욱 그에게 안겨 들어. 핑계를 대며 그의 목덜미에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비비적 거리기 시작해. 말랑하고 따끈한 감촉이 뭉개지며 제 게 찰싹 달라붙어 어리광을 피는 렌이 퍽 기꺼운 소고였어. 내쉬어지는 노곤한 숨결에서는 열기가 머금어져 있었지.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나 이리저리 흐트러지고 부스스한 긴 검은 머리칼을 쓸어내려. 길게 잘 빠진 손가락 사이를 스치며 매끄럽게 내려와. 소고가 머리를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렌이 풀린 미소를 작게 지었어. 조금만 더 이렇게 있고 싶다.. 몰랑몰랑 옅은 열기로 녹은 정신이 웅얼거려.

" 그럴까요? 오늘은 좀 늦장을 부려보죠. "

목언저리에 닿는 간질간질한 숨결과 웅얼거림에 소고가 대답해줘. 제 품에서 꼼지락거리는 작은 움직임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속상해. 맞닿는 체온이 점점 뜨거워지는 기분이었으니까. 제게서 완전히 기대듯 안겨 편안 자세를 취한 렌을 감싸 안으며 고개를 숙여 둥근 이마에 입맞춘 그가 속삭였지. 식은땀으로 젖은 살결이 애달퍼.

" 아프지 마요, 누님. 이게 뭡니까. 사람 속상하게···. "

그의 손바닥에서 빠져나가 속을 썩이며 사고를 치지만 소고는 활발히 통통 튀어다니는 렌이 더 좋았어. 그의 품에서 이렇게 아파서 힘없이 흐느적거리며 뜨거운 숨을 색색 내쉬는 것 보다는. 밝게 미소 짓고. 그를 담아서 환하게 웃고, 또는 울며 다채로운 감정의 빛을 띄는 렌이 더 사랑스러웠으니까. 닿은 젖은 이마로 마치 열기가 전달되듯 뜨거워진 입술을 문질러. 자신의 걱정에 렌이 어질어질한 머리속을 다잡듯 앓는 소리를 미약하게 내며 숨을 몰아쉬어. 금방 나을 거니까아.. 너무 걱정하지 마. 작게 흩어지듯 들려오는 소리가 가냘퍼서. 순간 덜컥 심장이 내려앉아. 누군가가 떠올라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입술을 짓씹었지. 괜한 불안감을 내리 눌러.

그는, 沖田 総悟는 렌이 아프다는 것에 예민할 수 밖에 없었어. 소중했던 사람을, 아프던 누이를 잃었던 탓에. 이제 아무것도 없는 제게 남은 건 자신의 전부 뿐.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렌만이 유일하게 남았기에.

데자뷰와 같은 불안감을 휘휘 흐트리며 이마에 맞대고 있던 입술을 떼어내. 괜한 조바심을 없애려 열이 오른 자신보다 체온이 낮아 시원한 제 목에다 얼굴을 부비저거리는 렌의 고개를 들게 해. 커다란 손에 다 덮혀질 듯한 작은 얼굴. 한 쪽 볼을 사선으로 쓸어내리다 감싸 올려. 자신을 올려보는 흐린 밤을 내려보며 입을 열었지.

" 감기를 빠르게 나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 걸 써볼까 해요. "

그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약간 뒤늦게 알아듣는 지 눈이 느릿하게 깜빡여. 어떤 방법..? 옅은 미열 오른 목소리가 묻자 소고는 부러 눈을 휘었어. 렌이 불안하지 않게. 그에 홀린 듯 멍하니 올려보는 시선을 마주 사로잡아. 천천히 고개를 숙였지. 살짝 땀에 젖은 검은 머리칼과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이 스치며 섞여. 코 끝이 닿고 뜨거운 숨결이 불어오는 거리. 렌은 뒤늦게서야 그가 말한 방법이 뭔지 눈치챘어. 그리고는 소고의 어깨를 밀어내며 곧바로 두 손으로 입을 가렸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움직임. 안 돼. 그러면. 순한 눈썹이 추욱 내려가며 자신을 바라봐. 안 된다는 미약한 의지가 전해져. 입을 막을 손 너머로 웅얼거리는 뭉개진 말이 들려와.

" 키스는 안 돼.. 소쨩 옮는 단 말이야.. "
" 원래 감기는 옮으면 낫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손 내려줘요, 누님. "

네? 입을 막고 있는 손목을 감싸 쥐며 소고가 속삭였지. 어딘가 살짝 애원과도 같은 그 속삭임에 렌의 눈이 흔들려. 안 되는 데... 손목을 감싼 손이 시원하게 느껴지면서 일렁일렁 거리며 흔들려. 그에게 비록 감기 기운이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정말로 감기가 옮아 소고가 아프기라도 한다면.. 분명 자신은 울상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할게 뻔했어. 안된다고 그에게 다시금 작게 속삭이며 손을 빼내려는 시도를 해. 하지만 놓아주지 않는 손길.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힘에 렌은 잔뜩 열이 올라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어. 안 된다니까.. 자신의 걱정 어린 마음도 몰라주는 소고가 야속하기 짝이 없었지. 조금씩 더 열이 올라가는 지 시야가 약간 흐릿해. 가쁜 숨을 내쉬며 그의 품에서 내려오려고 움직여봤으나 단단한 몸이 되려 더욱 바짝 붙어. 빤히 내려보는 시선 속에서 자신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지.

" 네? 누님.. 이렇게 당신이 아픈 모습은 싫어요. "
" 나도.. 똑같다구.. 소쨩이 정말 감기가 옮으면.. "
" 걱정 마시죠. 전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

피식 웃으며 약조를 하듯 떨어졌던 고개를 맞대어와. 허락을 구하는 붉은 눈과 갈망으로 흔들리는 검은 눈이 마주쳐. 읏.. 천천히, 피하려고 하면 피할 수 있을 속도로 고개를 숙이고 거리를 좁히던 소고는 이윽고 흐렸던 밤하늘이 감춰지는 모습에 짙은 웃음을 머금었지. 눈이 감긴 얼굴을 보며 잡고 있던 손목을 내려. 고개를 살며시 비틀며 뜨거워진 입술을 삼켜. 렌의 걱정을 덜어내듯 한 번, 두 번 가볍게 입을 맞추다 참을 수 없는 열기에 한숨을 토해내는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으응.. 얕게 앓는 소리를 뭉개지고, 질척하게 얽혀오는 살덩이에 렌이 바르작거렸지. 손목을 잡고 있던 소고의 손은 분명 시원했는 데 점차 자신과 같은 열기로 변해. 약한 곳을 구석구석 훑고 쓸어오는 감각에 몽롱한 정신 속에서도 자신을 새기듯 생생했지.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나가 렌은 점점 숨이 가빠지는 걸 느낄 거야. 감긴 속눈썹에 파르르 떨리는 걸 눈에 담으며 소고는 고개를 이리저리 비틀며 렌을 집어삼키지 않을까- .

뜨거워진 숨결도, 자신으로 인해 흘러나오는 신음도, 제게 안겨 매달려오는 작은 몸도, 숨이 차올라 바들바들 떨리는 손길로 붙잡아오는 손도. 그리고 잔뜩 흐려져 몽롱한 밤하늘까지도. 렌의 전부를 말이야.

콜록..아, 조금 멍하네요.
거봐! 내가 키스는 하지 말자고 했잖아..! 많이 아파?
아프진 않은데 조금 멍할 뿐입니다. 어제 너무 누님을 몰아붙였나..
숨 넘어갈 뻔하긴 했었어. 감기 안 옮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고!
됐습니다. 금방 나아요.
...
키스할 생각 마십쇼. 다 나으면 해줘요.

약간 과거의 일 때문에 소고는 아파도 자신이 아픈 쪽이 더 나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할 거야. 아픈 누이가 있었던 과거로 인해 렌의 건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민감한 소고지. 그래서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렌이 가끔 불만스럽긴 하지만 소고가 왜 이렇게 구는 지 알아서 받아들일 거야.


23.
사소한(?) 소고렌TMI.

🐥왈라비 님

렌은 현재 결혼했을 때보다 연애 당시 소고에 의해 목줄을 더 많이 차봤다. 지금은 그래도 소고가 자제하며 봐주는 편이라고(?)

이런 것도 풀어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병아리 전용 빨간 목줄은 소고가 신경 써서 주문 제작한 목줄로서 안 쪽 마감은 보드라운 털이나 가죽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국은 거의 나지 않아요. 거기다 작고 귀여운 방울이 딸랑딸랑 소리가 나기도( 連 : 이런 옵션 필요없어.. ) 물론 방울을 추가한 것에 주인인 도S 소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는 말도.. 간혹가다가 렌을 보면 목걸이와 이어진 목줄이 끈으로 되어있을 때도 있고, 사슬로 되어 있을 때가 있는데 그건 병아리 전용 목줄(?)이 두 개나 있기 때문이다. 끈으로 되어있는 건 좀 가볍게 산책용( 連 : 엉엉 그때 가위를 냈어야 했는데ㅠㅁㅠ! )이며, 사슬로 된 거는 ···.

..병아리가 도망치는 걸 방지 & 잡아올 때 쓴다고 한다. 끈으로 된 건 렌이 몇 번 검으로 베고 튄 적이 있어서ㅡ..

5년 후인 현재도 목줄 차냐고 묻는 다면.. 
노코멘트로 대답해드리죠.

24.
🐥드림주가 드림캐의 몸에 이름을 적을 수 있다면 어디에?
 
렌은 굉장히 소고에 한해서 욕심쟁이고 소유욕도 강한 편이라서 소고의 몸에 이름을 적을수 있다면 정말 대놓고 보란 듯이 자기 거라고 이름을 적어요.


어디다가?
소고의 얼굴에다가···. 이런 식으로💖

예전에 장난식으로 썼던 건데 이렇게 다시 꺼내게 될 줄이야. 아무튼! 문제는 이름을 적는 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沖田: 전 허락한 적 없는 뎁쇼?) 소고가 낮잠을 자는 사이 몰래 유성 매직으로 볼에 자기 이름 적고 소유욕을 은근히 드러내는 거라. 

소고 입장에서 장난기 섞인 귀여운 애교 수준.ᐟ
소고 볼이든 이마든 잘 보이는 곳이라면 이름을 적는 장난을 가끔 치는 렌이라고. 만약 소고도 렌의 몸에 자신의 이름을 적을 수 있다면 그도 소유욕이 굉장히 강해서. 잘 보이는 곳에 쓸 것 같지만 그건 아마 반 장난이 섞여 얼굴이나 이마에 쓸 것 같아요. 장난이 섞이지 않고 진심으로 쓴다면···.
 
오직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곳에 새기지 않을까 싶고.. 아슬아슬한 발언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옷을 벗어야만 보일 듯한 그런 곳에 적거나 새길 것 같아요. 골반 위, 가슴, 허벅지 가장 안 쪽이라던가.. 오로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그런 곳에 말이죠. 소고는 렌 보다 더한 욕심쟁이여서 그 누구도 아닌 유일하게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곳에다가 렌의 몸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을 것 같다고💦💖

흐음.., 아니면 목 뒤도 나쁘지 않을지도.
거기는 왜?
누님의 목 뒤에 입 맞추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머리카락을 들추면 제 이름이 보이는 게 제법 기분 좋을 것 같고 거기다가···
또 있어?
누님이 제 이름으로 된 목줄을 찬 기분이 들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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