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REN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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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 沖連 썰백업
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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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沖連_오키렌


1.

#드림페어_머리색_차이


컬파부터 소고렌은 이미 완벽한..
갈흑은 예로부터 유구한 조합이었죠.
순정만화의 🤎🖤

ꨄ︎ 나오 님, 기몽 님

순정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소고는 순정만화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서브 남주st의 미소년인지라. 렌은 그 순정만화의 우당탕탕 히로인을 맡고 있습니다❤︎ 물론 클리셰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운명(소고)을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다는 게 좋아요.ᐟ.ᐟ 또, 순정만화하면 생각나는 또다른 색조합이 더 있죠. 

바로 🖤❤️조합!
이것마저 소고렌에게 해당되어서. 소고의 붉은 눈과 렌의 검은 눈. 정말 의도치 않았지만 두 사람의 눈색 조합도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ㅜㅁㅠ💖 붉은 노을과 밤하늘. 서로의 눈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하늘과 닮았다는 것마저도.

소고렌의 색조합💖

2.

렌도 소고를 뒤에서 끌어안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건 소고도 마찬가지야. 5년이 지난 지금은 소고가 렌보다 훨씬 커져서 뒤에서 그가 끌어안으면 키도 작고, 체구도 작은 렌은 그에게 가려져 뒤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지.

그의 품 안에 쏘옥 안겨진 렌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면 소고가 둥근 어깨에 고개를 괴듯 기대면서 살짝 기울여 시선을 맞추는데. 이게 굉장히 묘하면서 자세가 아슬하? 그런 밀착한 상태라 렌의 볼이 서서히 발그레 해질 거야. 소고의 붉은 눈이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며 더욱 고개를 기대 시선을 옭아매. 허리와 골발을 끌어안은 팔이 단단해서. 렌은 빨개진 채로 갇혀있겠지. 조금만 더 가까이 했다가는.. 

닿을 거리. 

스치는 숨결마저도 열기를 피어오르기 충분해. 시선을 슬쩍 비끼며 몸을 감싼 팔을 놓아달라는 듯 그 위를 두드려. 그럼에도 되려 단단해지는 구속과도 같은 팔. 온전히 가둬진 품 속에서 바르작거려보지만 놓아주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어보아.

" 그으, 너무 가까운데.. "
" 흐음.. 입 맞춰 주신다면 풀어드릴게요. "

약간 떨리는 음성에 고민하는 기색을 띄우던 그가 즐겁다는 듯 싱긋 웃어. 뻔뻔한 요구가 흘러나와 렌의 눈초리가 절로 가늘어져. 지긋이 시선을 맞추고 있기만 한지 몇 초가 흘렀을까. 능글맞은 그에게 패배를 시인해.

" 약았어.. "

발그름한 입술이 살짝 삐죽 나오며 작게 투덜거려. 그 투덜거림을 들었으면서도 어서 하라는 듯 변함없이 웃고있는 낯을 하고 있는 소고를 흘겨봐. 그를 피해 약간 빼고 있던 고개가 움직였어. 허리에 감긴 팔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며, 눈을 살포시 감은 렌이 입을 맞춰. 조금 거친듯 하면서도 말랑한 열기 오른 입술이 닿아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 그에게 뒤로 안겨져 있던 몸이 그 품 속에 안기듯 반쯤 돌아갔지. 으응.. 뭉개지듯 문질러지는 감각이 야릇하기 짝이 없어 얕은 비음이 새어. 눈가가 조금 발그스름해지는 것을 바라본 적안이 만족스런 빛을 띠웠지. 허리에 감겨 있던 커다란 손이 여린 등 위로 올라와. 제게 바짝 밀착해 안으며 고개를 내빼지 못하도록 다른 손이 렌의 뒷 머리를 제 쪽으로 감싸 눌러. 제게 입을 맞춰오는 부인을 빤히 바라보던 눈이 이윽고 설핏 미소를 지으며 감길 거야. 작은 몸을 제 안에 가두면서 끝없이 서로를 탐하고 말겠지.

입 맞춰준다면 놓아준다고 했잖아!
그래서 이렇게 안겨있는 게 싫으신 겁니까?
ㅅ, 싫다는 건 아니지만..
그럼 조금만 더 이렇게 있어주십쇼. 한 번 더 입 맞춰주신다면 더 좋겠지만..
윽..여우야. 완전 여우라고..

3.


뭐랄까.
진선조 1번 대는 돌격대라 그 1번 대 대장인 소고와 그의 옆에서 부대장인 렌이 선두에 서는 편이다 보니까. 달려오는 적진 한 가운데를 돌진하며 파고들어 진영을 무너뜨리는 데 큰 기여를 하는 동시에 선두에서 길을 열고 뒤처리는 대원들에게 맡기기도 하는데. 그 뒤처리를. 소고의 등을 지키는 일은 주로 렌이 하지 않을까? 그의 옆에서 같이 싸우다가도 등을 맡대고. 그의 부대장으로서 앞장서 적들을 베어 넘기는 소고의 등을, 그에게 달려드는 검들을 쳐내고 사지를 갈라 베어버리는 건 아마 렌일 거야. 그렇기에 소고의 검은 망설임이 없겠지.

현재는 렌이 쌓아온 경험도, 누비던 전장의 수도 많다보니 진심으로 소고와 검을 맞댄다면 소고가 지겠지. 허나 그렇게 강한 렌이 부대장으로서. 자신의 대장인 소고의 등을 지킨다는 게 좋아. 침착하게 싸하게 가라앉은 냉정한 눈으로 적진을 살피며 검을 움켜쥐고 소고와 함께 싸운다는 것이.

그리고 현재는 렌이 더 강하지만. 
5년 후에는 소고가 렌보다 강해지지 않을까?

더 여유롭고, 더 경험이 쌓인 날렵한 검술. 주변을 살피며 냉혹하게 다가서는 상황판단 등. 힘은 현재도 렌이 소고에 비해 밀리다 보니 쾌검快劍을 위주로 상대하니까. 5년 후는 소고가 더욱더 강해지겠지. 힘이 실린 공격, 매섭게 찌르는 검끝, 견고하게 막어서며 되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지금도 천재 검사라는 수식어를 달고있는데 5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고서 더욱 완성된 소고는 정말 강할 거야. 그건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렌도 그런 소고에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강해져 변함없이 그와 등을 맞대고 있을 거라는 게 좋아.

서로가 유일한 반려이자 등을 맡기며 함께 나아가는. 그런 관계가.

등을 맞대며 검 끝은 ㅡ

4.


원래 현대au로 렌도 소고를 따라 경찰 또는 형사가 되었다가 노래 부르고 하는 걸 좋아해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하는 거였는데. 그거 말고도 렌은 경호원이 되는 것도 멋질 것 같아. 착 달라붙어 활동성 좋은 정장입고 긴 검은 머리칼을 높게 올려묶은 렌. 귀에는 이어마이크가..〰❤

제대로 확정한 건 없는데. 여러 직업을 떠올려봤던 지라. 저거 말고도 은혼 고교로 발령 받은 화학 선생님 소고와 보건 선생님 렌도 좋아해♡ 근데 소고는 화학이긴 한데 더 자세히는 독극물 제조 원탑(...) 공식입니다.

소고는 독극물 제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요.
보건 선생님과 화학 선생님이 사귄다는 소문이 있어! 그 분들 여기 재학생이실 때부터 공식 커플이라던데?! 하고 전교에 진실인 소문이 퍼졌을 거 같기도 해. 소고도, 렌도 하얀 가운을 걸치고 다니는데 렌은 거기다가 동글동글한 안경도 쓰고 다닐 거야. 왜냐면 소고가 미모봉인구(?)라고 씌웠음. 그런데 묘하게 안경을 씌우니까 안 그래도 순한 렌의 인상이 더 동글동글해보여서 ' 이거, 잘못된 선택이었나? ' 하는 소고야. 보건 선생님이다보니 학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인데 거기에 무해한 인상이라고? 포근하고 보드라운 분위기를 풍기는..?

그렇게 렌은 은혼고교의 첫사랑 공식을 찍었다고.

소고는 화학선생님이다보니까 화학실이라는 교실이 따로 있겠지. 렌도 보건실 상주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학생들이 하교하고 난 시간, 쫄랑쫄랑 화학실로 놀러갈 것 같아. 깔끔하고 단정한 연한 아이보리 블라우스 위에 하얀 가운을 입어 그 밑단이 렌의 발걸음에 따라 살랑여. 조용하고 적막한 복도를 걸어 화학실로 향한 렌이 문에 똑똑 노크를 해. 그 노크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안에서 " 들어오십쇼. " 하고 한 음성이 들려오겠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의자에 늘어져 있던 소고가 자신을 보고 있는 거야. 이 시간에 그에게 올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그가 늘어진 곳으로 다가가자 소고가 팔을 뻗어. 제 앞의 책상에 앉으라는듯이 렌의 팔을 잡아 이끌었지. 그 의도를 눈치챈 렌이 책상에 걸터앉자 의자를 끄는 소리가 잠시 조용한 화학실에 울려. 바짝 가까이 한 그가 엎드리며 앉아있는 렌의 허벅지에 고개를 기대. 그런 그의 머리를 쓸어내리는 손. 곧 시험기간이 닥칠 예정이라 시험범위 정한다, 어떻게 문제를 내야하나, 난이도는 어느정도가 알맞을 지까지 사소한 것마저도 생각하고 고민해야하는 시기라 소고가 제법 피곤해보였어. 보드랍게 쓸어만지는 손길을 느끼며 그는 렌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서 느릿하게 숨을 내쉬었지.

" 많이 피곤해보여. 괜찮아? "
" ..조금.. "
" 보건실가서 조금 쉴래? "

자신을 내려보는 시선을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려 올려봐. 긴 검은 머리카락이 장막마냥 길게 흘러내려 그에게 포근한 어둠을 선사해. 황혼이 지는 빛을 가리며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밤하늘에 소고는 손을 뻗었어. 렌이 쓰고 있는, 작은 얼굴에 걸쳐진 동글동글한 안경을 느릿하게 빼네. 의아한 시선을 마주하며 슬쩍 그의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가 서렸지. 밤의 장막 그 아래에서. 무엇 하나 가린 거 없이 온전히 자신만을 담은 밤하늘. 그것이 못내 기꺼워 소고는 천천히 렌의 허벅지에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의자에 앉아있던 그림자가 몸을 일으켜 책상 위에 걸터앉은 그림자와 시선이 같아져. 교실 내에 길게 늘어진 두 그림자가 휘날리는 커튼에 일렁거렸지. 벗겨낸 안경을 렌의 옆자리에 두며 소고가 시선을 마주하며 속삭일 거 같아.

" 그것보다는,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 따로 있어서. "

가깝다고는 하나 조금 거리가 있던 그림자가 서서히 그 거리를 좁혀. 작은 몸 옆에 양 손을 짚은 소고가 노을빛에 비춰져 더욱 붉어진 적안을 휘어. 그가 뭘 원하는 지 아는 렌이 머뭇거리다 천천히 눈을 감을 거야 그리고ㅡ

노을이 내린 교실 안에서는 두 그림자가 하나로길게 겹쳐져 있었을 거야.

삼젯 현대au 
우리들의 미래는?

+)
이러다간 이야기가 길어질까봐. 후다닥 마무리만 지었어요. 조금만 더 푼다면.
소고와 키스를 할때는 소고가 렌의 안경을 벗긴다던가 렌이 스스로 벗고서 하는 편이 많아요. 물론 학교에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그래도 다 하교 하고서 이러는 거니까..uu💕 가끔가다 안경 벗기고 벗을 생각조차 못할 만큼 조급할 때도 있어서 간혹.. 렌이 안경 낀 상태로 입 맞췄다가 키스하는 데 거치적 거려서 소고가 벗겨버리는 일도 많다고.

아무튼 간에 화학 선생님인 소고와 보건 선생님 렌의 삼젯 현대 au는 나중에 또 풀어볼게요>ㅁ<➰💗❗


5.

5年後の私たちは。


🄲 나오 님

서서히 봄기운을 머금은 바람이 포근해. 잠시 대장인 소고와 떨어져 순찰을 돌고 있었어. 볼을 보드랍게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긴 머리카락이 흩날려 귀 뒤로 슬쩍 넘겼지. 오랜만에 매섭고도 춥지 않은 날씨가 기분 좋아 옅은 미소가 피어올랐어. 갈림길에서 그와 잠시 헤어졌으니. 저 멀리서 다시금 만나는 구간이 보여 조금 걸음이 빨라지듯 통통 튀어 걸어가. 그리고 그 길 끝에 보이는 건 ㅡ.

다름 아닌 익숙한 검은 제복을 입은 이.
높게 올려묶은 긴 갈색 머리칼이 그의 등 뒤에서 흔들려. 그것이 퍽 여유로운 그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지. 앞서 느긋하게 걷고 있는 등을 바라봤어. 소고를 부를까? 하고 잠시 생각해봤지만 그보다 더 끌리는 게 떠올라서. 살금살금 기척을 죽이며 그에게 다가가. 숨마저 죽인 채 장난기로 반짝일 눈을 그의 등과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응시했지. 소쨩도 깜짝 놀라겠지? 먹이를 노리는 고양이마냥 다가가서는 확 그를 뒤에서 끌어안으려고 했는데ㅡ.. 한 발짝 옆으로 피하며 몸을 돌려 제게 뻗어오는 팔목을 붙잡아. 소고를 끌어안으려는 순간 벌어진 일이었기에 놀라 눈이 동그랗게 커졌어. 그의 품 속 그대로 안착하듯 허리에 팔이 감겨오고, 그를 뒤에서 덮치려던 시도는 그렇게 손쉽게도 저지 당했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보니 웃음기 서린 얼굴.

" 어딜. 어림도 없습니다, 부인. "

허리를 단단히, 그것도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듯 감싸 안은 소고가 여유롭게 말해. 언제부터 눈치 챈거지? 기척까지 죽이고 다가간 건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 아쉬운 기분에 커졌던 눈이 추욱 내려가. 여유만만인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더욱 짙어졌지. 시원하게 씨익 올라가는 입꼬리,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날카로운 눈매가 휘어지는 적안. 그 미소에 움찔하며 시선을 살짝 피해. 얼굴에서 열기가 올라오는 기분을 입 안쪽 살을 조금 깨물어 참았지. 정말이지 소고의 얼굴은 너무.. 파격적이었으니까. 매일 마주하고 있으나 그건 여전했어. 불만으로 슬쩍 입술이 튀어나와 부루퉁했어. 백허그 하고 싶었는데. 한 번쯤은 당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고 속으로 투덜투덜 불만을 토로하고 있자 갑자기 놓아지는 손목. 그리고 이마에 딱! 소리가 나게 놓아지는 딱밤.

" 아, 우윽...  아프잖아..! "
" 아프라고 놓은 거예요, 바보 부인. "

그러게 살금살금 다가와 먼저 덮치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먼저 시작한 건 누님이었으면서 시선도 피하고.. 아픈 이마를 문지르는데 한 쪽 볼을 잡아늘리는 손길이 이어져 바둥거려야만 했어. 장난스럽게 늘리는 건 알겠지만 소고 손은 맵단말이야..! 

" 놓아,줘어...! "
" 왜 몰래 다가온건데요? "

말해줄 때까지 안 놓아줄 낯이라 눈꼬리에 눈물을 매달고나서야 실토했지. 그냥 소쨩 등이 보여서. 놀래킬 생각도 있었지만 뒤에서 끌어안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말이야. 사실 좀 억울하잖아. 시간이 지나서 더욱 여유로워지고 느긋해진 소고가 이젠 잘 놀라지도 않아서 오랜만에 놀래키고 싶었던 건데. 그 대답에 놀리듯 한껏 올라가있던 입매가 웃음을 꾹 참는 것처럼 다물리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있던 팔이 제 품 안에 나를 가둬. 코를 그의 가슴팍에 박아서 아릿한 통증에 홱 고개를 들어 그를 째려봤지만 터지려는 웃음을 참는 얼굴에 눈초리가 절로 사나워졌어. 그냥 소고 발 콱 밟아버릴까? 나 워커 신어서 제법 아플텐데. 하고 그의 품의 벗어날 방도를 떠올려 실행으로 옮기려는 찰나. 상체를 숙여온 소고와 이마가 맞닿아.

" 난 또. 도둑 고양이마냥 살금살금 다가와서 못된 짓 하려는 줄 알았죠. "

아니지. 도둑 고양이가 아니라 간 큰 병아리인가?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즐거운 기색이 만연히 녹아있는 그 음성에 화를 내려다가도 탁 풀려. 그의 발을 세게 밟으려고 살짝 들었던 발을 제자리로 놓으며 한숨을 포옥 내쉬었지. 그래, 한 두번도 아니잖아. 소쨩을 놀래키려다 되려 당하던 일들이. 아주 그냥 일상이지. 심통맞은 것을 피력하듯 이마를 맞댄 그를 노려보다 잽싸게 스치듯 입술을 훔쳐. 그래도 이건 몰랐을 거다! 바로 앞에서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는 붉은 눈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를 밀어내. 감겨있던 팔에서 힘이 한순간 빠지는 틈을 팔랑팔랑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지.

그리곤 능청스레 그의 팔에 팔짱을 끼우며 재촉했어.

" 이제 그만 순찰이나 마저 돌죠, 오키타 대장님? 근무태만입니다. "

뻔뻔하게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대로 그와 팔짱을 낀 채로 그를 끌고갈거야. 옆에서 헛웃음을 삼키는 소리를 들으며 스코어를 추가했지.

이로써 1대1이다. 바보 여우남편님.

5년 후의 우리들은..

6.

봄의 시작에는..💖

 

예쁜 페어틀을 어제 했었다고. 벚꽃 분위기를..uu♡

🐥💗🦊🌸

7.

이제 서서히 겨울의 끝자락이 다가오며 포근한 봄의 시간이 시작되면, 추위에 약하던 병아리가 조금씩 움직일 거야. 춥다고 이불 둥지 속에서만 지내려고 하던 렌이 쉬는 날에도 이젠 고개를 빼꼼 내밀겠지. 아직은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긴 하나 살을 아릴 듯이 추운 건 아니니까. 원래 렌은 정말 소고가 인정할 만큼 활동성이 좋은 데 다만 겨울만 되기 시작하면 게으름이 덕지덕지 묻어 나서.

이불 밖으로 나온 렌이 조심스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툇마루에 걸터앉을 거야. 파자마 차림으로 어깨에는 이불을 둘둘 말고 애벌레 마냥 고개만 빼꼼 내밀 것에 불과 했지만. 방 밖으로 나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였지. 렌은 겨울에는 쉬는 날 나오려고 하지 않았거든. 디딤돌에 맨 발이 살포시 내려 닿아. 약간 찬 기운을 머금은 바람이 발등을 어루만지듯 스쳐 지나가 작은 몸이 부르르 작게 떨렸어. 그럼에도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지 않아 가만히 앉아 있을 거야. 이불을 조금 더 여미며 시원하고 맑은 공기를 들이켜. 폐부 가득 채워지는 상쾌한 기분에 방금까지 늦잠 잤던 렌의 눈에서 생기가 돌았지. 아침은 훌쩍 넘었나.. 해가 머리 위에 비스듬히 있어 소고가 아침 순찰을 나간지 꽤 오래되었다는 걸 알게 돼. 곧 올 시간일지도.. 나른하게 툇마루 위에 누워. 폭신한 이불의 포근함과 보드라운 햇볕, 잔잔히 부는 바람에 절로 나른해질 수 밖에 없었어. 가만히 눈을 감아. 멀리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 저기 담벼락 너머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척, 별채에서 조금 떨어진 둔소에서 들려오는 소리들까지. 고요한 분위기에 고른 숨을 내뱉기를 여러 번.

노곤해지는 기분에 점차 의식이 가라앉는 감각을 느끼고 있는데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 미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터벅터벅 발소리가 귓가에 닿아. 잠시 멈춰서는 기척이 곧장 자신이 누워있는, 한껏 봄의 시작을 만끽하고 있는 툇마루로 오는 듯 해.

ㅡ 여기 있었네요.
이불에 둘둘 말려 툇마루 위에 늘어져 있는 병아리를 보며 소고가 다가와. 어쩐 일로 쉬는 날인데도 바깥까지 나오신 건지.. 그가 얕은 미소를 지으며 렌의 옆에 앉아. 자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깨어 있는 것인지 ···. 기다란 손가락이 이불 밖으로 빼꼼 나와있는 발그레한 볼을 꾸욱 찔러.

" 으응.. 찌르지마.. "
" 이불 둥지에서 나오신 건 칭찬해 드리지만 아직 날이 찹니다. 감기 걸려요. "

볼을 찌르는 손길에 눈을 찡그리며 느릿하게 눈꺼풀을 들어올려. 투정을 부리며 고개를 피하는 모습에 소고가 작게 웃으며 따뜻하고 보드라운 볼을 쓸어내려. 겨울 내 이불 속에서만 생활하려던 렌이 이제는 방 밖으로 나와 비록 툇마루 위 지만 뒹굴고 있는 모습에 정말 겨울이 지나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지. 노곤하게 풀린 무해한 낯에 조심스레 눈 밑을 쓸어만지자 렌이 커다란 손바닥에 부빗거려. 잠시 그 사랑스런 몸짓을 응시하던 소고가 서늘한 바람이 머리칼을 스쳐 움직였지.

" 안 되겠네요. 들어가요. "

이불 벌레가 되어 밍기적 거리는 렌의 몸 밑으로 두 팔을 넣어 가볍게 안아 들어. 갑자기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부양감에 밤하늘의 눈이 살짝 커졌지. 그의 목을 끌어안으려고 팔을 꼼지락거려 봤으나 이불에 둘둘 말려있어서. 

" 조금 더 밖에 있고 싶었는데.. "
" 기각. 이불만 둘둘 말고 있음 뭐합니까? 파자마 차림으로 나오시기에는 아직 추워요. "

자신이 안아든 렌을 슬쩍 내려본 소고가 이불 안에 입고 있는 얇은 파자마를 보고는 단호하게 굴었어. 방 밖으로 나오신 건 기특하지만 옷은 챙겨 입고 나오시지 그랬어요. 조금 부루퉁한 기색인 렌에게 말해. 툇마루와 이어진 문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혀. 렌이 막 나온지 얼마 안 되었는지 이부자리는 이리저리 흐트러져있었지. 그 위에 병아리이불벌레를 내려놓아. 어찌다 둘둘 말고 있었던건지 꼬물꼬물거려대. 그 우스꽝스럽고도 귀엽게 느껴지는 움직임에 피식 웃으며 제복 코트를 벗어. 벗은 코트를 옆에 무심히 툭 던지듯 놓으며 단정히 매인 크라바트를 풀어 그 위에 던졌지. 그리고는 꼼지락거리는 자신의 병아리를 끌어안으며 그 옆에 누워. 익숙하게 고개를 숙여 렌의 목에 얼굴을 묻어. 코끝을 비비적거리고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지. 나릿한 한숨이 흘러나와. 목 위로 닿아오는 숨결이 간지러워 움츠리며 샐쭉 소고를 바라볼 거야. 배부른 고양이 마냥 나른히 풀린 옆 얼굴이 보여. 이불에 둘둘말려있기만 했을 때는 적당히 아늑했지만 거기에 소고에게 온몸이 끌어안겨있어서. 렌이 작게 웅얼거려.

" 이불 갑갑한데.. "
"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주십쇼.. "

부러 더욱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스치듯 비비적거리며 소고가 살짝 풀린 목소리로 말할 거야. 스르륵 목 위를 지나가는 머리칼이 매끄러워 렌이 나오려던 작은 소리를 참았지. 조금 졸린 건지, 나른해서 기분이 좋은 건지. 아마도 둘 다겠지만 느릿하게 깜빡이는 적안에 렌은 하는 수 없었어. 결국 가만히 꼬물꼬물 몸을 움직여 소고 품에 안겨들지 않을까? 갑갑하긴 하지만 자신의 남편이자 전부인 소고가 저리 좋아하고 배부른 여우마냥 늘어져있는데. 그래.. 그냥 소고랑 이대로 한 숨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고른 숨소리를 내쉬는 그를 올려보며 작게 속삭일거야.

" 잘자요, 남편님. "

' 근데 역시 조금 갑갑한 것 같은데..! ' (꼼지락꼼지락)
" ..가만히..좀 있어.... "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에 추욱 늘어져 안겨있는 중)

8.

어느 날,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더니 세상이 달라졌다. 라는 감각을 느끼게 된 소고. 분명 평소 보는 세상과 같은데 뭐가 달라진 거지? 그의 날카로운 기감을 건드리는 기분에 자세히 거리를 응시할 거야.

평소와 다름 없는 활기가 넘치는 거리. 그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

간간히 몇몇 사람들의 새끼 손가락에 묶여있는 붉은 실 ···. 그냥 보기에는 그냥 장난이거나 컨셉이겠지 했것만 그건 어중간한 무언가로 치부할 만한 그런게 아니라고 소고는 느꼈어.

기이하고 신비로운. 
그와 동시에 그가 알면 안 됐어야할 세상의 이면을 아주 살짝 보게 된 감각이란.
그렇기에 깨달았어. 저 실들은. 몇몇 이들의 새끼 손가락에 묶여있는 저 붉은 실들은.

소위, 사람들이 말하고들하는 운명의 붉은 실. 이라는 것을. 조금 어이없고 황당한 기분에 소고는 고개를 까닥였어. 이게 무슨. 나만 보고있는 건가? 주변을 훑어봤으나 그처럼 다른 것을 본다라는 낌새는 없었지. 멈춰세웠던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옮겨. 주위깊게 바라봐도 달라진게 없다는 듯. 오로지 그만이 보는 세상이 약간 달라졌다는 듯이 변함 없었지. 지나가던 한 커플을 힐끔 바라봐. 소고의 시선은 그들의 소지에 박혀들었어. 붉은 실이 서로 손가락에 꽁꽁 이어진 ㅡ..

이윽고 그도 발견해.
자신의 새끼 손가락에 예쁘게 묶인 붉은 실 자락을ㅡ. 

얇은 실이건만 아주 단단히 그를 옭아매며 꽁꽁 묶여있는 붉은 실을 손을 들어 빤히 내려봐. 길게 하늘거리며 공중에서 살랑이는 움직임. 그의 손가락에 묶여있는 붉은 실은 중간에 주변에 녹아내린 듯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알 수 있었어.그와 다른 누군가가 이 붉은 실이 이어져있다는 사실을. 눈 앞에서 살랑거리는 실을 따라간다면 그와 이어진 실의 끝을. 그의 운명의 붉은 실이 이어진 주인이 있다는 걸 말이야. 그의 낮게 가라앉은 시선이 그와 그 주인을 이어주고 있는 실만을 응시하다 피식 웃었어.

" 한 번 따라가볼까.. "

비번이라서 잠시 산책 겸 나왔던 지라 어차피 시간은 많았지. 느긋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손가락에 얽매인 붉은 실을 따라가.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걷는 낯은 무심하면서도 여유로워. 그를 스쳐지나 가는 사람들. 활기가 넘치는 거리. 간혹 보이는 붉은 실이 이어진 듯 묶인 이들.. 발을 옮기면 옮길 수록 익숙한 풍경이 그의 눈에 담겨져. 순찰을 빙자한 땡땡이를 자주 치는 공원, 자신의 병아리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파는 카페, 함께 자주 장 보러 가는 마트. 발 맞춰 걸어가는..

둔소의 담 벼락까지. 그의 운명의 붉은 실은 둔소 안을 향해있었지.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 담장을 따라가며 이 붉은 실의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곧바로 답을 내리겠지. 그에겐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그 한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왔어. 그도 모르겠지만 렌을 떠올리면서 그의 눈빛이 언뜻 부드럽게 풀렸지. 손에 묶인 실을 따라서 높은 대문을 넘어. 벌써 순찰을 돌고 돌아오신걸까. 하는 심정에 그의 느긋하던 걸음이 약간 빨라졌지. 제게 인사를 하는 대원들에게 무심히 대꾸하며 둔소 안을 들어가. 제게 스쳐지나간 몇 안 되는 이들의 손에서도 붉은 실이 보였던 것 같았지. 허나 그중에서도 한 둘은 이상한 것 같긴 한데···

붉은 눈이 가늘어져.
그의 눈에는 보였지. 다른 운명의 실이 묶여있는 이들과 같으나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실의 중간 끊어진 것마냥ㅡ.
그저 힘없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양새에 짐작이 갔어. 그런데···

" 그럴 수가 있나..? "

운명이 끊긴다는 게. 궁금증과 더불어 작은 의문이 그의 입 밖으로 새어나왔지. 그의 시선이 끊어진 붉은 실을 향해 있다가 의문을 접어들어. 더 파고 들기에는 그에게도 갑작스레 찾아온 현상이었기에. 둔소 안을 가로질러 익숙한 대나무 길의 돌 바닥을 지나. 저 멀리 작은 별채가 보였어. 현관문을 열자 가지런히 놓여있는 까만 워커. 그 신발에 망설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문 위에 손을 얹고 그대로 열려고 하다 잠시 멈칫해. 그의 새끼 손가락에 묶인 붉은 실이 여기라는 듯이 살랑거리며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어. 어쩐지 그 답지 않게 약간 떨리는 기분이 들어 주먹을 말아 쥐었다가 그대로 문을 옆으로 밀어. 적안이 느껴지는 기척 주인을 바라봐.

" 소쨩! 다녀 왔어? "

주인을 맞이하는 강아지마냥 활짝 피어난 얼굴로 그를 반겨. 방금 막 돌아온 건지 제복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있던 모양이야. 그의 시선이 말간 얼굴에서 천천히 내려와. 그의 소지에서 이어진 운명의 붉은 실이 하늘하늘 살랑여.여태 주변에 동화되듯 중간이 보이지 않았던 실이 온전히 보였지. 자신의 손가락에서 시작된 시선이 붉은 실을 따라가. 방을 가로질러 작은 몸을 휘감듯 타고 올라간 실에 소고의 입가에 의미 모를 미소가 지어졌지. 조용히 자신을 보는 소고의 반응에 렌이 고개를 갸웃거려. 그의 시선은 한 곳에 고정되었어. 운명의 붉은 실은 그의 전부인 렌과 이어져 있었지. 그런데 평범하게 이어진 게 아니라. 마치 렌을 향한 그의 아득하고 진득한, 그런 집착 어린 감정을 대변하듯 붉은 실은 렌의 목에 칭칭 감겨있었을 거야. 

그래. 마치 붉은 목줄처럼.
곧고 가느다란 하얀 목 위를 서너 번 휘휘 감겨있는 붉은 실자락에서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의지마저 느껴져.

" 나 뭐 묻었어? 자꾸 빤히 보기만 하고.. "

그가 짙게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시선에 렌이 눈을 데구르르 굴려. 슬쩍 손을 들어 볼을 긁적이는 움직임에 실이 살랑거렸지. 소고가 그에 고개를 작게 저으며 다가가. "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 하고 시선을 피하는 렌을 안아.

" 순찰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
" 응! 혼자 돌아서 조금 심심하긴 했지만.. "

비번 날이 아니면 소고와 함께 순찰을 돌다보니 그가 비번인 날은 옆이 허전했었어. 너른 품 안에 익숙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안기며 순찰을 돌며 있었던 일을 조잘거려. 오늘 순찰 돌며 고양이를 봤다는 둥, 오는 길에 긴토키들을 만나 조금 노닥거렸다고 왔다는 일까지도. 듣기 좋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로 흘러들어왔지. 소고가 맞장구를 쳐주며 호응을 해. 허나 그의 시선은 하얀 목 위에 고정되어 있었어. 왠지 모를 만족스런 미소가 설핏 맺혀. 더없이 배부르고 무언가 충족되는 기분에 나른한 한숨을 토해내. 제게 안긴, 제 품에 꼭 맞춘듯 안겨오는 작은 몸을 가두며 세게 끌어안아. 렌의 머리에 고개를 기대며 살며시 그의 시선을 사로잡는 붉은 실이 감겨진 목 위를 쓸어만져. 그 은근한 손길에 렌이 움찔하다가도 조잘거렸지.

가장 치명적인 급소인 목을 제게 순순히 맡기면서 말이야.
그의 손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목을 만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얌전히 있는 다는 것은. 완벽한 신뢰의 증표. 그 의미나 다름없었지. 경계가 심한 렌이 온전히 그에게는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

목 위를 쓸어만지는 제게 기대며 천천히 숨을 내쉬는 게 기꺼워. 그의 손길에 따라 일렁이는 붉은 실. 주인을 알아보듯 그의 손등을 스쳐. 나른한 미소를 띠운 채 렌의 목 위를 쓸어만지던 낯이 이윽고 시선을 찬찬히 옮겨. 옭아매듯 목에 서너 번 칭칭 휘감긴 붉은 실이 흘러내려가 그와 마찬가지로 왼손 새끼 손가락에 어여쁘게 리본으로 묶여있었어. 살며시 그 위를 만져보자 실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지. 빙긋 웃어보인 그가 한껏 풀려서는 늘어진 렌을 안고서 이부자리 위에 앉아. 소쨩? 이대로 쉬어요. 그를 올려다보는 렌을 다리 사이에 앉히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해. 뒤에서 끌어안자 의아해하면서도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와. 작고 포근한 몸을 끌어안고 손가락을 간지럽히듯 만지작거리길 한참. 제법 여유롭고 나른한 시간과 더불어 운명마저도 저와 렌을 이었다는 만족감이 차올라 있길 얼마되지 않아. 그는 발견하고야 말았어.

자신과의 붉은 실이 이어진 왼손과는 다르게ㅡ.
오른 손에 묶여있는 또다른 붉은 실 자락을.

붉은 눈이 싸하게 가라앉았지. 배부른 미소를 짓고 있던 얼굴이 한순간에 차갑게 굳어. 굳게 묶여 놓아주지 않을 듯이 자신과 이어진 붉은 실과는 달리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간신히 매달려 있는 가늘고 얇은 실의 존재란... 그의 기분을 단숨에 시궁창에 처박기에는 충분했지. 싸늘한 조소가 머물러. 노려보는 시선이 한참이나 애처로울 정도로 렌의 오른 손 새끼 손가락에 감겨 힘없이 흔들리는 걸 응시해. 

당장이라도 끊어질 법한데.. 그의 오른 손이 위협적이게 렌의 오른 손등 위를 톡톡 두드려. 그저 그가 단순히 손장난을 치는 거라 여긴 렌은 아침 순찰 탓에 일찍 일어나 졸린 모양인지 졸고 있었어. 자신 말고도 렌의 운명의 상대라.. 짧은 조소를 삼키며 싸늘한 낯으로 고민해. 그의 어깨에 기대 졸고 있는 렌의 허리를 한 팔로 끌어안고는 둥근 어깨에 고개를 괴어. 그의 오른 손이 쓸어내려가며 렌의 오른 손등 위를 내려가. 실의 주인이 누군지는 어림 짐작으로 예상은 갔어. 그게 짜증이 났지. 침잠한 살기 어린 눈빛이 흔들리는 실을 향해. 어차피 곧 끊어질터.. 입꼬리가 절로 비틀리며 꼬인 속내를 서서히 드러내. 살그머니 오른 새끼 손가락 위를 맴돈 그의 손이 붉은 실을 잡아. 빙긋 휘어진 눈매 아래 적안이 검붉게 물들어선 손에 힘을 주어.

저항조차 못하고 풀리는 또다른 운명.
툭 풀어낸 붉은 실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꼴을 보며 그제야 다시 만족스럽게 웃을 것 같아. 렌의 또다른 운명을 제 손으로 끝내 없앴다는 죄책감?

그딴 게 어디 있겠어.
이미 렌은 그의 전부이자 온전히 자신의 것인데.
죄책감과 죄악감 한 톨 묻어나지 않은 미소를 지은 소고가 눈을 내리깔아. 그 무엇도 묶이지 않은 작은 손을 감싸며 괴고 있던 고개를 돌려. 렌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서는 숨을 들이킬 거야. 만약 이런 걸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비난과 욕을 하겠지만 뭐 어쩌라고. 이미 그의 품에는 모든 전부가 있기에, 유일하게 그가 진심으로 욕심을 낸 전부가 있으니. 그의 품에서 졸고있던 렌이 오른 새끼 손가락을 단단히 얽매어오는 커다란 손가락에 살며시 손가락을 감지 않을까?

왼 손에는 운명의 붉은 실이.
오른 손에는 둘의 새끼 손가락이..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아득한 집착이 어린 의지를 감추면서 말이야.

누님. 만약 누님에게 운명의 상대가 있다고 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갑자기? 으음..그거 그래도 소쨩이 아닐까? 소쨩이 아니면 상상이 가질 않는데.
제가 아닌 다른 상대라면요?
그럼에도 난 너를 택할 거야. 내겐 너뿐이니까.
...그거 굉장히 만족스러운 대답이네요.

9.

# 드림주의_상징은

&copy;&nbsp;하니&nbsp;님


이름: 오키타 렌 沖田連 Okita ren
컬러: Venetian Red, Tangerine yellow,midnight blue.
동물: 병아리
보석: 탄자나이트, 블랙 다이아몬드
꽃: 피안화, 수국, 연꽃
계절: 봄, 늦가을
노래: 사계절의 날개/구리리, 벚꽃만월サクラミツツキ/Spyair

🦊 소고의_상징은?

&copy;&nbsp;하니&nbsp;님


이름: 오키타 소고 沖田総悟 Okita sougo
컬러: Dark Red
동물: 갈색 여우
보석: 루비, 레드 다이아몬드
꽃: 동백꽃, 붉은 장미
계절: 가을, 늦여름
노래: 勝手に(멋대로) My Soul / DISH

여러 상징들은?

10.

⋆。˚ ⋆。˚❥︎ 𝐒𝐰𝐞𝐞𝐭 𝐇𝐞𝐚𝐫𝐭, 𝐒𝐰𝐞𝐞𝐭 𝐃𝐚𝐲.

✰&nbsp;효소님

✔︎ 𝙲𝚑𝚞 𝙲𝚑𝚞 𝙻𝚘𝚟𝚎𝚕𝚢 𝚘𝚔𝚒𝚝𝚊ᰔᩚ
❣︎ 내 마음을 너에게❤︎
❣︎ 너의 마음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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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공개하고서 몇 번 공개하고 올려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살며시 들고 왔어요. 서로의 색이 담긴 하트 모양의 막대 사탕을 들고 있는 저와 소고➰🍭❤💛 소고 옷은 공식에서 준 레트로팝 의상이라고.. 진짜 정말 좋아하는 옷 중 하나인데다 색감도 뭔가 레트로스러워서 정말 좋아해요➰❤

ep님

뭐랄까 그.. 옷 스타일은 아니고 보라보라한 색감을 좋아하는 거지만요. 솔직히 내 남편이 입은 거 아니었으면..💦

얄짤 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치만 제법 마음에 들어서 레트로st로 넣게 되었었다고. 이전에 약간 렌의 현대 사복 스타일은 헐렁하고 품이 넓은, 편한 것을 좋아해서. 남색 멜빵 반바지와 하얀 카라와 땡땡이가 포인트인 노란 셔츠를..uu❤ 이건 은혼팟 언니랑 친구가 추천해줬던거라고. 거기에 헤어스타일도 귀여우면서도 레트로 느낌이 나도록 당고 트윈테일을 슬쩍. 그런데 뭔가 둘이 커플 아이템을 했으면 해서 마지막 포인트로 붉은 스카프를 각자 목과 손목에〰💗

효소님이 작업해주신 건데 정말 좋은 점과 포인트를 뭐냐면 구도 오마카세로 신청해드렸었는데. 서로를 슬쩍 바라보며 기대고 있다는 것도 너무 좋고. 또, 사탕을 든 손 크기랑 체격 차이가 너무 완벽한 저랑 소고라서 너무 좋아요ㅠ.. 거기다 제 머리 위에 살짝 있는 소고의 손도. 설렘 포인트100점💗


진선조로 에도에서 지낼 때의 화이트 데이는 작년에 풀어서 이번에는 현대에서 소고와의 이야기를 풀까 싶어서💗

은혼 사립 고교를 졸업한 직후의 시점이라고. 졸업식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1년 간 지내며 수 많은 추억이 어렸던 교실을 향해 마지막으로 가는 길. 소고의 옷 자락을 살짝 쥐며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는 두려움과 앞으로의 일들이. 그리고 3학년 z반에서 지내며 모두와 즐겁고도 행복했지만 우스웠던 일들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눈물을 뚝뚝 흘렸던 그날.

조금 울고 있는데 소고가 내 볼을 감싸 고정하며 자기 없으며 누가 내 울보 병아리를 챙겨주냐고 피식 웃으며 다가와서.  같은 대학교에 같은 과까지 되어 그런 일은 없을 거 아니냐고 대꾸했는데 반이 갈릴 수도 있는 경우는 생각 안 해보냐고 타박해오는 소리에.. 소고랑 떨어질 거라는 상상조차 안 해서 순간 흔들렸었어. 그랬더니 입술을 꾹 다물고 깨물며 말없이 우는 내게 더없이 진지하고 진심이 어린 눈으로-..

"나랑 결혼하자, 렌." 이라고 속삭여오는 소고의 프로포즈에 한없이 울다 홀린 듯 넘어가 고개를 끄덕였었거든..💦 그러자 소고의 폭탄 선언(?)에 반 친구들 모두의 경악 어린 비명들과 소란이 일어났다가 이내 모두의 축하 속에서 3학년 z반 교실에, 푸른 청춘에 안녕을 했던 그날. 우리 둘의 사이에 새로운 시작이 되었던 그 날이 지난지 얼마 안 되었었거든.. 소고에게 프로포즈 받은 게 솔직히 며칠이 지났는데도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아서. 침대에서 멍하니 누워 약지에 자리 잡은 그와 맞춘 커플링을 쓸어 만지고 있었지.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이야.

침대 위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뒤척거리며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배게 옆에 둔 핸드폰이 울려서. 익숙한 알림에 반사적으로 반지를 만지던 손을 들어 피쳐폰(아직 이때는 피쳐폰이었던..💦)을 열었어. 화면에는 소고의 라인이 와있는 거야.

[침대에 누워서 너 뒹굴거리고 있지? 창문 열어봐.]

그 라인 보고서 너무 당황해서. 하마터면 침대에서 굴러 떨어질 뻔 했던 것을 간신히 버텼어ㅠㅠ 아니, 나 아직 잠옷차림인데?! 농담 아니고 정말 코가 닿는 이웃집이라 창문만 열어도 마주 보게 된단 말이야, 나랑 소고의 방은ヽ(*。>Д<)o゜ 말 그대로 서로의 방을 훤히 볼 수 있는 이웃사이라.. 허둥지둥거리며 벌떡 일어나 파자마 위에 카디건을 걸쳐. 크게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조심히 창문의 걸쇠를 열고 커튼을 걷으며 빼꼼 고개를 내밀었지. 소, 쨩..?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활짝 열린 창가에 턱을 괴고서 빤히 바라보고 있는 소고를 발견해. 바람에 머리카락이 살짝 휘날렸지.

" 늦어.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만. "
" ㅇ, 안 떨어졌어. 떨어질 뻔한 건 맞지만.. "

어디 다치지는 않은 건지 샅샅이 응시해오는 시선에 살짝 볼이 달아올라. 괜히 커튼을 조금 더 세게 움켜 쥐어. 열 오른 볼을 식혀주듯 스쳐지나가는 바람이 반갑기 짝이 없었지. 그것도 피식 웃는 소고의 얼굴에 허사로 돌아갔지만. 잠옷 차림이라는 게 신경 쓰여 눈을 데구르르 굴리다 웅얼거렸어.

" 그래서 왜 부른 건데.. "
" 그냥. 얼굴 보고싶어서. 내 예비 신부 보고싶어서 부른 건데? 그럼 안 돼?"
" 으아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더군다나 지금 밤이거든?!"

" 뭘 새삼스레 그런 걸 따져? "

우리 사이에. 약간 툴툴거리는 어조로 해오는 소고의 대꾸에 할 말을 잃어. ㄱ, 그렇긴 한데.. 그래도 조금 뻔뻔한 거 아니야..? 입을 뻐끔거리며 그를 응시하자 작게 아, 진짜.. 하고 중얼거리고는 눈짓해.

" 아무튼 보고싶은 것도 맞는데 뭐 줄 거 있어서 그래. "

살며시 시선을 옆으로 피하며 머리를 흐트리는 손짓에 눈을 깜빡여. 줄 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하자 정말 너 답다는 둥 어쩌고 타박 해오는 거야.. 눈치 꽝이라면서. 그 말에 입술이 삐죽 나와버렸지.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자 소고가 말해.

" 나와. 아니면 내가 갈까? "
" 밑에 오빠 있어.. "

1층 방에 있을 긴파치를 떠올리며 살래살래 고개를 저어.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깨지 않을까. 이 늦은 밤에 옆 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분명 결사반대 할 거야. 긴쨩은.. 안 그래도 소쨩이랑 곧 결혼한다는 것도 아직 탐탁치 않아하는 데.

" 제 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 된다고 하겠지.. "
" 그때 정말 흙 뿌릴까하고 고민했거든? "

내 중얼거림을 들은 소고가 상견례때 일이 떠올랐는지 진심 어린 표정을 지을 거야. 어색한 웃음이 새어 나왔어. 소쨩 안 말렸으면 밖에 나가 한움쿰 흙을 쥐어 돌아와 땡깡(?)을 부리는 오빠에게 뿌렸을 거야. 진짜로.. 그정도로 오빠인 긴파치는 소고와의 결혼을 반대!! 를 외쳤다가 간신히 허락 받은거라 마찬가지라서 이 밤에 나갔다가는. 죽은 동태눈이 날카로워지겠지. 한숨을 내쉬며 나가긴 힘들 거 같다고 말하려는 찰나 소고가 먼저 입을 열어.

" 하는 수 없지. 바보 렌. 옆으로 비켜봐. "
" ㅇ, 으응..? "

그의 말에 의아하게 바라보며 살며시 창문에서 살짝 비켜. 그리고는 당황해서는 그를 바라봤어. ㅈ, 잠깐 넘어오려는 건 아니지?! 아무리 우리 방이 창문 열면 코닿을 거리긴 하지만 위험 ㅡ.. 은 그를 제지하기도 전에 이미 늦은 후였어.

 

날렵하고도 가볍게 소고가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왔으니까. 2층인 서로 방이 마주보는 형태로 창문이 열리면 방 안이 훤히 보이다 보니 사귀기 전에도, 사귀기 시작한 후에도 투닥거리며 넘어오긴 했지만 매번 소고가 넘어올 때마다 깜짝 놀랐어. 사뿐히 창문틀을 밟은 그가 놀라 눈이 땡그래진 날 보며 툭툭 밀어. 자연스럽게 침대 위에 앉아.

" 여긴 2층이야!! 위험하잖아! "

뭐하냐는 듯 태평한 낯에 그에게 소리를 낮춰 화를 내듯 말해. 하지만 돌아온 건 무심한 표정으로 그게 뭐 대수롭냐는 어투였어.

" 2층이 뭐? 우리 점심시간때 매점 최단거리로 간다고 2층에서 뛰어내렸던 건 기억 안 나나 보다? "
" ..그건 또 그러네. "

..이렇게 보면 우리 둘 다 참..
툭하면 소고랑 사고치고 다니며 교내를 휩쓸었던 추억(?)이 떠올라 나도 그닥 대수롭진 않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지. 2층쯤이야. 그러네.. 내 옆에 바짝 앉으며 소고가 어깨를 감싸 안아. 그러고보니 줄 게 있다고 하지 않았어? 내게 기대오는 몸짓에 슬쩍 옆의 커다란 쿠션을 끌어안았지. 빤히 소고를 올려보자 어쩐지 아주 살짝 멈칫하는 낌새가 보이더니 시선을 피해. 뭔데? 뭐냐니까? 손가락으로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재촉했지. 이 늦은 시간에 뭐 때문에 내 방까지 넘어온 건지 궁금하잖아.

" 던져서 줄 수도 있었잖아. "
" ..그러면 성의가 없어지는 거잖아, 바보 렌. "

기껏 준비한 건데. 내 말에 눈썹을 치켜올린 소고가 툴툴거렸어. 지긋이 내려보는 눈빛에 반사적으로 이마를 감쌀 뻔 했어. 저 눈빛은 내 이마에 딱밤 놓기 전의 소쨩의 눈빛인 걸..! 움찔거리는 손가락을 참으며 그에게 기대.

" 뭔데 그래.. "
" 손. "

그의 말에 살며시 손을 내밀어. " 한 손 말고. 안 준다? " 약올리듯 입꼬리를 삐뚜름하게 올리는 도s틱한 미소에 한 번 째려보며 불퉁히 두 손을 다시 내밀었어. 완전 제멋대로인데다 뻔뻔해. 속으로 투덜거리며 얌전히 기다리고 있자 내밀었던 두 손 위에 보드라운 것이 닿아. 눈을 깜빡이며 두 손 위에 올려진 것을 담았지. 갈색의 보드라운 털은 가진 곰인형.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한 번. 품 안에 노란색과 빨간색 하트 막대 사탕들을 안고있는 모습에 또 한 번 눈을 꿈뻑거렸지. 멍하니 인형을 보고있자 소고가 어깨를 감싸 그에게 당겨.

"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

오늘 화이트 데이기도 하고. 
흘러가듯 들려오는 속삭임에 옅게 볼이 달아올라. 고개를 내 머리에 파묻으며 안아오는 손길 때문인지 아니며 지나가던 길에 딱 내가 좋아할 거 같은 인형에 떠올랐다는 말 때문인지 심장이 달콤하게 떨려. 

마음에 들어, 렌?
조심스레 곰인형을 안으며 고갤 끄덕여.
홀린 듯 곰인형의 보드라운 털과 사탕 비닐을 만지작거리고 있자 그가 킥킥 웃어. 뒤에서 끌어안아오는 힘에 스르륵 힘이 풀려 완전히 그의 품 안에 갇혀. 목덜미에 닿는 숨결에도 쿵쾅거리며 뛰는 심장소리가 그에게 들릴까봐 조마조마해.

..고마워. 
아주 작게 속삭이는 수줍은 말을 들은 걸까 . 키스해줘. 나직하게 귓가에 흘러들어오는 그의 음성이 아주 살짝 낮게 가라앉아 간지럽혔지. 발긋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천천히 돌려. 기다렸다는 듯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든 소고에게 입을 맞추며 우리 둘 만의 달콤한 하루를 마무리 했다고〰 (〃ノωノ)♡

 𝐒𝐰𝐞𝐞𝐭 𝐃𝐚𝐲ꨄ︎
내가 준 사탕 먹고서 양치하는 거 잊지 말고. 바보 병아리.

11.

💟 렌이 다룰 수 있는 악기는?

조금 하찮게도 삼젯에서는 리코더와 캐스터네츠, 트라이엥글을 다룰(?) 수 있고 이어 통기타를 제법 잘 다룬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보니 삼젯 렌은 취미가 통기타를 치며 흥얼거리는 건데 그걸 옆집인 소고가 창문을 열고 귀담아 듣고 있다고〰💖 약간 개그로 좀 웃긴게 병아리는 캐스터네츠도 수준급으로 쳐서 소고가 어이없음 + 감탄을 동시에 할 정도라고.

" ...와ㅡ, 이정도면 수행평가 만점은 식은 죽먹기는 무슨. 캐스터네츠를 이정도로? "
" 에헴! "

소고의 감탄에 뿌듯한 얼굴로 배를 쭈욱 내밀고선 어깨를 으쓱이는 렌이었다···.

에도에서의 렌도 통기타를 가끔가다 치긴 해요. 옆에서 소고가 렌이 흥얼거리며 통통 튀는 기타소리와 목소리를 듣는다고. 하지만 여기에서는 정말 가벼운 취미에 지나지 않아요. 진선조 부대장으로서 할 일이 많아서 이기도 하고, 그저 간혹 노래가 부르고 싶다고 문득 생각이 들때 꺼내드는 편..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속삭이듯 노래를 부르는 걸 소고는 좋아할 거 같아. 

삼젯 렌은 사랑 노래도 좋아해서 창가의 침대에 걸터 앉아 조근조근 속삭이듯이 노래를 부를 때면 옆 집의 창문이 열리는 소리에 배시시 웃고야 말겠지. 고요한 밤에 열린 자신만의 유일한 관객. 그만의 위한 속삭임.

가끔.. 기타 치는 누님이 즐거워 보여서 저까지도 기분 좋아지니까요. 
아. 그래도 그런 사랑 노래는 제 앞에서만 불러요.

12.

@: 소고한테서 렌을 뺏고싶다 어떤 반응일까 너무 궁금해요 탐라탐라.

싸늘하게 웃으면서 렌을 끌어안고 바라볼 것 같네요. 살기와 집착이 채 숨겨지지 못해 옅게 드러난 눈으로 노려보며 차게 속삭이겠죠.

" 해 볼 수 있으면 해보십쇼. 목숨은 장담 못하겠지만. "

정말 소고에게 렌은 제 전부를 주고 전부를 받은 유일한.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그의 유일이라는 이름의 욕심이자 욕망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었어. 그렇기에 그런 그에게 진심으로 탐내고 욕심내어 품에 안은 렌을 뺏고 싶다고 한다?

정말 목숨을 걸어야할지도 몰라.
그것이 설령 농담이었다고 할지라도 빙긋 휘어지는 눈매 아래에는 싸한 눈빛이 흉흉하게 감춰져 가라앉아 있겠지···. 렌이 어디 도망이라도 갈까, 제 곁을 벗어날까 품 안에 가두어 안으며 그 뒤에서 짙은 살기를 숨기며 농이었다고 어색하게 웃는 이에게 슬쩍 웃지 않을까 싶다. 날 것 그대로의 진득한 감정을 뒤로 숨긴 채 말이야. 그런 소고의 품 안에 가둬진 렌은 잠시 눈을 깜빡이다 자신을 꽈악 안는 힘에 식은 땀을 삐질 흘리겠지. 그러다가 기분 풀라는 듯, 오직 내게는 너뿐이라는 걸 다시금 알려주며 안심하라는 듯 고갤 들어 소고에게 입 맞출 거야.

누님은 오롯하게 제 거니까요.

13.

@다들 각자 듦컾 분위기 잘 보여지는 컴션 자랑 해주세요 탐드 먹고 시푸

🐥 매옹 님, 하니 님, 뚜 님, 럭 님

소고렌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컴숀은 이렇게 아닐까 싶네요〰💗 
위는 원작 시간대.
아래는 5년 후인 현재를 보여줄 듯 싶어요.ᐟ.ᐟ

원작 시간대의 소고렌은 정말 말그대로 우당탕탕 좌충우돌 바람 잘 날 없으면서도 나름 평화롭다고 해야하나? 완벽하게 로맨스코미디인 듯 싶으나···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듯이 겉으론 개그부부 답다가도 서로를 향한 지독한 욕심과 욕망이 점칠된 집착이 서렸달까.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건 더욱 농익었다고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소란스러운 듯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어느 새 여유롭고 부부의 모먼트 적인 분위기가 더욱더 진하고 자연스럽게 풍기지 않을까 싶다고ㅡ.

원작 때도 부부였지만 그래도 그때는 뭐랄까? 연인으로서의 분위기가 강했으니까. 지금은 완연하게 연인보다는 부부네. 하고 다들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그런 공기를 풍기겠지. 여유롭고 나른한, 그러면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끝은 오직 서로만을 담고 있는..

이것도 사랑스러운 우쨩이 태어난다면 분위기가 포카포카하고 보드랍게 변하겠지만💖 
우리의 영원한 봄을..

그 진선조 1번대 오키타 부부의 분위기는💖

14.

𝘽𝙪𝙣𝙣𝙮 𝘽𝙪𝙣𝙣𝙮 𝘽𝙪𝙣𝙣𝙮.
𝘽𝙡𝙖𝙘𝙠 𝘽𝙪𝙣𝙣𝙮❤︎

☾︎&nbsp;나오&nbsp;님ت︎

아주 예전에도 말했지만.. 소고와 심심풀이로 내기를 많이 하는 편이야. 그 내기에 걸리는 것은 소원 들어주기, 데이트 신청 권(?), 원하는 거 한 가지만 뭐든 해주기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 데 정말 슬프게도.. 도박에는 강하나 이런 자잘한 내기에는 행운이 뒤따르지 않는 렌이었어.

그런 탓에 승률은 7:3이었지. 
응.. , 렌이 3이고 소고가 7. 그 날도 어김 없이 소고와의 내기로 저번 승부의 리벤지야! 승부를 벌여보자!! 하고 냅다 도전장을 내밀었던 렌은 안타깝고도 슬프게도(그에겐 대단히 웃기게도···) 이번 내기에서도 져버린 거야. 허망한 표정으로 손에 들린 젠가를 바라봐. 와르르 무너져버린 젠가탑에 렌의 멘탈도 와르르.. 분명 소쨩이 빼낼 때까지는 안정적이었는데 ㅡ. 자신이 밑 부분의 젠가 하나를 건드리자 불안하게 흔들거려서 ' 에이, 설마.. ' 했던 감을 무시해선 안 되는 거였지. 이미 손을 대었기에 물릴 수도 없었고..( " 안 돼요. 돌아가. 안 봐줍니다. " ) 소고의 이미 늦었다는 대답에 안 무너지기만 하면 되잖아?! 하는 심정으로 이어나갔고, 결국 젠가를 거의 다 빼낸 순간 탑은 무너진 거였어. 허망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지.

" 이로써 이번 내기도 제가 이겼네요. 순순히 결과를 받아드리실 거죠? 빼도 박도 못하겠지만. "
" ..젠장..! "

모로 보나 가로 보나 자신의 패배에 렌은 울며 깔끔하게 승복을 인정해야만 했어. 그가 허튼 수를 못 쓰게 젠가로 일부러 한 것임에도 져버렸으니까. 자신의 턴 전에 빼낸 젠가를 든 손을 흔들며 소고가 얄밉게 웃어. 씨익 말려올라간 한 쪽 입꼬리. 그 특유의 미소에 그를 한 번 째려보다가도 끄덕여.

" 내가 졌어.. "

굉장히 시무룩한 어조로 패배를 시인하자 소고가 히죽 웃었지. 좋네요. 그럼 제가 원하는 거 하나 들어줘야하는 거 아시죠? 뭔가 꿍꿍이 가득한. 보는 이마저 움찔 할만큼 사악한 미소를 설핏 띠고 있는 낮에 렌은 불안해졌지. 나 망한 거아닐까? 두려움이 옅게 깔린 눈이 그를 향해. 들고 있던 젠가 나무 막대를 슬며시 내려놓으며 긴장으로 마른 입술을 축여. ㄱ, 그래서 뭘 원하는데?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 묻자 사악하던 미소가 상큼하게 변하며 대답해.

" 그냥 제가 원하는 옷 하나 한 번 입어주십쇼. "

.. 그 원하는 옷이라는 게 굉장히 불안하다고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 입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말을 간신히 꿀깍 삼켜. 분명 삼키지 않았다면 소고의 미소가 더욱 진하지겠지. 불안한 기색으로 그를 보자 조만간 들고오겠습니다~ 기대하세요. 하고 즐거운 어조로 흥얼거리는 소고에 별다른 옷이 아니길 기도할 거야.

그리고 며칠 후, 병아리의 눈은 아득해지고 말았는데..

" ..이게.., 뭐야? "
" 뭐긴 뭐겠어요. 저번 내기의 제 소원이죠. "

잘게 달달달 떨리는 손이 쇼핑백에서 꺼낸 까만 옷을 쥐고 현실을 부정해. 허나 그 부정을 단번에 무너뜨린 소고가 무심한 얼굴로 대꾸했지. 어서 입어요, 누님. 약속은 약속이고 내기는 내기였잖아요. 부러 상냥한 어조로 렌을 재촉하며 등을 떠밀어. 울망울망한 까만 눈망울이 제 손에 쥐어진 매끄러운 감촉의 옷을 담다가 질끈 감겼지. 이건 바니걸이잖아...!! 이..이..도s!

" 악취미..! "
" 누가 악취미라는 거예요? 뭐. 어느 정도 맞긴 하지만 누님 한정이니 걱정 붙들여놓으시죠? "


어깨를 으쓱인 그가 히죽 웃으며 " 그래서 약속 안 지킬거라는 겁니까? " 라고 말해. 저번에 저한테 메이드복 입히려고 했던 누구 씨는 악취미 아니었나~ 팩트를 푹 찔러오는 능청스런 어조에 움찔. 제 발이 저린 렌은 바니걸 의상을 손에 꼬옥 쥐었어. 그건 시도에서 그쳤다고. 내기에서 져서..! 눈물을 속으로 퐁퐁 흘리며 힘없이 터덜터덜 옷을 입으러 갈 거야. 욕망에 눈이 멀어 남편인 소고에게 메이드 복을 입히고 말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건 사실이었으니까. 서로 욕망에 차올라선 내기로 가끔 이런저런 악취미(?)라 할 수 있는 것을 냉큼 걸기도 하는 오키타 부부였지.

잠시 뒤. 
쭈뻣쭈뻣거리는 그림자가 미닫이 문 뒤로 보여 피식 웃는 소고야. 어서 안 들어오고 뭐하는 건지. 제 병아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성큼성큼 걸어간 그가 곧바로 문을 벌컥 열어. 화들짝 놀란 밤하늘의 눈이 동그랗게 커져있었지.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되었는데!! 다급한 몸짓으로 가슴 위를 가려. 부끄러운 듯 고개를 피하며 긴장해있는 모습에 소고가 손을 뻗었지. 쥐고 있던 까만 토끼 귀 머리띠를 가져가며 그대로 밤하늘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줘. 길게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바라보던 시선이 이윽고 머리 위에 머리띠를 씌워주며 진해졌지.

" 토끼 귀까지 해야 제대로 된 바니걸이잖아요. "

살짝 쫑긋 선 까만 토끼 귀는 마찬가지로 까만 머리에 잘 어울렸어. 거기다가 하얗고 뽀얀 얼굴이 도화빛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이라.. 가슴을 가리고 있는 렌의 팔목을 잡아 내리며 찬찬히 가라앉은 적안이 제 앞의 렌을 훑어 내려봤어. 고개를 옆으로 까닥이며 내려보는 시선에 침을 삼킨 렌이 이어지는 정적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 ㅇ, 이제 됐지? 나 갈아입고 올 거야! "
" 에헤이.. 입은 지 몇 분이나 되었다고 벌써 그러는 겁니까? 안 돼요. 더 이러고 있으십쇼. "

후다닥 도망치려는 렌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킥킥 웃어. 허리를 감싸 안는 팔에 도망치지도 못하게 되어버려서. 그래도 그에게 안겨있어 자세히 보이지는 않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약간 긴장이 풀리려는 찰나. 으아아?! ㅇ, 어디 만지는 거야! 엉덩이 쪽을 맴도는 손길에 파드득 몸을 떨었지.

" 꼬리가 부드러워 보여서요. 오.., 꽤나 충실하긴 하네. "

복슬복슬한 까만 털뭉치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에 렌이 참다가 웃음기 어린 작은 소리에 그만 그의 옆구리를 찌를 거 같아. 웃지마! 그만 만지고!! 부끄러운 듯 삑사리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쳐와서 마지 못한다는 듯이 아쉬운 손길이 떨어져. 등허리를 감싸며 훤히 드러난 어깨에 파묻어 오는 고개짓. 아직 달아오른 얼굴을 손부채질 하던 렌은 조금씩 진정되어갔을 거야.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지금도 부끄럽긴 하지만..) 제법 렌도 적응력도 빠르고 뻔뻔하기도 하니까. 어차피 이런 옷들은 소고랑 내기로 많이 입어보기도 했으니. 바니걸은 처음이었지만 말이야. 어깨에 기대고 있던 소고는 굉장히 빨리 뛰던 렌이 심장소리가 약간씩 느려지는 것을 느꼈을 테지. 터질듯이 콩닥콩닥 뛰던 작은 심장이 이젠 퍽 진정된 듯 싶어 그가 슬쩍 기댄 상태로 아래를 내려볼 거야. 그의 눈에 가득 차보이는.. 하얗고 말랑한 가슴이 까만 가죽 옷에 감싸여 있어 나른히 웃어.
 
결국 잠깐 입고 후딱 벗어 갈아입으려고 했던 계획은 어긋나 소고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까? 한참 후에야 만족한 듯한 소고의 모습에 그제야 바니걸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자신이 꼭 이겨서 소고에게 메이드복이든, 바니보이든 절대 입혀버리겠다는 욕망찬 포부를 꿈꾸며ㅡ..

누님에겐 좀 속된 말이겠지만··· 바니걸 옷을 입은 모습. 꼴리네요.
악!! 진짜 그런 노골적인 말은 자제해달라고!
너무 그러지 말아요. 당신 앞에서는 평소에도 많이 자제하고 있으니까.

15.

소고랑 렌은 딱..
그 [ 걱정마세요. 얘는 안 물어요. 대신 찢어요. ] 에서 " 찢어요." 는 소고를 가르키지만. " 물어요 " 는 렌을 가리킬 거야. 렌도 은근 한 성깔해서 빡치거나 눈 돌아가면 아르르르 짖거든(?) 둘이 눈돌아가면 차근차근 소고가 말로 때리고, 렌은 주먹과 발차기가 날아가지 않을까? 렌이는 단순한 성격이라 감정을 숨기는 데에 어설프기 짝이 없으니까. 대신 행동력은 소고가 감탄하는 것과 동시에 이마를 탁 때릴 정도로 빨라서(Www)

그야 그 행동력에 가장 많이 당해본 이가 남편인 소고라..

정말 내 병아리에게서 한 시도 눈을 못 떼겠습니다. 언제 제 손바닥 위에서 통통 튀어나가 굴러갈 지 모르니까요. 행동력만 재빨라가지고는.

16.

삼젯으로 시험기간에 점수 내기 같은 것도 하는 소고렌 보고싶어. 

소고는 머리가 좋은 편이고(그게 잔머리면 더욱더 그러하다.) 노는 편이긴 하나 제법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반면에 렌은 전학 오기 전까지만 해도 조금 놀고 공부도 하고 해서. 성적은 약간 중하? 소고는 중상쯤! 될 텐데ㅡ 둘이서 불이 붙은 거지. 이번 시험 누가 더 점수 잘 나오나 해보자고.ᐟ.ᐟ 하고서. 그렇게 시작된 중간고사 점수 내기!

하지만 렌은 자신이 그렇게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는 걸 알아서 한 가지 꼼수가 떠올랐지. 그건 바로 ㅡ.

갑자기 고백 공격해서 소고의 점수에 영향을 주기!!

작전명. 너무 좋아해, 소고.ᐟ.ᐟ
계획은 이러했어. 소고가 가장 잘하는 과목인 과학 시험시간 전에 살며시 다가가 소위 고백공격을 해서 그가 시험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거였지. 그렇다면 점수도 잘 안 나올테고 내기도 내가 이기는 거 아니겠어? 렌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음흉하게 웃었어. 그리고 그걸 옆자리 짝꿍이던 소고가 얼씨구? 하는 낯으로 바라보고 있었지. 숨긴다고 숨긴 것 같은데 얼굴에서 빤히 보인다고, 바보 병아리. 자신의 짝꿍이자 여자친구인 렌의 얼굴을 정말 투명해서 그의 눈에는 뻔히 보였던 거야. 되도 않은 깜찍한 계획을 짜고 있다는 걸. 그럼에도 가만히 무슨 깜찍한 계획을 짜고 있는 지 흥미가 생겨. 배시시 웃으며 혼자 만족했다가 뿌듯해하고 다채로운 감정을 드러내는 말간 얼굴을 빤히 바라봐. 정말 눈치 하나 더럽게 없다니까. 눈치꽝제로 병아리 답다고 해야할지. 이쯤 되면 자신의 시선이 느껴질 법도 한데도 렌은 못 알아챘어.

책상에 팔을 올려 턱을 괴며 렌을 보길 한참.
앙 다물린 발간 입술이 배시시 휘어지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동그란 눈 안에 담은 까만 밤하늘 위에 별이 반짝였어. 뭐.. 조만간 즐겁게 해주겠네. 렌을 따라 작게 피식 웃은 소고가 즐겁다는 듯 적안을 휘었지.

그렇게 둘은 시험기간을 맞이해.
나름 밤도 조금 새어보며 열심히 공부한 렌이 조금 졸리고 피곤한 낯으로 눈을 부볐지. 끄응.. 아직 시험이 3일이나 남았다니. 약간 절망적인 기분에 풀썩 책상 위로 엎어졌다가도 벌떡 일어나. 점심시간이지만 소고와의 내기를 한 탓에 이기고 싶은 승부욕이 커져 조금이라도 더 공책을 보려고 했어. 곧 있으면 다시 시험지에 고개를 콕 박고 집중해야할 시간이 다가오니까. 이번 과목은 소쨩이 제일 잘하는 과목이라고..! 소고는 이과쪽에 가깜고 자신은 문과쪽이었어. 그렇다보니 화학이나 물리 등에 약해서. 그때 옆에서 의자에 느슨히 기대고 있는 소고의 움직임이 느껴져. 힐끔 곁눈질로 그를 훔쳐봤지. 지루한 낯으로 공책을 손에 든 채 눈으로 쭈욱 읽어 내리는 모습에서 언뜻 자신 있어 하는 듯한 분위기가 흘러나와. 그에 렌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 소쨩이 자신 있는 과목이겠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저번에 생각해냈던 고백 계획을 떠올려. 다시금 다짐을 해냈지. 그를 힐끔힐끔 훔쳐보던 눈길을 눈치챘었나 봐. 부산스런 움직임에 들고 있던 공책을 슬쩍 내리며 마주치는 시선에 어깨를 움찔. 조금 어색한 미소가 지어졌어.

" 집중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바보 렌. "
그래 가지고 날 이길 수 있겠어?

약 올리듯 고개를 까닥 거리며 유려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 흥! 이번에는 내가 이길 거라고? 나중에 졌다고 울면서 싹싹 빌어도 안 봐줄 거니까! "

그런 그를 새치름한 시선으로 째려보며 톡 쏘아붙이고는 고개를 팩 돌리고 말아. 다시금 공책에 머리를 박으며 집중하려는 찰나 킥킥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돌아가려는 시선을 참고 있는데 한 쪽 볼이 꾸욱 눌러졌지. 이게 무슨 짓이냐는 시선을 던지며 고개를 돌려보자 볼을 꾹꾹 누르는 손길에 눈을 찡그렸어. 불퉁한 낯으로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부스럭, 작은 비닐 소리와 함께 벌려진 입 안으로 쏙 들어오는 무언가.

반사적으로 혀를 굴려보자 입 안에서 퍼지는..
달콤한 레몬 맛.

혀 위에서 굴러다니는 동그란 사탕에 눈을 깜빡여. " 그거 먹으면서 하던가. " 사탕의 겉 껍질을 손에 구겨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소고가 말해. 살짝 혀를 굴려 입 안에서 퍼지는 달콤한 맛을 우물거리며 소고를 응시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여.

" 아, 맞다. 레몬 보다는 딸기 우유 맛을 더 좋아했지. "

그거 밖에 없으니까 그냥 먹어.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기억하는 뉘앙스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혀를 굴리며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에 침 샘이 절로 고였지. 렌은 조용히 사탕을 굴리며 소고가 제일 좋아하는 맛이라는 것을 떠올렸어. 사탕을 우물거리다 고맙다고 작게 말하려고 했는데.. 그때 점심시간이 끝나는 걸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아.., 아직 만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안타까운 시선으로 자신이 정리한 공책을 바라봐. 반쯤 시무룩한 손길로 공책을 탁 닫았지. 입안에서 퍼지는 레몬 맛에 위안을 삼다 렌이 까맣고 동그란 눈을 반짝였어.

ㅅ, 소쨩이 사탕을 주긴 했지만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이지! 속으로 음흉한 웃음을 헤실헤실 지으면서 목을 가다듬어. 옆에서 선생님이 들어와 공책을 덮는 소고를 작게 불렀지.

" 소고. "
" ..뭔데 그래? "
" 그냥.. "

사탕을 데구르르 굴려 한 쪽 볼에 쏘옥 넣고는 배시시 수줍게 웃어. 길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는 비밀을 말하듯 소근소근 그에게 속삭여. 

" 좋아한다고. "

- 좋아해, 소고.

레몬 맛 사탕도. 하고 흘러나가려는 것을 일부러 삼키며 장난스럽게 웃어버렸지. 말의 문맥 상 보면 소고도 긴가민가 할 거라고 생각했어. 사탕을 좋아한다는 건지. 아니면..

말 그대로 뜻 인지를 말이야.
일부러 더욱 수줍게 웃으며 한 미묘한 의미의 속삭임이란.. 조금이라도 그를 뒤흔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 나쁜 생각에 약간 양심이 콕콕 찔렸지만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지. 자신을 보는 적안이 조용히 깜빡이는 모습에 작게 미소 지으면서 시험지를 기다려. 

그랬는데.. 렌. 하고 고개를 돌린 자신을 부르는 낮고 나직한 목소리에 홀린 듯이 시선이 돌아가. 동그란 사탕이 데구르르.. 턱을 살포시 괴고서 응시해오는 붉은 빛이 자신을 사로잡았지. 설핏 휘어지는 눈매, 열린 창문 틈으로 파고든 시원한 바람이 갈색 머리카락을 스쳐. 그 아래 자리 잡은 적안이 속삭여와.

" 나도 좋아한다고. "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비밀스럽게 속삭이고, 모양새 좋은 입술이 유려하게 흐드러져서.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과 동시에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었어. 방금 전까지 외우고 있던 공식도, 머리 아프게 암기하던 내용도. 지우개가 멋대로 쓱쓱 머릿속을 지워. 도리어 돌아온 그의 대답에, 좋아해 공격에 렌은 고장 나버렸어. ㅁ, 뭘.. 좋아한다는 거야? 레몬 사탕? 딸기 우유 사탕? 그것도 아니면 - ... 확 달아오르는 얼굴을 숨기지도 못한 채 렌이 어버버 거리는 모습에 소고는 터지려는 웃음을 꾹 참았을 지도 몰라. 뻔히 보이는 수법에 내가 넘어갈 리가. 무슨 말이야..? 멍하니 물으려고 빠끔거리던 입은 시험지 나눠준다는 말에 다물려. 잔뜩 이리저리 흔들리는 밤하늘을 보며 진하게 웃은 소고가 입모양으로 " 시험 힘내봐. " 하고서 말해와ㅡ 저절로 울상이 지었어.

이 상황에서 어떻게 침착하게 보냐구!!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작은 렌이 울먹여.

제 꾀에 자신이 넘어간 꼴이 되어버린 거지. 넘어오는 시험지를 보며 다급히 콩닥콩닥 뛰며 자신의 존재감을 밝히는 가슴 위를 꾸욱 눌러. 빨개졌을 얼굴도 가라앉히려고 노력해야만 했지. 열심히 암기했던 공식들과 내용들을 되짚어보지만 ㅡ 소고라는 이름의 지우개가 렌의 노트 위를 마구 지워서. 오로지 메아리 치듯, 혹은 노트에 사각사각 가득 메운 그의 [ 나도 좋아한다고. ] 라는 말만이 쓰여져. 시험지를 받은 렌은 그대로 책상에 콩 머리를 박았지. 아. 난 망했다.. 저절로 깨닫게 된기분에 속은 이미 눈물을 퐁퐁 흘리고 있었을 거야. 그래도 시험은 봐야하니까 비척이며 샤프를 쥐겠지. 귓가에 맴도는 듯한 아까 그 속삭임을 간신히 억누른 채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갈 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카세트가 반복 재생되는 것 마냥 자꾸만 떠올라. 그럴 때마다 노란 샤프 끝에 달랑달랑 흔들리는 작은 별 장식이 멈칫 했을 거야.

그리고 그런 렌의 기척에 옆에서 책상이 떨어져 거리가 조금 있는 소고에게도 느껴져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겠지. 하나, 그건 소고도 마찬가지 아닐까. 문제를 풀다 가도 다시금 들려오는 듯한 소근거림에 한 번씩은 그의 손이 느려지기도, 멈춰지기도 했을 것만 같아.

[ 좋아해, 소고 ] 하고 들려오는 옅은 속삭임에.

시험기간에 고백 공격 해보기!


+)
렌은 결국 소고의 무지개반사 공격(나도 좋아한다고. )에 K.O 당해서 허망한 표정으로 -ㄴ, 난 망했어어..- 시험을 대차게 말아먹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울며 자신이 자신있어하는 남은 과목들로 어떻게든 커버는 쳤으나 ···.

내기에서는 안타깝게도 5점 차이로 져버렸다는 후문이ㅠㅁㅠ💦


17.

#봄에_피어난_처염상정處染常淨
#노을을_사랑한_花影の誕生日

                     。゚•┈୨♡୧┈•゚。
                     𝟸𝟹年𝟶𝟹月𝟸𝟺日
                   𝐇𝐚𝐩𝐩𝐲 𝐑𝐞𝐧 𝐃𝐚𝐲❤︎ 

❝&nbsp;나오&nbsp;님&nbsp;ᵕ̈

웅크리고 있던 노랗고 작은 개나리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는 며칠 전이었을 거야. 아무리 삭막하고 활기찬 에도일지라도 시선을 옮기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녹음이 곳곳에서 보였지. 길가에 일제히 피어나 있는 노란 개나리들을 보며 소고와 나란히 걷다가 갑자기 그가 말문을 튼 거야.

" 봄이니 이제 곧 누님의 생일이네요. "
" 어..? 그러네. 얼마 안 남은 것 같기도 하고? "

살랑이는 봄바람에 길게 나부끼는 그의 긴 갈색 머리칼이 팔을 스쳐. 개나리를 담던 눈을 깜빡이며 셈을 했지. 날짜를 헤아리자 정말 남편의 말대로 얼마 남지 않은 거야. 크게 중요하다 느끼지 못했지만. 하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진심만이 담긴 축하가 좋았고, 좋기 때문에. 이번에도 곧 생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했어.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져서 통통 튀듯이 걸어. 소고가 그런 나를 슬쩍 보더니 흘러가듯 물어와서.

" 원하시는 거나 갖고 싶은 거 있으세요? "

그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다가도 곧바로 대답이 튀어나갔지. 역시 ㅡ

" 네코미미 메이드 복ㅡ "
" 기각. 그거 아직도 포기 안 하신겁니까? 누님이 입으신다면 찬성이지만 그게 제가 되는 거면 매번 말했듯 안 돼요. "
" 내 생일이라며! 원하는 거 있냐고 물어본 건 소쨩이잖아! "

가차 없이 기각을 외친 소고의 단호함에 투덜거렸어. 기대하게 하고! 5년 째 외쳐보지만 매번 팽 당해 부루퉁해졌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자 소고가 고개를 저으면서 입을 열어.

" 백 보 양보해서 예전이라면 몰랐어도 지금은.. "
" 잘 어울릴 것 같은데.. "
" 퍽 이나요. "

약간 시니컬한 어조로 중얼거리는 그를 흘겨봐. 잘 어울릴 거 같다는 거 진짠데.. 높게 올려 묶어선 그의 허리께에서 흔들리는 갈색 머리칼을 향해 손을 뻗어. 부드럽게 손등을 스치면서 간지럽히는 감각이 좋았지. 네코미미... 소쨩은 여우과지만.

" 4년 전부터 한결 같다니까요. 누님의 욕망은. "

그의 말에 고개를 기우뚱거리며 떠올려. 아.. 그 날. 4년 전의 3월 24일. 기억을 더듬고 떠올리자 자연적으로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와. 그 날은 정말 내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지.

" 그때 결심했는 걸. 다음 생일에는 꼭 네코미미 메이드복.. "
" 역시 그 날이었냐고요. "

망할 해결사들.. 낮게 이를 악문 듯한 중얼거림이 들려오고, 무심하던 낯에 짜증이 어려. 그 얼굴에 웃음을 꾹 삼켜.

" 어떤 간 큰 놈이 둔소 내에서 절 납치시도를 하는 건지 했더니만. 하.. "
" 그거 국장님이랑 부장님이 의뢰한거였대. "
" 어쩐지. 희희낙락하더라니. "


믿을 사람 하나 없어. 한탄하듯 흘러나오는 한숨소리에 살며시 그의 손을 잡아. 그러자 단단히 마주 손가락들이 얽혀왔어. 깍지를 끼며 힘주어 잡아오는 손이 기꺼웠지. 그의 팔에 기대며 작게 웃음 서린 말을 흘려.

" 그때 진짜 놀랐었다고. 선물이라면서 대원들이랑 파치랑 구라가 들고 오는데ㅡ. "

어깨에 지고 있는 커다란 선물 상자가 막 덜그럭 거리며 움직였으니. 그때를 떠올리면서 흐린 얼굴을 지어. 물지 않는 거냐고 히지카타 상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확실하지는 않는 다는 듯이 시선을 피하며 물진 않을 거라는 말끝이 흐린 대답 뿐이었던. 조금은 황당했던 순간을. 그래도 생일 선물이라는 말에 설마 위험한 거겠어? 하는 생각을 품고 조심스레 다가가 상자를 여는 순간. 그 날은 정말로 내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되었어.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상자 안에서 뛰쳐나오는 그림자. 놀랄 틈도 없이 확 가까워지는 얼굴. 입술을 덮는 거칠면서도 보드라운 감촉이란.. 놀란 눈을 크게 뜨고 있자 마주치는 적안이 통쾌하게 더불어 곱게 휘어져 있어서. 그대로 옆에서 경악하는 오빠인 긴토키의 뒷목 잡는 소리와 아우성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왔던 기억을 떠올려. 길게 입안을 헤집고 제 집마냥 탐하던 그가 일부러 들으라는 듯 촉 소리를 내며 떨어지며 웃던 얼굴마저도. 거기다 마치 자신이 선물이라는 듯 묶여 붉은 리본에 묶여 머리에 리본이 묶여있는 모습까지도. 숨죽여 작게 킥킥 웃으면서 눈을 반짝여.

" 그때 붉은 리본이 머리에 묶인 소쨩이 아직도 떠오르는 거 있지. "
" ..부인이 좋았다면 다행이지만요. 갑자기 납치되었던 전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건지.. "

뒷목 잡고 그대로 쓰러졌던 건 통쾌했지만.
무심하게 이어지는 말에선 옅게 웃음 기가 어려있어. 마주 잡은 손을 흔들며 통통 튀듯 걸어. 노란 꽃이 매달린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볼을 간지럽히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자 붉은 태슬 귀걸이가 살랑여. 

그래서 선물은 떠오르는 게 없어요? 
받고 싶은 거라.. 잠시 곰곰히 생각해 봤지만 떠오르는 것도 없어 살짝 머리를 저어. 그냥ㅡ..

" 소쨩이 주는 거라면 뭐든 기쁘고 좋을 것 같아. "
" 뭐든지라.. 새 목줄도 좋다는 거죠? "
" 그건 아니지! 그건!! "

일부러 농을 치며 능청스럽게 웃는 낯이 뻔뻔해. 농담이겠지..?
지긋이 그를 올려보자 얄밉게 살짝 미소 짓고 있는 얼굴에서 불안해져. ..농담 아닐지도 몰라.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그의 손을 잡고 안 그러겠다는 확답을 받아내. 목줄은 금지! 수갑도 금지! 그거 선물로 주면 갖다 버릴 거야!!

" 알았어요. 알겠다니까요? 농담이었다고요. "

그럼 족쇄랑 밧줄은 된다는 걸로 알겠습니다~
으아아 그런 것들도 안 된다고!

펄쩍 뛰며 다급히 소리치자 소고가 웃음을 터뜨려. 그제야 날 놀리기 위해서 더욱 일부러 농을 덧붙였다는 것을 깨달았지. 그를 노려보다 홱 손을 빼. 먼저 가려고 하자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는 손길에 시도로 끝이 났어.

" 너무 놀렸네. 그만 놀릴게, 렌. "

머리 위로 작게 숨죽여 웃는, 옅게 즐거운 기색이 녹아난 음성이 속삭여. 뒤에서 볼을 콕 찌르는 손가락이 성가셔 피해보지만 꾸욱 늘리는 힘에 한숨을 내쉬듯 고갤 끄덕이고 말았지. 안 삐졌어. 아니, 삐지긴 했지만 먼저 안 갈게. 등을 그에게 기대. 툴툴거리며 힘을 빼고 소고의 품에 얌전히 갇혀.  아, 벚꽃 나무다. 주위를 보자 아직 작은 봉오리가 맺혀 있는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었지. 벚꽃이 피면 장관이겠다. 멍하니 그런 감상을 입 밖으로 늘여놓자 소고의 시선도 나와 똑같이 따라갔었나봐.

" 누님 생일 때쯤이면 활짝 만개하겠네요. "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손이 단단히 힘을 주어. 풀어내었던 손을 다시 손가락 사이사이를 파고들어 얽힌 그가 상체를 숙여 머리에 고개를 기대며 작게 속삭이듯 말해왔지.

선물 기대하십쇼. 봄의 시작인 당신에게 어울릴 선물을 준비할테니까. 그러니ㅡ..

그때 같이 벚꽃 보러와요, 부인.

나의 봄이자 내 전부인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18.

&copy;폼푸님

소고를 애칭으로 친근하고 애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소쨩." 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제 그를 유일하게 애칭으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이야. 자신을 소쨩 이라고 불러주던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미츠바가 죽고, 단 한 명만이 그를 소고에서 "소쨩!" 이라고 변함 없이 불러주고 있는 거겠지. 그렇다 보니 자신을 애취급 하는 것만 같아서 아주 가끔 불만을 토로하던 소고도 어느 순간부터는 오히려 자신을 유일하게 소쨩이라고 부르며환히 웃는 렌을 원해. 이제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소고 라고 요비스테로 불러주는 것도 좋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그를 애칭으로 불러주는 애정 어린 목소리.  환히 자신만을 담으며 부르는 그 따스한 목소리란. 한없이 그를 자신에게 소중하고 또 소중한 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았기에. 욕심이 날 수 밖에 없었지. 렌만이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었으니까. 날 것의 자신을, 그의 어리광마저도 받아줄 수 있는 유일 이라는 명칭.

오키타 소고에게 유일은 오키타 렌이 되었어.

유일하게 당신만이 부를 수 있는 ㅡ..

19.

삼젯에서 렌은 야토 공고에서 은혼고교로 전학온 전학생인데. 전학 온 시기는 벚꽃이 피는. 새학년, 새 학기가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는 두근거림과 설렘 가득한 때에 갑작스럽게 왔었을 것 같아.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난 렌이 오빠인 긴파치와 아빠인 쇼요의 간절한 부탁과 애원으로 인해 정신을 차렸어. 그렇게 카무이가 오기 전. 야토 공고를 휘어잡고, 그 정상 위에서 군림하던 야토 공고 일짱(?)은 이미지 체인지를 위해. 바보같던 과거를 지우기 위해서 은혼 고교로 전학 행을 결심한 거야.

그리고 새로 시작해보자고 다짐했지.
은혼 고교에서 어떤 인연을 마주 할지 모른 채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처음 은혼 고교를 가는 날의 아침.
렌은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섰어. 길게 허리까지 흘러 내려오는 까만 머리칼. 동그랗고 순한 까만 눈. 약간 긴장한 듯한 얼굴에서는 옅게 결심이 보였지. 렌의 시선이 가지런히 놓인 두 교복을 바라봐. 하나는 저번 주까지만 해도 입었던 세라복. 검은 치마와 검은 상의에 포인트로 강렬한 붉은 리본이 눈에 띄였어. 거기다가 흑세라 복 위에는 한 쪽 팔에 [風氣] 라는 글자가 새겨진 완장이 있는 품이 넓은 까만 가쿠란까지. 약간 애매모호한 낯으로 조심스럽게 옷을 쓸어 만졌다가 떼어내. 까만 밤하늘의 눈이 이제 옆 쪽으로 옮겨졌지. 또 다른 교복. 붉고 검었던 세라복과는 정반대의 색감들. 푸른 치마에 하얗고 푸른 교복 상의. 그리고 유일한 붉은 색의 리본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던 교복에서 그나마 익숙하게 느껴져. 렌이 머뭇거리던 손을 뻗어 새로운 교복을 집어 들었어. 그리고는 천천히 입기 시작했지. 허벅지를 반쯤 가리는 치맛자락,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면 살짝 올라가 허리가 보일 듯한 상의. 치마, 짧지 않나..? 어색한 기분에  괜히 치마 끝을 잡아 아래로 죽죽 당겨. 거울 속에 있는 소녀가 눈을 데구르르 굴리고 있어. 입술이 조금 나와서는 옷장을 뒤적거려.

걸칠 거.. 걸칠 거 없나. 옷장 속을 뒤지다 발견했지. 푸른 카디건을 말이야. 아빠가 사주신 거였지. 보드랍게 만져지는 촉감을 잠시간 즐기다 옷걸이에서 끌어내여 소매에 팔을 꿰어. 제법 품이 널널한 편이라 허벅지를 반을 가리고도 조금 더 내려와. 손등을 덮는 소매를 보고는 거울로 눈길을 옮겨. 길게 풀어내린 머리카락이 조금 눈에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이왕 첫인상을 남기는 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익숙하게 화장대에서 붉은 리본을 가져와 입에 물고 머리를 하나로 높게 올려묶으려다 멈칫했지.

...이제 이렇게 묶지 않아도 되지 않나..
반쯤 가라앉은 검은 눈이 거울 안을 응시해. 축 쳐진 눈매에 발그레한 볼. 순한 인상을 주는 얼굴과는 다르게 침잠해진 검은 눈이 싸하게 보여서. 손을 풀고 입에 물었던 붉은 리본을 다시금 화장대 위에 올려놓았지.

거기서는 유순한 분위기 탓에 괜히 얕잡히지 않을 테니까. 이제 일부러 무표정으로, 가면을 덧씌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올려 묶으려고 하던 손짓에 약간 헝클어진 머리칼을 길게 쓸어내려 정리해. 잠시 상념에 빠졌던 손길이 망설이면서 서랍을 열었지. 연한 푸른 리본끈 한 쌍을 꺼내들어. 어차피 새로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까. 익숙하지 않은 어설픈 손길로 머리를 만지기 시작해. 숱이 많은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 그리고는 귀 밑으로 푸른 리본으로 묶을 것 같아. 처음 제 손으로 해본 로우 트윈테일은 렌의 눈에는 어색하기 짝이 없을 거 같아. 하지만ㅡ.. 제법 이렇게 보니 이미지가 소심하고 얌전해 보여서 원하던 인상에 나름 만족했지. 옆 머리카락을 고정할 겸 붉은 실핀 두개를 크로스해 꼽아. 거기다 화룡점정으로 미리 준비한 동글동글한 안경까지 쓴다면···

" ..완벽해. 이정도면 그냥 모범생처럼 보이겠지? "

거울 속 유순하기 짝이 없는 소심하고 얌전한 모범생 같이 보이는 소녀를 바라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어. 마지막으로 옷 매무새를 조금 더 가다듬고는 시계를 보자 슬슬 나가지 않으면 아슬아슬한 시간인 거야. 아 잠깐만. 첫날인데 지각하면..! 이미지 꽝이 되어버린단 말이야!! 다급한 몸짓이 스쿨백을 찾아. 놔두고 가는 건 없는지 꼼꼼히 최종확인을 하고는 우당탕탕 방문을 나설 거야. 

2층에서 1층으로 후다닥 내려가는 발걸음이 언뜻 보면 가벼워 보였어. 자신을 위해 준비해둔 것인지부엌 테이블에 있는 도시락을 챙기며 작은 미소를 지어. 처음 가져가보는 도시락은 자신의 오빠인 긴파치의 작품이겠지. 무심하게 흘러가듯 그가 준비해둘 테니 잊지말고 가지고 오라던 음성이 떠올라.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현관에서 나란히 놓인 단화에 발을 넣어. 단화 끝을 바닥에 톡톡 두드려 완전히 발을 넣고서는 현관 문고리에 손을 올리자ㅡ.. 어째서인지 굉장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기 시작했어. 잠시 멈칫해 가만히 그 기분 좋은 고동을 듣다가 천천히 문을 밀었지. 

자ㅡ.., 새로운 시작이야.
방긋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지 않으며 통통 튀듯 설렘 가득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새 학교로 걸어가지 않을까?

벚꽃이 만개하여 흩날리는.
그 길을 따라 가며 앞으로 자신이 마주할 인연을, 평생의 전부 라는 인연을 마주할 거라 생각지도 못한 채로. 그저 부지런히 걸어갈 거야.

새 만남, 새 인연, 운명의 시작.

20.

💗얘들아 님캐는 마누라 / 와이프 / 부인 / 색시 / 여편네 / 사모님 중 뭐냐 이거 제법 중대사항이다

🐥 폼푸 님! 오묘님


렌은 오키타 소고의 마누라이자 부인, 색시이면서 그만의 " 병아리 " 라면, 오키타 소고는 오키타 렌에게 남편 님이자 자기(?)이면서 당신あなた! 이고, 렌만의 "도s 여우 "라고 합니다.

이것만으로 됩니까?
뭐가? 어떤게..?
누님이 제 마누라이자 부인이고 색시인 것도 맞으며 병아리지만 하나 더 있잖아요.

ㅡ 제 전부라는 것도. 그리고 저도 당신의 전부라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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